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공건축물 발주 '가격입찰'→'디자인 공모' 전환
서울시 공공건축물 발주 '가격입찰'→'디자인 공모' 전환
  • 신영수 기자
  • 승인 2013.04.09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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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공공건축물 발주에 있어 80%이상 채택해온 저가가격입찰을 중단하고, 디자인공모로 전환한다. 이는 25개 자치구에서 발주하는 모든 건축물에도 전면 시행한다.

공공청사와 같은 대규모 건물은 물론, 동주민센터, 도서관 하나를 짓더라도 공공건물의 품질과 디자인 수준을 높이기 위함이다.

아울러 앞으로 공공건축물 기획 단계부터 시민, 전문가 목소리를 담게 되며, 디자인공모에 있어서도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진 실력있는 신진 건축가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제출서류가 대폭 간소화된다. 심사과정은 완전 공개해 투명성을 확보하고, 건물을 짓고 완성할 때까지 설계자가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

서울시는 공공건물의 수준향상은 도시경쟁력 강화와 직결된다는 인식아래 공공건축가 등 전문가토론회, 건축청책워크숍 개최 등 약 50여회의 논의를 거쳐 마련한「공공건축물 발주제도 개선 방안」을 8일(월) 발표했다.

특히 서울시는 그동안에도 대규모 공공청사를 위주로 디자인공모 방식을 채택해 왔지만, 시민의견수렴, 설계자 시공 참여 등 일련의 과정이 뒷받침 되지 않고서는 제대로 된 공공건물의 수준향상을 도모할 수 없다고 판단, 기획에서 시공까지를 모두 아우르는 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했다고 밝혔다.

공공건축물 발주제도 개선 방안」은 ▴가격입찰 전면중단 → 디자인공모로 전환 ▴젊고 실력있는 건축가들을 위한 공모방식 개선 ▴심사과정 완전공개 ▴기획단계부터 시민․전문가․공무원이 함께 참여하는 거버넌스 체계 구축 ▴공사과정에 설계자 참여 보장 ▴건축전문사이트 구축 ▴서울형 총괄건축가 제도 도입 등을 주요 골자로 한다.

<발주의 약80% 차지하는 저가가격입찰 디자인공모로 전환, 25개 자치구도 적용>

핵심적으로 서울시는 앞으로의 공공건축물 발주방식을 가격입찰에서 디자인공모로 전환한다.

즉, 입찰 참여 업체 중에 가장 가격이 낮은 업체를 채택하는 방식이었다면, 앞으로는 공모를 통해 공간배치, 심미성 등 편리함과 독창성을 겸비한 디자인을 심사해 선정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현재는 수의계약, 가격 또는 자격심사를 통한 입찰, 작품을 가지고 선정하는 현상공모 등의 발주 방법 중에서 선택 할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고, 입찰에서도 디자인 항목이 들어가 있지만 무게중심이 가격에 쏠려있어 저가가격입찰제가 80%를 차지하는 실정이다. 선정절차가 복잡한 공모방식 보다는 단순한 가격 입찰 방식을 선호하는데 따른 것이기도 하다.

수의계약은 5,000만원 이하 일 때 할 수 있는 계약 방법이며, 가격입찰(적격심사제도)을 통한 방법으로 저가가격입찰 방법이 있다. 또, 대형공사(1백억원 이상)일 때 실시하는 입찰참가자격 사전 심사제(PQ, Pre-Qualification)가 있으며, 설계와 시공을 통합 발주하는 턴키방식이 있다. 이 중 턴키방식은 서울시가 앞으로의 공사에서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겠다고 발표('12. 11월)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저가 가격입찰 방식은 실력과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일부 설계자들로 인해 작품의 수준저하라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 공모로 가게 되면 입찰에서 수반되던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제인 PQ(Pre-Qualification)심사도 안하게 돼 실력은 있지만 초기 투자여력이 없는 회사나 능력 있는 신진 건축가들의 참여 기회가 보장된다.

PQ에선 과거실적, 보유인력과 기술, 자산 등이 당락의 주된 결정 요인으로 작용되어 왔다.

<꼭 필요한 도면만 제출토록 해 젊고 실력있는 신진건축가 참여 기회 보장>

이와 함께 서울시는 젊고 실력있는 건축가들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한 또 하나의 방법으로 설계 공모시 약식심사를 활성화한다.

즉, 기본도면과 설계 설명서, 스티로폼을 사용한 매스모델 등 심사에 꼭 필요한 도면만 제출하도록 해 소형 설계사무소에서도 충분히 적은 비용으로 참가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동안은 심사용으로 투시도, 조감도 등 고가의 그래픽을 필요로 하는 것을 요구, 통상 총 설계비의 10%이상이 초기투자비용으로 사용돼 설계 공모가 사실상 대형 설계업체들만의 경쟁이 되어 왔다.

