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발 ‘5.24 조치’ 해제 ·· 한국당에서도?
강경화 발 ‘5.24 조치’ 해제 ·· 한국당에서도?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10.11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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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5.24 조치 해제 질의, 한국당 의원들 반발, 보수 정권 때부터 완화 논의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2010년 3월26일 북한군의 어뢰 공격으로 우리 해군 46명이 전사했다. 천안함 폭침 사건이다. 이후 두 달이 흐른 5월24일 이명박 정부는 역대급 대북 제재 조치를 감행했다.  

5.24 조치는 모든 남북 교류를 중단하는 것이다. 주요 내용은 △개성공단 외에 남북 교역 전면 중단 △북한 선박의 한국 영해와 EEZ(배타적경제수역) 항해 금지 △한국 국민의 방북 불승인 △대북 투자 사업 전면 보류 등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0일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참석해 “(5.24 조치 해제 용의가 있느냐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질의에) 관계부처와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강경화 장관은 국감에서 5.24 조치에 대한 "검토 중"이라는 발언을 했고 이게 후폭풍을 불러 일으켰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강경화 장관은 국감에서 5.24 조치에 대한 "검토 중"이라는 발언을 했고 이게 후폭풍을 불러 일으켰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후폭풍은 거셌다. 

자유한국당은 총공세를 펼쳤고 결국 강 장관은 “범정부적으로 검토 중인 것은 아니”라며 “중요한 행정명령인 만큼 정부로서는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말이었다. 범정부 차원에서 이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말은 아니었다”고 한 발 물러섰다. 

한국당 의원들은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 이전에 선제적 제재 완화 기조에 대해 경계했고 강 장관은 “많은 부분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조치와 중복되는 게 많다. 5.24 조치를 해제했다고 해서 실질적인 해제로 이어지지 않는 상황”이라고 거듭 해명했다.

이 대표는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의 한반도 평화 정책을 적극 추진해왔던 당사자로서 문재인 정부 집권 이후의 대전환 시대에 선제적으로 5.24 조치를 해제해야 한다는 취지의 질문을 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금강산 관광이 불가능한 배경에는 5.24 조치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5.24 조치 이전 2008년 故 박왕자씨가 금강산 관광 중에 피격됐기 때문에 금지된 것이 사실이다. 

윤상현 한국당 의원은 “5.24 조치 해제를 바라는 정부 내 일부 세력에 장단을 맞추려는 의도된 풍선 띄우기”라며 강 장관과 이 대표의 합작품이라는 취지로 비판했다.

김무성 한국당 의원은 “북한 관광을 자유롭게 다녀야겠다는 감상주의에 젖어서 국민의 안보 정신을 무장 해제시키는 발언을 대한민국 장관이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 북한은 지금까지 천안함 폭침에 대해 사과는 커녕 인정조차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장관은 천안함 폭침 사건이 북한 소행이 아니라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었고 윤 의원은 “도대체 어느 부처와 검토했는가. 국방부인가. 통일부인가. 이건 대북 제재를 형해화시키는 정말 정부의 신호탄을 쏴버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진석 한국당 의원은 “정부가 해제를 강행한다면 적어도 천안함 피해 유가족들에게는 먼저 찾아가서 이해를 구하는 것이 순서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강 장관은 “주무부처인 통일부가 5.24 조치에 대해 과거 정권도 그랬고 늘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오해의 소지를 제공해서 다시 한 번 사과하고 위증의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재차 해명했다.

국감 이후 외교부는 “유엔 안보리 결의 등 대북제재의 틀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유연하게 검토해 볼 수 있다는 취지였다. 지금 단계에서 본격적으로 해제를 검토할 시기는 아니”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국감 질문으로 “5.24 조치도 풀어달라고 우리한테 막 조를 것 같다. 내가 볼 때는 이렇게 조를 때가 천안함 폭침 인정하고 사과받을 절호의 기회”라고 의견을 개진했고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과거의 그런 아픈 상처들이 없도록 발전적으로 해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2010년 11월23일 발생한 연평도 포격사건은 북한 소행이 명백하지만 야당 의원들이 주장하듯이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해서는 단 한 번도 북한이 인정하고 사과해본 적이 없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강 장관은 야당 의원들의 맹공을 받고 당황해 했고 결국 사실관계 오류에 대해 사과했다. 금강산 관광 금지는 5.24 조치 때문이 아니라 2008년 故 박왕자씨 피살 때문이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민주당 의원들의 반격이 시작됐다. 

심재권 의원은 “5.24 조치는 그야말로 범정부적인 문제다. 외교부도 소신을 갖고 5.24 조치 해제 문제에 나서줘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수혁 의원은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지난 정부에서도 5.24 조치의 유연한 적용을 검토하고 시행한 사례가 있다”고 환기했다.

실제 이명박 정부는 2011년부터 △투자자산 점검 차원의 방북 △잔여 물자를 비롯 임가공품 반입 △밀가루‧의약품 등 인도적 지원 △종교인·문화인의 방북 이렇게 5.24 조치의 예외를 허용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인 2013년 11월에는 러시아와 북한의 협력 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우리 정부가 참여하게 되면서 예외적 투자가 허용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개성공단과 금강산에 대한 관광은 금지됐고 신규투자도 불가능했다. 2015년 4월 민간 차원의 비료 지원을 허용한 적이 있고 2015년 5월에는 지방정부나 민간의 교류를 가능하게 하자는 논의가 진행되기도 했다. 

하이라이트는 2014년 새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통일은 대박”이라고 언급하면서 당시 새누리당이 5.24 조치에 대한 해제를 거론했다는 점이다. 

그 즈음 아침 회의에서 김태호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지금 가장 큰 걸림돌은 5.24 조치라고 감히 말씀드린다”고 밝혔고 이인제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도 “5.24 조치는 이제 시효가 지난 정책이다. 새로운 차원에서 대담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5.24 조치는 한국적 제재 완화인데 결국 이것이 미국과의 교감을 배경으로 해제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예컨대 북한제 물품은 유엔 대북 제재에 따라 거의 대부분 수출이 불가능하고, 미국 제재에 따라 북한 노동자는 외국에서의 고용도 금지된다. 강 장관이 기본적으로 이런 부분을 인지하지 못 하고 발언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 마침 트럼프 대통령도 우리 시간으로 10일 새벽 1시 백악관에서 “제재들을 해제하지 않았다. 매우 중대한 제재를 유지하고 있다. 나는 제재를 해제하고 싶다. 하지만 그러려면 우리는 무언가를 얻어야 한다”며 북한에 좀 더 진전된 비핵화 조치만 있다면 인센티브를 줄 수 있다는 발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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