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공포 생필품 사재기 논란으로 이어져…유통업계, “재고 이상 없어”
‘코로나 사재기’덕 대형마트 깜짝 매출

26일 오전 성동구의 한 대형마트 (사진=우정호 기자)
26일 오전 성동구의 한 대형마트 (사진=우정호 기자)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하면서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나 블로그, 카페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생필품 사재기 목록' 등 제목으로 관련 내용을 공유하는 글들이 올라오는 등 마트 생필품 사재기 논란으로 소비자 불안 심리를 조장하는 분위기가 팽배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서울 대형마트들 진열대를 확인해 본 결과 생필품 재고가 매진됐다는 얘기는 ‘사실무근’이었으며, 진열대가 비더라도 다시 채워 넣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특히 유통기간이 상대적으로 긴 생필품은 재고량이 넉넉하다고 알려진 가운데, 대형마트들은 소비자들의 불안 심리 덕에 ‘깜짝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공포 생필품 사재기 논란으로 이어져…유통업계, “재고 이상 없어”

국내 모 유명 커뮤니티에는 ‘야밤에 사재기하러 대형마트 갈 줄 상상도 못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는 “와이프랑 차 몰고 대형마트 가서 1~2주치 먹을거 다 사왔다”며 “(코로나가) 이제 주변에서 서서히 발생하기 시작하니 너무 무섭다. 장기화 되면 너무 무서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익명의 누리꾼은 “드디어 생필품 사재기 하지 말라는 뉴스 떴다”며 “오늘 사재기 하러 간다”는 글을 올렸다. 또 다른 모 유명 커뮤니티에선 “라면하고 생수하고 생필품 사재기 좀 해놔야 하나”라는 글과 함께 일부 언론의 ‘생필품 사재기 대란’ 뉴스 기사가 공유돼 있었다.  

이밖에도 블로그와 카페를 중심으로 ‘코로나 19 생필품 사재기 목록’, ‘코로나 19 대비 생필품 주문 방법’ 등 제목을 단 게시물이 퍼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실제 서울 대형마트 및 중형마트를 중심으로 사실 확인에 나선 결과 소비자들을 공포에 몰아넣고 있는 ‘대형마트 생필품 품절 대란’은 확인할 수 없었다.

서울시 성동구의 한 대형마트는 오전부터 손님들로 북적였다. 마스크를 쓴 손님들은 저마다 각각 생필품들을 카트에 올려놓고 있었다.

특히 진열대가 텅 빈 라면코너 사진들이 온라인에 돌아다니고 있었지만 이 대형마트 라면 코너는 그럴 틈이 없었다. 직원들이 수시로 재고를 채워 넣고 있는 데다 지근거리에도 재고들이 박스 채로 산처럼 쌓여있었다.

마트 직원은 “고객들이 평소보다 생수, 라면 쪽을 많이 찾으시는 건 맞지만 저희가 그때그때 재고를 채워넣고 있어 동나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오후에 찾은 마포구의 한 대형마트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이 대형마트 생수코너는 물건이 동나긴 커녕 자체 PB 상품을 더 싼 값에 대량으로 내놓고 있었다.

다시 성동구의 한 소형 마트를 찾았을 때 야채코너 한 쪽이 비어있었으나 마트 주인은 “일시적인 상황이고 곧 채워 넣을 것”이라며 “라면과 물이 매진될 정도로 팔리진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성동구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방문했다는 이마트 성수점 관계자는 “방역을 충실히 마쳤고 앞으로 휴점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또 마포구 확진자 주소와 가까운 홈플러스 월드컵 점 관계자도 “휴점계획은 없다”고 일축했다.

마포구의 한 대형마트 라면코너. 일부 진열대가 비었지만 직원이 곧 채워넣었다. (사진=우정호 기자)
마포구의 한 대형마트 라면코너. 일부 진열대가 비었지만 직원이 곧 채워넣었다. (사진=우정호 기자)

‘코로나 사재기’덕 대형마트 깜짝 매출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형마트의 생필품 구매가 늘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한 지난 19일부터 25일까지 즉석밥,라면, 쌀, 생수, 통조림 등 주요 생필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6~75% 증가했다.

이마트의 경우 즉석밥 36.9%, 라면 55.5%, 쌀 55.4%, 생수 37.5%. 통조림 75.6%로 1.5배 안팎씩 증가했다. 롯데마트는 생필품을 포함해 전체 매출이 3~5% 증가했고, 홈플러스도 유입객과 생필품 위주 매출이 크게 늘었다.

일각에선 불안심리가 생필품 ‘사재기’로 이어지는 것으로도 분석한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필요에 따른 구매든, 사재기든 적어도 1~2주 이상을 감안한 구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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