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코로나19 치료제·백신개발 범정부 지원단 가동
임상 연구에 약 1000억 원 지원하기로
치료제 ‘연내’, 백신 ‘내년’ 개발 성공 목표
국내 제약사와 바이오 기업 등 민‧관 총력 기울여
변종 코로나19에 효과 있는 항체 치료제 개발 소식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성공’이 눈앞에 바짝 다가왔다. (사진=중앙뉴스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성공’이 눈앞에 바짝 다가왔다. (사진=중앙뉴스DB)

 

[중앙뉴스=김상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성공’이 눈앞에 바짝 다가왔다.

국내 제약사와 바이오 기업 등 민‧관이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제약사들의 적극적인 노력과 정부의 지원이 더해져 올해 안으로 ‘국산 코로나 치료제’가 출시되고 ‘국산 코로나 백신’ 개발도 내년까지 성공할 것으로 내다보인다. 

정부는 지난달 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산 치료제를 연내에 확보하고 내년까지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임상 연구에 약 10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사진=중앙뉴스DB)
정부는 지난달 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산 치료제를 연내에 확보하고 내년까지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임상 연구에 약 10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사진=중앙뉴스DB)

 

@ 정부, 코로나19 치료제·백신개발 범정부 지원단 가동…‘1000억 지원’

정부는 지난달 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산 치료제를 연내에 확보하고 내년까지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임상 연구에 약 10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날 정부는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코로나19 치료제·백신개발 범정부 지원단’ 3차 회의를 열어 치료제·백신 등 개발 지원 대책을 논의했다.

정부는 지난 4월17일부터 치료제, 백신, 방역물품‧기기 등 3개 분과회의를 매주 운영함과 동시에 범정부 지원단 및 실무추진단 회의를 격주로 개최하는 등 범정부 지원체계를 본격적으로 가동하며 이번 대책을 마련해왔다.

이번 대책을 통해 정부는 올해 안으로 국산 치료제 확보, 내년까지 백신 확보를 목표로 유망 기업에 대한 전폭적 지원을 실시한다.

또한 국내 기업, 대학, 연구소, 병원과 정부의 역량을 모두 모아 치료제와 백신을 최대한 신속하게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추가경정예산안을 통해 K-방역 고도화, 산업화, 세계화에 1조 원 규모를 투자하고, 특히 올해 하반기 치료제‧백신 임상시험 실시에 필요한 비용을 1000억원 이상 긴급 지원한다.

정부는 우선 치료제 분야에서는 현재 임상시험 단계에 근접한 혈장 치료제, 항체 치료제와 약물재창출 연구 등을 집중 지원하기로 했다.

‘혈장 치료제’는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을 채취·농축해 약으로 만든 것이다. 혈장은 혈액 중 적혈구와 백혈구, 혈소판 등이 빠진 액체 성분이다. 완치자 혈장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항체가 들어있는 만큼, 이 항체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정부는 연내 혈장 치료제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완치자 혈액 기반의 ‘항체 치료제’는 내년 개발이 목표다. 올 하반기 임상을 추진하고, 국립보건연구원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은 이에 앞서 쥐와 원숭이 등을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을 지원한다.

백신 분야에서는 단백질을 이용한 합성항원 백신 1건과 유전물질인 DNA(디옥시리보핵산)을 활용한 백신 2건 등 총 3건에 대한 연구가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내년 하반기 백신을 개발할 수 있게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한편, 백신이 실제 개발된다면 국가 비축을 확대해 기업의 부담을 줄여줄 방침이다.

아울러 국립 바이러스‧감염병 연구소를 설립해 감염병 연구개발의 통제탑으로 삼고, 바이러스 분야 기초‧원천연구를 강화하기 위해 한국 바이러스 기초연구소 설립을 추진한다.

임상시험 전문인력 등 제약‧바이오 분야 인력양성 확대, 유망 스타트업‧벤처기업 육성을 통해 감염병 대응역량을 강화를 목표로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앞으로 유사한 감염병 위기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 정부는 신속한 자금지원, 유망기업 집중 지원, 신속 인허가 등을 위한 법적 근거 강화를 위해 가칭 ‘코로나19 특별법’ 제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2020년 3월 9일 발표한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 현황' (사진=한국제약바이오협회)
2020년 3월 9일 발표한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 현황' (사진=한국제약바이오협회)

 

@ 국산 코로나 치료제 개발 ‘후끈’…제약사 등 ‘잰걸음’

앞서 범정부 지원단은 치료제 분야에서 임상시험 단계에 근접한 3대 전략품목들을 선정해, 집중 지원하기로 했다. 3대 전략품목은 ▲약물 재창출 연구 ▲혈장치료제 ▲항체치료제다.

