특허 36건·국제 논문 109편,"상속 재산 많아"

최문기(崔文基·62)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는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수송동 코리안리 빌딩에 있는 임시사무실로 출근하며 "중요한 일을 맡아서 부담스럽지만 잘해 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되자 주변에선 대체로 "적임자를 뽑았다"는 반응이 많았지만, 보유 부동산과 관련해서는 투기 의혹도 일고 있다.

최 후보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21년 동안 일하며 연구소의 대표 성과인 전전자(全電子)교환기(TDX)와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개발 프로젝트에 모두 참여했다. 특허 36건에 국제학술지 논문도 109편이나 된다.

노무현 정부 시절 ETRI 원장을 맡아 진대제 정통부 장관이 추진한 신성장동력 정책 'IT 839 전략'을 지원했다.

ETRI 입사 동기인 임주환(전 ETRI 원장) 고려대 세종캠퍼스 객원교수는 "기획력이 좋아서 연구원에서 프로젝트를 기획할 때마다 최 박사가 항상 단골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ETRI 단장 시절, 부장으로 최 후보자를 데리고 있었던 강철희(66) 고려대 명예교수는 "일반 엔지니어들과는 다르게 항상 경영적인 관점에서 기술을 봐야 한다고 주장하던 친구"라고 기억했다.

최 후보자가 보유한 부동산은 많은 편이다. 확인된 것만 토지 13필지와 건물 2채가 있다.

이 중 논란이 되는 것은 경기도 평택시 월곡동 토지. 최 후보자는 2002년 10월 평택시 월곡동 일대에 본인과 남동생(61), 여동생(53) 등 3명이 공동 명의로 논밭과 목장 용지 2만8000㎡를 3분의 1씩 사들였다.

땅을 구입했던 시기는 서울 용산의 미군기지를 평택으로 옮기기 위한 정부 추진위원회가 구성된 지 7개월쯤 지난 뒤였다.

이 땅은 매입 당시 공시지가가 3억6000여만원이었지만 지난해 16억2500만원으로 4배 이상 뛰었다.

15일  현장 확인 결과 이 땅에는 현재 과수원이 들어서 있다.

현장에서는 최 후보자의 또 다른 남동생(59)이 직접 배나무를 손질하고 있었다.

최씨는 "30년 넘게 평택에 살고 있다"면서 "원래 땅주인이 빚을 끌어다 쓰는 바람에 내놓은 땅을 형과 누이에게 사라고 권유했다"고 말했다.

최 후보자는 4남1녀 중 둘째로 부친이 공무원을 하다 경북 영덕에서 수산업을 해 넉넉한 환경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인은 숙명여대(가정관리학과)를 다닐 때 지인 소개를 통해 최 후보자를 만나 결혼했다.

최 후보자 부인의 고종사촌 오빠인 이종욱 태평양 대표변호사는 "외삼촌이 과거 고무신으로 유명한 국제고무의 포항·울진·영덕 지역 총 특약점을 맡아 집이 비교적 잘 살았다"며 "최 후보자 부인 명의 부동산은 모두 상속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최 후보자도 보유 부동산과 관련해 "상속받았던 게 많다"며 "투기라는 건 생각도 못했고 일만 열심히 해왔다"며 투기 의혹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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