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기획사 전·현직 대표, 100억원대 투자금 가로채

케이블 방송사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모집해 100억원대의 투자금을 가로챈 유명 연예기획사 전·현직 대표 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은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A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박모(41)씨와 전직 대표이사 오모(40)씨 등 2명에 대해 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이사 한모(35)씨 등 1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08년 9월부터 최근까지 "A사의 모 회사이자 케이블 TV 채널인 B방송국이 코스닥에 상장될 예정"이라며 880여명의 투자자를 모집해 투자금 명목으로 104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지난 2008년 9월 투자유치를 위한 자회사를 설립한 박씨 등 일당은 "B방송국에 투자시 5~25%의 수당과 매달 5% 이자를 지급하겠다"며 투자자들을 끌어 모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A사에 소속된 유명 연예인의 사진이 실린 홍보자료를 배포하고, 투자설명회에 연예인 김모(39·남)씨를 참석시켜 투자자들을 현혹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뉴스웨이>와 전화통화에서 "설명회에 참석했던 연예인 김씨가 '투자사기인줄은 전혀 몰랐다'고 진술 함에 따라 참고인 자격으로만 조사했다"며 "A사에는 연예인이 10명 정도 소속되어 있는데, 이 중 7명은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명 연예인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들은 투자자를 데려오면 웃돈을 얹어주는 전형적인 피라미드 수법을 동원해 투자금을 상위 투자자나 회사 임직원들에게 수당으로 지급하거나 방송사 적자 보전금, 혹은 해외 여행 등 사적으로 탕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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