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후 첫 미국 방문이 보름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박 대통령을 수행할 경제인단의 규모와 면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9일 청와대 등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다음날인 내달 8일 우리 측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미 상공회의소 공동 주최로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오찬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최근 우리나라의 대내외 경제상황과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 등을 설명하고, 미국 기업들의 지속적인 대한(對韓) 투자 확대를 당부하는 등 '비즈니스 외교'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이 자리엔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를 포함한 최고경영자(CEO)와 주요 경제단체장, 금융계 및 중소·중견기업 대표, 여성·벤처기업인, 업종별 대표 등 또한 대거 함께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최근 북한의 잇단 도발위협으로 한반도 주변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미국 등 해외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차단키 위한 목적에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북한발(發) 리스크'로 금융시장 위축 등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만큼 이번 방미를 통해 이를 불식시킬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방미(訪美) 일정을 수행할 경제인단 규모와 명단 등에 대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으나, 역대 최대 규모인 40~50명 수준으로 꾸려질 것이란 재계 안팎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2008년 4월 취임 후 첫 방미 길에 올랐을 땐 모두 26명의 경제인이 함께했었다.

특히 이번 박 대통령의 방미 수행 경제인단은 대기업 위주로 꾸려졌던 역대 정부와 달리, 중소·중견기업 대표와 벤처·여성기업인 등이 다수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올해로 발효 1주년을 맞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 대미(對美) 교역에서 보다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 위해 '중소·벤처기업 등의 해외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대선기간 '중소기업 대통령'을 자임했던 박 대통령은 올 초 당선인 시절에도 중소기업 중앙회와 소상공인단체연합회 임원단을 시작으로 재계와의 면담에 나선 바 있다.

중소·중견기업 CEO 중에선 김기문 중기중앙회장(로만손 대표)과 남민우 한국벤처기업협회장(다산네트웍스 대표), 성명기 이노비즈협회장(여의시스템 대표),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신영 회장) 등 25명가량이 포함될 전망이다.

한재권 개성공단기업협회장(서도산업 대표)과 이재광 전기공업협동조합 이사장(광명전기 대표), 이경호 목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영림목재 대표), 김희용 동양물산기업 회장, 최병오 패션그룹 형지 회장 등도 거명된다.

여성 CEO로는 이민재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엠슨 대표)과 이은정 한국여성벤처협회장(한국맥널티 대표) 등의 이름이 나온다.

이외에도 이번 박 대통령의 방미엔 허창수 전경련 회장(GS그룹 회장)과 이희범 한국경영자총협회장(STX중공업·건설 회장),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CJ그룹 회장), 한덕수 한국무역협회장 등 주요 경제단체장들도 동행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총수 중에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등의 동행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 회장이 이번 대통령 순방에 동행할 경우 지난 2004년 9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카자흐스탄과 러시아 등을 방문했을 때에 이어 9년 만이 된다.

SK그룹과 한화그룹에선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최태원 회장과 김승연 회장을 대신해 각각 김창근 SK수펙스협의회 의장과 홍기준 한화케미칼 부회장이 수행 경제인단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류진 풍산그룹 회장과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도 박 대통령의 방미에 함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30대 그룹 가운데 유일한 여성 CEO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여성 CEO로서 지난해 대선과정에서 새누리당 공동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성주 성주인터내셔널 회장의 방미 경제인단 포함 여부도 주목된다.

현 회장은 지난 이명박 정부 당시엔 대통령의 해외순방에 동행한 적이 없다.

금융권에선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홍기택 KDB산은금융지주 회장, 박병원 전국은행연합회장 등이 거론된다.

청와대는 내부 조율을 거쳐 이르면 이번 주말까지 박 대통령의 방미에 동행할 경제인단 등 수행원 구성을 마무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방미 기간 중 공식 행사 외에 대기업 총수 등 수행 경제인단과 자연스런 대화의 기회를 마련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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