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청년 정당 미래통합당 합류 
황교안 대표 체제의 미래통합당
태극기부대와 선 그을 수 있나
다른 목소리 낼 수 있나
정국진 위원 선그어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등이 주가 되어 출범할 ‘미래통합당’에 청년 정치세력이 합류하기로 했다. 브랜드뉴파티, 같이오름, 젊은보수 이렇게 3곳인데 모두 청년 정당을 표방하고 있다.  

1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통합신당준비위원회(준비위) 공동위원장인 박형준 동아대 교수와 정병국 새보수당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고 3곳이 미래통합당에 합류한다고 전했다. 

준비위는 원외에서 보수통합을 주도해왔던 혁통추(혁신통합추진위원회)가 만든 통합 조직이다. 원내에서 한국당과 새보수당 중심으로 합당이 논의돼 왔다면 원외 중도보수 세력의 파이를 최대한 키우는 데에 혁통추가 역할을 해왔다.  

박형준 위원장은 “각 분야에서 제대로 된 전문성, 소신, 신념을 가진 청년으로 채워온 분들이 합류한 것에 우리에게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병국 위원장은 “이번에 합류를 선언한 청년 대표와 주요 인사들은 총선 승리를 위한 당내 역할과 험지 출마 등을 검토 중”이라며 “이들의 결단과 헌신이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성은 뉴파티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왼쪽에 천하람 젊은보수 대표, 오른쪽에 김재섭 같이오름 창당준비위원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파티는 다른 2곳과 달리 창당 절차를 완료했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공식 정당으로 등록된 상태다. 

조성은 뉴파티 대표는 국민의당(≠안철수신당의 국민의당)에서 공천관리위원과 비상대책위원을 지낸 바 있고 호남계 의원들과 정서적으로 가깝다. 조 대표는 2017년 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이 논의되던 시기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에 대한 강한 반감으로 반통합파의 입장에 섰고 조국 사태(조국 전 법무부장관) 때는 조 전 장관 일가와 친문그룹(문재인 대통령)을 강하게 질타했다. 조 대표는 뉴파티를 결성해서 원내외 정당들과 소통을 해왔다. 특히 손학규 대표 홀로 남은 바른미래당과 진지하게 접촉을 했었던 만큼 중도진보 또는 중도통합(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의 민주통합당)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국 조 전 장관에 대한 입장차로 결렬됐다.

별샛별 뉴파티 사무총장(별칭)이 이날 뉴파티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린 경과보고에 따르면 뉴파티는 손 대표와 식사를 하는 등 바른미래당과 가장 먼저 정치적 결합을 모색했었다. 하지만 조국 사태에 대한 관점이 너무 달랐던 점과 더불어 또 다른 청년 정당인 ‘시대전환’과 뉴파티를 놓고 저울질 하는 손 대표의 태도로 인해 논의를 진전시킬 수 없었다는 게 별 총장의 입장이다. 그렇게 뉴파티는 9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마치고 독자 노선을 가기로 했지만 미래통합당 측에서 연락이 와서 접촉했다. 정 위원장은 조 대표에게 개혁보수와 보수혁신을 위해 도와달라는 요청을 했다.

별 총장은 “저희는 중도를 표방하지만 사상의 밑거름은 리버럴진보에 있고 태극기부대로 상징되는 한국당과 결합한다는 건 단 한 번도 생각조차 하지 않았기에 완곡히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했지만 “저희의 생각을 바꾸게 된 계기는 엉뚱하게도 더불어민주당에서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경향신문에 “민주당만 빼고”라는 칼럼을 기고한 임미리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를 고발했다가 취하했는데 별 총장은 이런 사태를 목격하고 집권여당을 강하게 견제할 보수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겠다는 결심을 내부 회의 결과 하게 된 것이다.

별 총장은 사실상 미래통합당과 통합을 하는 대신 △뉴파티라는 당명 유지 △뉴파티의 메시지 계속 피력 △진보보수 관계없이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는 3대 원칙을 정 위원장으로부터 보장받았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절대로 새누리당은 안 돼 한국당은 안 돼라고 하는 것이 내 도덕적 기준과 신념의 기준인 줄 알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진보를 옹호할 그 어떤 도덕적 우위와 가치가 사라졌다”며 “오늘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고 했지만 이제 뻔뻔하고 부패까지 해 나라의 근본을 무너뜨리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용감한 정치를 미래통합당에도 뿌리내리고자 한다. 국민의당 지도부로 그동안 깊고 좋은 인연을 맺어왔던 호남의 모든 분들께 절대로 누가되고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며 “그분들조차 대안으로 생각할 수 있을 건강한 정당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뉴파티는 결과적으로 독자 노선을 포기했다고 봐야 하고 가장 강하게 내세웠던 “태극기부대 안 돼 조국기부대 안 돼”라는 케치프레이즈 역시 퇴색됐다. 미래통합당의 지도부는 황교안 한국당 대표 체제가 그대로 안착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조국 사태에서 그 누구보다 문재인 정부 저주의 끝판왕으로 역할을 해왔고 서초동과 광화문으로 갈라진 대결 구도에서 광화문을 주도한 보수 전사였다. 전광훈 목사와 가까운 이미지도 그렇고 황 대표는 누가 봐도 한국당을 우향우시켰다.

더 나아가 태극기부대로 상징되는 극우 노선은 일단 다른 가치를 뒤로 하고 ‘오직 반문’으로 수렴될 수밖에 없는데 반문 외에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려는 뉴파티가 미래통합당 내에서 유의미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기존 비박계(박근혜 전 대통령) 의원들도 사실상 황 대표 체제 이후 다른 목소리를 내기 보다는 오직 반문으로 힘을 합치기만 한 상황에서 뉴파티가 김세연 의원 못지 않은 쓴소리를 할 수 있을지 기대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원외 공간에서 3년을 버틴 ‘미래당’이나 노동당을 탈당해서 만든 ‘기본소득당’ 등 다른 청년 정당들과 달리 뉴파티는 결과적으로 선거법이 바뀌고 총선이 다가오는 창당 붐 기간에 창당한 뒤 바로 기성 정당과 합쳐버린 정치적 이합집산의 하나로 기록될 수밖에 없게 됐다.

최근 민주당을 탈당한 정국진 다준다 청년정치연구소 연구위원은 뉴파티 창당에 기여를 해온 인물로서 안티 조국 및 제3지대 건설로 뜻을 모았지만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나는 뉴파티 소속이 아니다. 그들이 한국당의 후신인 미래통합당과 합류한다고 했을 때 나는 나왔고 더 이상 함께 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뉴파티와 함께 합류를 결정한 같이오름은 서울대 행정대학원 석사과정 대학원생들이 주도하고 있고 현재 창당준비위원회 체제다. 젊은보수 역시 정책 정당을 표방하는 청년 보수세력이다. 

김재섭 같이오름 창준위원장은 “싫은 소리를 기꺼이 도맡아 결코 쇄신을 게을리하지 않겠다”며 “반드시 청년 생태계를 안착시키겠다”고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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