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배달의민족-요기요 기업결합 심사 착수…올해 상반기 결판 날 듯
배민-요기요 결합 시 딜리버리히어로 배달앱시장 99.8% 장악…시장 독과점 우려
민주 을지로위, “배달의민족 기업결합 공정위에 엄정 심사 촉구”

(좌)송파구 우아한 형제들 본사, (우)배달의 민족 어플 화면 (사진=우정호 기자)
(좌)송파구 우아한 형제들 본사, (우)배달의 민족 어플 화면 (사진=우정호 기자)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지난달 배달앱 시장 2위 ‘요기요’를 보유 중인 독일의 딜리버리히어로가 국내 1위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인수한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가 이에 대한 합병 심사에 돌입했다.

지난달 30일 시작된 이번 심사는 빠르면 올해 상반기 중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이며 공정위가 이들의 합병을 승인할 경우 딜리버리히어로는 국내 배달앱 시장의 99.8%로를 장악하게 된다.

이에 자영업자와 소비자들의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역시 공정위에 엄정한 심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공정위, 배달의민족-요기요 기업결합 심사 착수…올해 상반기 결판 날 듯
 
지난달 30일 공정위는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의 기업결합 관련 신고서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날부터 30일 간 심사가 진행되며 필요한 경우 90일 범위에서 기간을 추가해 심사할 수 있다.

다만 자료 보정에 소요되는 기간이 제외된 순수한 심사기간으로 자료 보정기간을 포함한 실제 심사기간은 120일을 초과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실질적으로는 올해 상반기 중 기업결합 여부에 대한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국민생활과 밀접한 플랫폼 사업 분야의 기업결합이고, 배달앱 분야 주요 사업자간 기업결합이라는 점 등을 감안해 공정거래법령의 규정에 따라 면밀히 심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독일의 딜리버리히어로(DH)는 지난달 13일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국내외 투자자 지분 87%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DH가 평가한 우아한형제들의 기업가치는 40억달러(약 4조7천500억원)다.

이미 국내 배달앱 요기요와 배달통을 운영하고 있는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달의민족까지 인수할 경우 국내 배달앱 시장의 99.8%를 장악하게 돼 독과점 우려가 불거졌다.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최근 배달의민족 기업결합 심사와 관련, "혁신을 촉진할 수 있는 긍정적 부분과 (독과점에 따른) 소비자 후생의 부정적 부분에 대해 균형감 있게 접근하겠다"면서도 "반드시 첨단기술이 아니어도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가져올 수 있다면 혁신일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요기요)
(사진=요기요)

배민-요기요 결합 시 딜리버리히어로 배달앱시장 99.8% 장악…시장 독과점 우려

한편 DH가 배민을 인수할 경우 단숨에 국내 배달앱 시장을 장악하게 된다. 2~3위 배달앱 서비스인 ‘요기요’, ‘배달통’도 DH 계열이다.

이렇게 될 경우 시장 경쟁이 사라지며 배달료 인상, 할인정책 축소 등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DH 배달앱 플랫폼에 자영업자와 배달원이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독과점 우려에 대해 “인수 후에도 독자 운영될 것이며 수수료 인상도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이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더 많다.

아울러 양사 빅딜을 바라보는 회의적인 시각 속에는 배달앱 서비스에 깔린 자영업자들의 뿌리 깊은 반감도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배달앱 서비스에 가입한 음식점 수가 그렇지 않은 수를 훌쩍 넘으면서 하지만 배달 앱이 음식 자영업 세계를 좌우할 ‘갑(甲)’으로 바뀌면서 인식이 달라졌다.

소상공인연합회의 실태조사 결과(2018년 기준)에 따르면 소상공인들 중 배달 앱이 순이익 증가에 기여했다고 보지 않는다는 부정적 답변이 49.3%나 됐다. 수수료 등 자영업자들이 체감하는 비용 부담이 늘어서다. 

배달앱 ‘갑질’ 비판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중개 수수료를 없애거나 광고·결제 수수료를 낮추는 시도들이 이어져왔지만, 자영업자들이 너나 구분없이 배달앱을 주된 창구로 이용하는 현실에서 "앱 운영사에 수익을 거져 내주고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전단지’나 ‘포털 검색’보다 싸고 효율적이라는 배민 자체 결과까지 내놨지만 모든 점주들의 불만을 잠재우긴 역부족했다. ‘배달비 유료화’ 로 이제는 이용자들의 불만도 늘고 있다.

배달비 유료정책이 사실상 전반적인 음식값 인상으로 이어졌다는 하소연이다. 배달 앱에대한 부정적 여론을 두고 초기 앱 수익화 경쟁에 몰두한 나머지 상생을 뒷전에 둔 결과라는 시각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국내 배달 앱 시장 1위 '배달의민족'과 2위 '요기요'의 기업 결합을 두고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결합 심사에서 산업구조적 측면과 구성원들에 대한 영향을 자세히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우정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국내 배달 앱 시장 1위 '배달의민족'과 2위 '요기요'의 기업 결합을 두고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결합 심사에서 산업구조적 측면과 구성원들에 대한 영향을 자세히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우정호 기자)

민주 을지로위, “배달의민족 기업결합 공정위에 엄정 심사 촉구”
 
이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국내 배달 앱 시장 1위 '배달의민족'과 2위 '요기요'의 기업 결합을 두고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결합 심사에서 산업구조적 측면과 구성원들에 대한 영향을 자세히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장,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참여연대, 라이더유니온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배달서비스지부는 6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을지로위원회는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DH라는 하나의 회사에 종속되면 전체 시장의 90% 독점이 현실화한다"며 "공정거래위는 모바일 배달 앱 시장을 기존 음식 서비스 시장이나 온라인 쇼핑 시장과 구분해 독립적인 산업영역으로 인식하고 독점이나 경쟁 제한적 요소를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홍근 을지로위원장은 "이번 기업결합은 요식업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 다양한 배달 앱 시장 참여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예상되는 우려와 문제를 예방할 수 있도록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종 소비자인 국민과 배달 라이더들에 대한 영향도 심사 과정에서 고려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을지로위는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달의민족 인수 이후 투자비 회수를 위해 배달 기사(라이더) 수수료 체계의 비정상화를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도 '여당이 배달의민족과 DH의 M&A를 문제삼으며 공정위를 압박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박 위원장은 "공정위 심사에 관여하는 게 아니라 원칙있는 심사를 촉구하 것"이라며 "을지로위는 배달 앱 시장 참여자, 소비자 관점에서 문제제기를 하고 끝까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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