먼저 ‘약물재창출’은 다른 질병 치료에 쓰이는 기존 약물의 사용범위를 확대 및 용도변경해 연구기간을 단축하는 개발 전략이다.

그 중 가장 빠르게 임상절차를 밟아가고 있는 것은 부광약품의 ‘레보비르캡슐’이다. 

레보비르의 성분 ‘클레부딘’은 애초 B형간염 치료 목적으로 개발되고 있었던 만큼 ‘임상 2상’까지 신속하게 도달한 상태다. 

클레부딘은 유전체 복제를 방해해 바이러스를 막는 원리로 코로나 감염자 치료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내 임상 완료를 목표로 하는 또 다른 치료제 후보물질은 고대구로병원의 ‘시클레소니드’다. ‘알베스코’라는 명칭으로 잘 알려져 있는 이 물질은 천식치료제다. 

L자 모양 호흡기를 통해 흡입하는 스테로이드 제제로, 폐 등 호흡기에 직접 작용한다. 때문에 다른 부위에 부담을 미칠 위험이 적어 부작용 발생률이 낮다. 

시클레소니드는 천식치료제를 용도전환해 사용하는 만큼 폐렴성 전염병인 코로나의 주요 증상을 완화시킬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했다.

영풍제약의 페로딜정(이펜프로딜)은 뇌경색 및 뇌출혈 후유증에 따른 어지럼 개선에 쓰여온 약물이다. 

이펜프로딜은 사이토카인 폭풍을 억제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알려졌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면역체계가 과도하게 반응해 정상 세포까지 공격하는 현상으로, 만 25~35세 정도의 젊은 층에게 주로 발병한다.

대웅제약도 코로나19 치료제 글로벌 임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웅제약이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DWRX2003(성분명 니클로사마이드)’의 임상시험계획(IND) 신청을 필리핀 식품의약품안전처(FDA)에 최근 제출했다고 지난 8일 밝혔다. 

대웅제약은 지난 5월 인도 중앙의약품표준관리국(CDSCO)에도 동일한 계획을 제출했다. 대웅제약은 DWRX2003을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DWRX2003는 이미 동물을 대상으로 한 체내 효능시험을 진행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후 콧물과 폐 조직에서의 바이러스 역가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가 억제에 따른 폐 조직에서의 염증예방 효과도 확인했다.

현대바이오는 대주주인 씨앤팜이 말라리아, 류머티스관절염, 에이즈 등을 치료하는데 쓰이는 기존 약물들을 최첨단 기술로 개량해 코로나19를 치료할 수 있는 신약으로 순차적으로 개발하기로 했다고 9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씨앤팜은 코로나19 치료용 신약으로 개량하기 위한 1차 후보 약물로 현재 말라리아와 류머티스관절염 등을 치료하는데 쓰이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선정,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이라고 현대바이오는 전했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세포 내 엔도솜(endosome)의 산성도를 완화해 바이러스의 세포내 침입을 차단하는 것으로 알려진 약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치료를 위한 국제 공동임상을 추천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19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라고 극찬한 약이다. 

특히,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판정을 받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말라리아약 클로로퀸의 유사 약물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용을 지지한다는 뜻을 거듭 밝혀 시선을 끌기도 했다.

하지만 앞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각종 임상에서 효능이 입증되기 전에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자 WHO는 최근 임상 추천을 철회하고 미 식품의약국(FDA)은 긴급사용을 취소했다.

보령제약도 스페인 제약사에서 도입한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 ‘아플라딘’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한다고 지난 2일 밝혔다.

이밖에도 엔지캠생명과학의 ‘EB-18(비알콜성지방간염 및 구강점막염 치료제)’, 신풍제약의 ‘파라맥스정(말라리아 치료제)’ 등 일부 약물들도 식약처 승인을 받아 국내에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혈장치료제’는 완치자 혈장을 채취·농축해 제제로 만든다. (사진=셀트리온)
‘혈장치료제’는 완치자 혈장을 채취·농축해 제제로 만든다. (사진=셀트리온)

 

@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GH형 무력화 ‘확인’ 

또한, ‘혈장치료제’는 완치자 혈장을 채취·농축해 제제로 만든다. 혈장치료제는 오랜기간 인체에 사용되어온 제제라서 수준높은 연구개발이 이뤄져있고, 안정성이 확보돼 제약전문가들은 가장 빨리 개발될 수 있는 코로나치료제로 혈장치료제를 꼽는다.

