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헬리코박터균*에 의한 위암** 진행 원리를 찾아냈다. 위암 예방을 위한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헬리코박터균(Helicobacter pylori) : 편모를 가진 나선형 세균으로, 위장점막에 주로 감염되어 위염, 위궤양, 십이지장 궤양, 위선암, 위림프종 등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위암은 위에 생기는 악성종양으로 대개 위선암(gastric adenocarcinoma)을 말함. 우리나라에서 남녀 모두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암으로 전체 암의 20% 가량 차지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의대 이용찬, 치대 육종인, 치대 김현실 교수 연구진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도약)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고,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지 온라인판 7월 23일자에 게재되었다.

(논문명 : Helicobacter pylori CagA promotes Snail-mediated epithelial?mesenchymal transition by reducing GSK-3 activity)

헬리코박터균의 종양단백질(CagA*)이 발암과정에 관여하는 것은 알려져 있었으나 자세한 분자생물학적 원리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CagA : 헬리코박터균의 주요 유독인자(major virulence factor)로 작용하는 종양단백질

연구팀은 헬리코박터균이 가진 종양단백질(CagA)이 암세포의 상피간엽이행*을 촉진하여 위암이 진행됨을 알아냈다.

상피간엽이행(EMT,epithelial?mesenchymal transition) : 암세포의 침윤성 성장 및 전이시 주변세포와의 부착을 끊고 혈관이나 림프관을 타고 이동하기 위해 세포간 결합이 느슨해지고 세포의 골격이 변하며 운동성을 획득하는 현상이다.

종양단백질(CagA)이 인산화효소(GSK-3*)를 억제하여 상피간엽이행을 유도하는 단백질(Snail)을 분해하지 못하고 안정화시킴으로써 위암이 진행된다는 것이다.

GSK-3 : 모든 세포에서 상시 활성형태로 존재하는 다기능의 단백질 세린/트레오닌 인산화효소(serine/threonine kinase). 건강한 세포에서는 GSK-3 활성에 의해 Snail이 억제되지만, 암세포에서는 Snail을 억제하지 못한다.

Snail : 세포-세포 사이 부착물질(adhesion molecule)인 E-cadherin의 전사를 억제하여 세포부착을 소실시켜 전이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이다.

실제 헬리코박터균이 없는 경우와 달리 헬리코박터균이 있는 위염 환자조직 위 점막 상피에서 핵 내 단백질(Snail) 발현이 증가했다.

종양단백질(CagA)에 의한 상피간엽이행 촉진이 헬리코박터균에 의한 염증과 위암 발생과정의 분자학적 연결고리임을 밝힘으로써 단백질(Snail)을 표적으로 하는 화합물 발굴 등 관련 연구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용찬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위암 예방을 위한 치료법 개발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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