시는 이러한 개선을 통해 실력 있는 건축가들의 독창적 아이디어가 현실화되는 동시에 서울의 도시경쟁력 또한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설계심사과정 인터넷 공개해 투명성 확보, 설계자 작품 발표기회도 제공>

서울시는 설계 공모시 심사 위원 명단을 사전에 공개하고, 심사 전 과정도 인터넷으로 생중계해 심사의 투명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 설계자에게는 자기 작품에 대한 컨셉, 계획내용 등을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동안에는 설계자가 자기 작품에 대해 설명할 기회가 없는 경우가 많았고 심사시는 제출된 모형, 도면, 조감도 등을 위주로 심사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건축에 비전문가가 심사에 참여할 경우 이해를 돕기 위해 고가의 모델, 조감도 등을 요구해 왔다. 시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전문가를 중심으로 심사위원으로 선정하기로 했다.

당선작에 대해서는 작품평, 선정사유 등을 공개함으로써 신뢰받는 심사시스템을 마련한다.

<기획 단계부터 이용주민, 전문가, 공무원 참여하는 거버넌스 구축>

서울시는 공공건축물 기획단계에 시민, 전문가, 공무원이 함께하는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해, 실제 사용할 주민 이용수요를 사전에 반영하고 잦은 설계변경을 통한 예산 낭비요인을 없앨 계획이다.

그동안은 기획단계에서 주민 의견 반영이나 전문가의 참여가 부족해 시설 규모 및 용도 변경 등 잦은 설계변경 요인으로 작용해 왔던 사항을, 기획 단계부터 부지선정, 시설규모 및 예산의 적정성 여부등을 면밀히 검토함으로서 주민 맞춤형 공공건축물로 조성한다.

<'사후 설계 관리제'도입, 그동안 시공에 참여할 수 없었던 설계자 참여 보장>

서울시는 ‘사후 설계 관리제’를 도입해 그동안 시공엔 참여할 수 없었던 설계자의 참여를 보장할 계획이다.

사후 설계 관리제는 계획에 대한 변경, 특히 디자인에 대한 설계변경이 있을 경우에는 사전에 설계자의 자문을 받도록 하고, 설계자가 공사과정에 참여해 설계의도에 맞도록 시공재료와 색상 등에 대해서도 조언하고 자문하는 제도다.

<올 하반기 중 건축전문 사이트 구축해 연간 발주량, 시기 등 정보 사전 공유>

서울시는 올 하반기 중 건축전문 사이트를 구축해 시의 연간 발주량, 발주시기, 예정금액 등에 대해 사이트에 게재해 설계자들이 사전에 정보를 공유하고 발주시기에 맞춰 컨셉안을 미리 마련토록 하는 등 준비기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사이트는 설계공모의 심사자 및 당선작, 우수작 등을 게시하고 작품들에 대한 시민들의 품평의견도 게재토록 해 피드백 과정을 거쳐 더욱 더 발전할 수 있도록 한다.

아울러, 건축정책에 대한 정보, 건축인들의 한마당코너, 시민자유게시판 등을 운영토록 함으로써, 건축이 곧 도시의 문화예술 아이콘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모든 공공건축물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총괄건축가' 제도 용역>

서울시는 민간전문가가 책임성과 일관성을 가지고 공공에서 발주하는 모든 공공건축물을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서울형 총괄건축가’ 제도를 내년부터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해외의 경우 국가건축가 또는 총괄건축가 제도 운영을 통해 좋은 건축물을 조성함으로써, 도시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예컨대 총괄건축가는 서울에서 연간 발주하는 공공건축물의 기능 등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도록 조정 분배하는 등의 큰 틀에서의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공공건축가의 경우는 개별 단위 사업에 대한 참여가 주 역할이다.

시는 이를 위해 올 상반기 중 총괄건축가 제도 도입의 방법 및 운영방법 등에 대해 연구용역을 하고, 용역결과를 바탕으로 서울시에 가장 적합한 방식을 도입할 계획이다.

승효상 서울시 건축정책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발주제도 개선방안은 그간 공공주도로 개선안이 마련되던 일방향적 개선방안이 아닌, 수십번에 걸쳐 민간전문가와 시민, 공무원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만든 개선안”이라며 “이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 운영이 되면 서울의 모습이 획기적으로 전환돼 세계적인 도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건기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그동안의 디자인공모가 대형 위주의 공공건축물에 한정돼 있었고 그 이후의 과정들이 촘촘히 연결되지 못해 결과적인 측면에서 시작 의도를 구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있어 왔다”며 “공공건축물이 다수의 시민이 공감하고 도시의 경쟁력을 반영하는 디자인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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