코로나 혈장치료제를 연구개발하고 있는 GC녹십자는 적십자사와 함께 고려대안산병원, 경북대병원, 계명대동산병원, 대구파티마병원 등 정부가 지정한 4개 의료원에서 완치자의 혈장을 수집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혈장채취 관련 제도 개선 및 완치자 혈장확보를 지원하고 있으며, 다음달 임상시험 지원을 통해 연내 혈장치료제를 상용화할 방침이다.

특히, ‘항체치료제’는 셀트리온에서 연구 개발 중이며 지난 8일 셀트리온은 현재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 항체가 종전보다 6배 빠른 전파속도를 지닌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GH형을 무력화시킨 효과를 냈다고 밝혔다. 

GH형은 최근 유행하는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 베이징 재감염 등에서 나타나고 있는 변이 바이러스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본사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 항체는 최근 질병관리본부 중화능 평가시험에서 ‘D614G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기존보다 10배 높은 중화능을 확인했다. 

‘중화능’이란 감염성을 억제하는 혈청의 능력을 말하는 것이다.

‘D614G 변이 바이러스’는 614번 아미노산이 아스스파르트산(D)에서 글리신(G)으로 변경된 것이다. ‘D614G 변이 바이러스’는 분류체계상 대규모 유행이 발생한 GH형을 비롯해 G형, GR형 등에 모두 발견된 변이 바이러스다.

시험에 사용된 ‘G614G 변이 바이러스’는 국내 이태원 클럽 감염자에게서 처음 발견된 것이다. 

한편, 셀트리온에 따르면 “현재 이 코로나19 중화 항체를 이용한 동물실험을 진행하고 7월 중 임상시험에 돌입할 예정”이라며 “연내 임상 완료를 목표로 대량생산이 용이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치료제와 함께 ‘백신’ 개발을 본격화 하는 등 백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한국화학연구원)
코로나19 치료제와 함께 ‘백신’ 개발을 본격화 하는 등 백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한국화학연구원)

 

@ 코로나19 ‘백신’ 개발에도 속도 내…무력화 항체 찾아

한편, 코로나19 치료제와 함께 ‘백신’ 개발을 본격화 하는 등 백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3월 4일 한국화학연구원 신종바이러스(CEVI) 융합연구단에 따르면 기존에 알려진 사스 중화항체 2개와 메르스 중화항체 한 개가 코로나19 스파이크 단백질에 결합할 수 있다는 결과를 예측했다.

백신을 통해 항원을 주사하면 인체는 항체를 형성하게 되는데 여기서 병원체를 무력화할 수 있는 항체를 ‘중화항체’라고 부른다.

연구진은 코로나19의 유전체 분석을 통해 사스 바이러스와의 유사성을 확인했다. 기존 사스와 메르스 중화항체가 코로나19에 결합할 수 있는지 생물정보학 분석을 통해 예측했다.

연구진은 긴급하게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이미 ‘bioRxiv’에 나온 코로나19 스파이크 단백질의 구조 정보 파일을 저자로부터 전달받아 연구를 수행해 결과를 예측해 냈다.

또한 한미사이언스와 지난 6월 연구개발 협력을 맺은 바이오앱이 식물을 기반으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개발에 본격 나선다.

바이오앱은 현재 다양한 코로나19 식물 백신 후보 항원 단백질을 생산 중이며, 이를 이용한 쥐, 기니피그 동물 실험에서 높은 항체 반응을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바이오앱에 따르면 조선대 의과대학 김동민 교수 연구팀은 바이오앱에서 생산한 항원과 큐라티스사의 다양한 면역증강제를 활용해 실험쥐를 대상으로 2회 주사했다. 그 결과 세포매개성.체액성 면역반응 활성화가 일어날 뿐 아니라, 양성 항체반응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손은주 바이오앱 대표는 “식물에서 생산된 코로나19 항원 단백질의 백신 가능성을 입증한 첫번째 결과”라며 “연구팀은 이어서 페럿(족제비과의 포유류)과 햄스터 동물 모델을 이용한 공격접종 실험을 통해 바이러스 방어 효능을 분석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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