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찬휘의 송곳②] 연합정당 반대하는 정의당? “살만하구나”
[김찬휘의 송곳②] 연합정당 반대하는 정의당? “살만하구나”
  • 박효영 기자
  • 승인 2020.03.23 1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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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이 옳은 정도의 길이라 반대?
자력으로 3% 넘을 수 있기 때문
나경채의 미래당 비난 
백낙청의 전략투표론
역사적으로 강요된 단일화
민주당없는 연합정당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정의당은 창당 9년차 유력 진보정당이다. 그런 정의당의 입장에서 선거법을 개정한 뒤에도 단일화 압박을 받는다면 상당히 불편할 것이다. 물론 정의당 내부에 한창민 전 부대표와 같이 연합정당 테이블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소수설도 있지만 다수는 손해를 좀 보더라도 정도를 걸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녹색당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찬휘 청년플랫폼 위드위드 대표는 지난 3월4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정의당에서 그렇게 얘기하는 게 그렇다고 (연합정당론을 가장 먼저 꺼낸) 하승수 전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보다 더 훌륭한 사람들이라고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정의당이 살만하구나. 자기들 의석이 있고 지지율 3% 이상 나오고 확고한 원내 진보정당이기 때문에 배부르구나”라고 밝혔다.

김찬휘 대표는 정의당이 지지율이 3% 이하거나 원외 정당이 아니었기 때문에 연합정당에 불참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김찬휘 대표는 정의당이 지지율이 3% 이하거나 원외 정당이 아니었기 때문에 연합정당에 불참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당위, 옳고 그름, 원칙과 같은 명분도 있겠지만 정의당은 자력으로 봉쇄조항 3%를 가뿐히 넘을 수 있는 유일한 진보정당이다.

김 대표는 “만약 정의당이 3%도 안 나오고 원내 진출도 못 했으면 그 더러운 꼴에 앞장 서면 앞장 섰지 폼잡고 자기들 손해를 보더라도 정도를 간다?”라며 “손해를 본다는 게 10석이냐 7석이냐의 차이지 1석도 못 얻는 원외정당 입장에서 보면 그런 점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 전 위원장은 그런 절박함이 있는 것”이라며 “어떻게든 1석이라도 진출하면 기후위기 시대에 세상을 바꾸는 중요한 단서가 되는데 이게 구정물이고 드러운 물이고 구역질나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지지해달라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정의당은 선거제도 개혁을 주도해오면서 최종 본회의 통과를 앞둔 작년 11월부터 녹색당과 미래당을 물밑에서 만나 개별 입당 출마 또는 합당을 타진했었다. 두 원외 정당 입장에서는 대략 80만표 3%를 획득해야 원내 진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정의당의 제안이 솔깃했을 수도 있지만 단호히 거부했다. 그동안 정의당이 진보신당 때부터 숱한 고생을 겪고 지금의 위치에 도달했듯이 두 정당도 당의 이름을 없애면서까지 정의당 밑으로 들어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2월 말 하 전 위원장이 연합정당 카드를 꺼내고 진보진영 전체가 혼란에 빠졌을 때 정의당 소속 나경채씨(광주 광산갑 국회의원 후보)는 3월1일 페이스북을 통해 “더불어민주당은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지만 비례민주당 창당이 지도부의 침묵 속에서 추진되고 있다. 열린민주당이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녹색당 하승수 운영위원장이나 오태양 미래당 대표 등이 참여하는 선거연합당 논의도 비례전문정당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씨는 급하게 비례 연합정당을 만드는 과정(광역단체 5개 시도당 각각 1000명씩 당원 모집+친문 열린민주당에 의지+선거 후 셀프제명 외의 방식으로 출당되어 원래 정당 복귀 등)을 나열한 뒤 “이렇게까지 악취나는 일을 다 해내고 나면 그때부터 민주주의를 할 수 없게 될 것은 분명하지 않은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나씨의 결론은 전략투표론이었다. 지역구는 민주당에 몰아주고, 정당 투표는 진보정당들에 주자는 일종의 유권자 캠페인이다.
 
김 대표도 민주당 주도의 연합정당에 반대하고 전략투표론에 동의하는 입장이지만 나씨에 대해 “자기들이 고매한 것처럼 막 그러는데 나경채씨도 진보신당에 있다가 정의당으로 넘어갔다”고 일축했다.

실제 현재 노동당 지도부(현린 대표와 나도원 부대표 등)는 6기 노동당 당대표였던 나씨가 2015년 집단 탈당을 주도한 뒤 정의당으로 들어간 것에 대해 매우 불편한 시선을 유지하고 있고 유사한 사례를 경계하고 있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봉쇄조항을 5%로 높이려고 했고 정의당은 이를 명분상 저지하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원내외 진보정당들에게 돌아갈 진보 표심이 정의당으로 결집되기를 바라는 속내도 있다.

김 대표는 “정의당 입장에서 다른 진보정당들이 다 부상하지 않고 지지부진 하고 있는 게 더 좋다”며 “(정의당은 연합정당에 참여하지 않을 것인데) 지금 괜히 끼면 명분과 실리 다 잃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 전 위원장은 본질적으로 시민운동가라서 막 나선 것이라고 본다. 사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된다? 최고 수혜자가 정의당이다. 남 좋은 일만 시켜주는 것이다. 하 전 위원장은 심상정 대표처럼 실리에 밝지 않은 것 같다. 나는 우리나라 정치권에서 가장 실리에 밝은 정치인이 심 대표”라고 주장했다. 

지금 하 전 위원장의 정치개혁연합(연합정당 추친체)은 민주당과 함께 하지 못 하게 됐다. 민주당은 말을 더 잘 듣는 친조국(조국 전 법무부장관) 성향의 시민을위하여와 함께 더불어시민당을 창당했고 연합정당을 무색케 하는 사실상의 비례 위성정당화를 구축했다. 

