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수 (생후 16개월)

 

방문객

정현종

 

사람이 온다는 건

사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 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낼 수 있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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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한두 번쯤 읽어본 시를 오늘 다시 깊이 음미해본다.

   외칠 자격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무언가 외치고 싶은 요즘, 한 생명의 고귀함을 얼마나 느끼며 사는지 잠시 나를 돌아본다. 우리는 모두 지구라는 별에 잠시 머무는 방문객이다. 오늘도 어디선가에서 인권이 유린당하고 착취당하고 우롱당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을 것이다. 인간이 어찌 저럴 수가 있느냐고 탄식들 하지만 정작 우리 자신은 얼마나 타자(이웃)의 목 메인 외침에 귀 기울여보았는가? 우리가 진정 한 생명의 신비로움을 안다면 우리 사회에 부조리한 갑과 을의 잔혹사는 점점 사라질 것이라는 희망은 부질없는 꿈일까?

문밖만 나서면 사람 사람 사람들, 그 중에서도 오늘 내가 마주할 님들, 우리는 모두 혼자서 살 수는 없는 연약함을 가졌으나 어쩌면 그 존재 자체만로도 특별한 인간들이다. 여기 화자는 한 생명의 고귀함을 시로써 외치고 있다. 꽃들이 아무리 아름다운들 사람꽃만 하랴. 오늘 내가 만나는 방문객들을 꽃 보듯 대하겠다고 다짐을 한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을 위로해 주는 그대는 진정 향기로운 꽃이다.

[최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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