김 대표는 애초에 하 전 위원장의 연합정당론이 민주당 중심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고 강력히 반대했다. 

김 대표는 “(하 전 위원장의 연합정당 명분이) 민주당 입장에서 맞는 보험이다. 최근에 여론조사들을 보면 코로나19가 미래통합당에서는 기회라고 그랬던 게 나왔는데. 코로나로 민심이 많이 나빠져 있는 게 분명한 것 같다. 통합당의 공세가 먹히는 것 같다. 너희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니라 중국 대통령이냐”라며 “내가 심지어 가족 카톡에서 그런 이야기를 봤다. 애초에 준연동 캡으로 누더기가 된 것도 민주당 의석 축소를 최소화하려고 했던 방향이었으니까 그런 방향으로 움직이는 게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 안대고 코푼다는 것은 민주당이 직접 만드는 비례민주당이 아니라 뭔가 시민사회 원로들과 이런 사람들이 만드는 것이니까. 욕 안 먹고 남이 해주면서 뒤에서 이익을 얻는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역사적으로도 민주당 계열의 큰 정당은 항상 이데올로기적 단일화를 강요해왔다. 

김 대표는 “결선투표제도 없고, 3% 진입장벽도 존재하고, 정당 연합도 못 하게 하는데 이 3개 제도가 전부 진보정당이 생존하기에 어렵게 만든다”며 “그런 제도들이 진보정당들 보고 자꾸 합치라고 강요한다. 대표적인 게 통합진보당이다. 참여계와 경기동부가 합쳐졌다. 이건 황당한 것이다. 그렇게 하라고 자꾸 유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 나아가 “1987년 때부터 계속 보면 민주당 쪽으로 수많은 운동권 인사들이 들어갔다. 이런 식의 폭력적으로 거대 정당이 키워지는 방식으로 움직였다. 실제 故 김대중 대통령이 운동권으로부터 수혈한 인재들이 매우 많다. 새정치국민회의, 신민주연합 때 다 그랬다”며 “수혈이란 게 진보정당이 할 수 있는 지대를 없애는 것이다. 왜냐면 1등만 되는 더러운 세상이니까 단일화가 강요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차라리 김 대표는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의 전략투표론에 힘을 실었다.

백 교수는 2월29일 페이스북을 통해 “간단한 셈법만 동원해도 민주당 비례대표 한두 명 더 당선시킬 표수면 우호정당의 의석수를 10석 이상 늘려줄 수 있고 원외정당의 국회 입성을 성취할 수도 있다”며 “(미래통합당의 미래한국당과 같은) 꼼수 정당과는 성격이 다르지만 (연합정당 모델은 시간적으로) 현실성이 별로 없는 제안이다. 냉정을 되찾아 지역구 선거에서 민주당의 선전과 정당명부제 투표에서 우호 세력의 약진을 위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대표는 “(백 교수가) 사실 하고 싶은 말은 민주당이 연합정당 얘기할 때냐 그런 자격이 되냐고 말하고 싶겠지만 백낙청 선생님은 그렇게 말씀 안 하신다. 유하게 말씀하신 거고 하고 싶은 말은 결국 연합정당 반대라는 것”이라며 “민주당 너네가 진짜 미래통합당 1당을 막고 싶으면 소수 정당에 투표하도록 그런 일을 하라는 것이다. 그걸 하는 게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에 맞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정말 백 교수는 “초조는 매사에 민주당을 중심에 두는 잘못된 프레임에서 오고 오만은 실제로 이 나라 적폐의 상당 부분을 내장하고 있는 정당이 촛불의 열매만 따먹으면서 아무런 참회도 안 한 데서 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여기에 더해 김 대표는 △민주당 없는 원외 3당(녹색당·미래당·기본소득당)만의 연합정당론이라면 괜찮다고 했다. 그러니까 △민주당 중심의 연합정당론 반대 △전략투표론 옹호와 함께 또 하나의 방법론을 제시한 것이다. 민주당만 빠지고 민생당과 정의당부터 원외 정당들이 결합하는 모델도 좋지만 웬만하면 원외 3당이 임시 합당을 해서 총선 끝나고 원래대로 돌아가는 모델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아무 기득권도 누리지 못 한 원외 3당의 결합은 명분도 있고 그나마 3%의 문턱을 넘을 수도 있는 묘수가 될 수 있다. 물론 기본소득당이 더불어시민당에 합류한 상황이라 현재로서는 불가능한 상상이다.
 
김 대표는 “정당의 이름을 다 합치면 된다. 정당 이름도 생각해봤다. 이렇게 하면 된다. 녹색미래기본소득당. 말이 된다. 녹색미래를 만드는 기본소득당 이거다”며 “녹색미래를 만드는 데 다 합의를 볼 수 있으니까 그렇게 하면 된다. 그게 뭔 정당이냐고 하면. 녹색당과 기본소득당과 미래당이 합친 당이라고 하면 된다. 그러나 지금 민주당이 끼면 그렇게 못 만든다”고 풀어냈다.

이어 “내가 보는 관점에서 그렇게 해야 된다고 본다. 유럽에서는 좌파당, 공산당, 녹색당이 합쳐서 올라오곤 한다. 유럽은 진입장벽이 없는가?”라며 “준연동형이라는 것은 3%만 넘으면 3석을 받으니까 이 좋은 찬스를 놓치니까 아쉬운데 이런 주장을 자꾸 얘기하는 이유가 다음에라도 꼭 하자. 다만 어느 한 정당이 3% 자력으로 넘을 수 있다면 혼자 하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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