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에서 제명된 김홍걸 “부모 얼굴에 먹칠”
민주당에서 제명된 김홍걸 “부모 얼굴에 먹칠”
  • 박효영 기자
  • 승인 2020.09.20 0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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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대표의 결단
윤리감찰단장 최기상 의원의 권유
최고위원 9명 만장일치 동의
부모 얼굴에 먹칠
아직 의원직 살아있는데?
윤리특위로 의원직도 박탈시킬 수 있어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뭔가 좀 싸하다. 국회에 있는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회의실에 가보면 故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사진이 걸려 있다. 신승근 한겨레 논설위원은 17일 오후 인터넷판으로 출고된 칼럼을 통해 “김홍걸 의원을 공천한 민주당의 노림수는 납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대통령의 아들인 김홍걸 의원에 공천을 안겨줌으로써 호남 정서를 배려한 것이다. 그러나 김 의원은 민주당에서 제명됐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8일 18시15분 국회 소통관에서 공식 브리핑을 통해 “(비공개 최고위원) 회의 결과 김 의원을 제명한다”며 “당규 7호(윤리심판원규정)와 32조(비상징계) 규정에 따라 당대표는 중대하고 현저한 징계 사유가 있거나 그 처리를 긴급히 하지 아니하면 당에 중대한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13조(징계결정 및 보고절차) 및 25조(소명의 기회)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최고위원회의 의결로 징계 처분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 보기에 거슬리는 언행”을 자제시키겠다고 했던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결단을 내린 것이다. 

김홍걸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에서 제명됐다. (사진=연합뉴스)

최 수석대변인이 브리핑으로 공식화하기 10분 전에 오마이뉴스는 자체 취재를 통해 김 의원의 제명 소식을 먼저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A 최고위원은 “사안의 중대성 때문에 김 의원 부동산 투기 의혹은 우리 당의 부동산 정책 기조에 맞지 않고 비교적 사실관계 파악이 단순해 여론이 더 악화하기 전에 빠르게 제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출범시킨 당 윤리감찰단은 최근 김 의원과 이스타항공 설립자로 대량 해고 사태를 초래한 이상직 의원 등에 대한 감찰에 착수한 바 있다.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감찰단이 이 대표에게 김 의원에 대한 제명을 권유했다고 한다.

사실관계가 정말 간단명료했다. 신 위원은 4.15 총선 이후 김 의원의 논란들에 대해 아래와 같이 정리했다.

신 위원은 “민주당 비례대표로 21대 국회에 입성한 그는 시종일관 내리막”이라며 “형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과 32억원 상당의 동교동 사저를 두고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게 알려지자 많은 이들이 혀를 찼다. 법원은 지난 9월11일 김 의원이 혼자 사저를 처분해선 안 된다며 김홍업씨 손을 들어줬다. 결국 집안 망신만 자초한 꼴이 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부동산 투기 논란과 허위 재산신고 의혹은 어떤가. 서울 서초구와 강남구 아파트, 강동구 아파트 분양권과 서대문구 상가 소유권까지. 그것도 2016년 6월부터 12월 사이에 강남 아파트 3채를 사들이는 아파트 쇼핑을 했으니 전형적인 투기꾼 행태”라며 “그나마 1채를 처분했다더니 아들에게 증여했다. 더욱이 새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4억원이나 올려 받은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샀다. 최근엔 후보 등록 때 아내 명의 아파트 분양권과 상가 소유권 지분을 고의 누락한 혐의를 받고 있다. 머리를 조아려도 모자랄 텐데 분양권의 존재를 몰라 실수로 누락했다며 아내와 참모에게 책임을 돌렸다”고 비판했다.

실수요 중심의 부동산 정책을 표방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는 다주택자와 부동산 투기 문제에 무척 예민할 수밖에 없다. 

최 수석대변인은 “감찰단장 최기상 의원이 김 의원에 대한 비상 징계를 당대표에 요청했다. 그 사유는 아래와 같다. 감찰단이 김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신고) 등에 대한 조사를 개시했는데 김 의원은 감찰 업무에 성실히 협조할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며 “당의 부동산 정책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부동산 과다 보유 등으로 당의 품위를 훼손했다”고 부연했다. 

이 대표 포함 9명의 최고위원은 만장일치로 제명에 동의했다.

故 김대중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과 삼남 김홍걸 의원이 지난 8월18일 열린 김 대통령 11주기 추도식에 참석해서 공교롭게도 나란히 앉았다. (사진=연합뉴스)

신 위원의 칼럼은 이날 아침 한겨레 지면에 실렸고 김한정 민주당 의원은 그걸 읽고 “착잡했다”고 표현했다. 김한정 의원은 김대중 정부 임기말이었던 2002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었다. 당시 김한정 의원은 김 대통령의 3남 김 의원의 뇌물 의혹 문제 때문에 급하게 미국으로 갔다. 

김한정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오늘 아침 신문 칼럼을 보고 참으로 마음이 착잡하다. 칼럼 내용에 언급된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나”라며 “(사업가 최씨가 김 의원에 뇌물을 제공하고 이권에 개입했다는 폭로나 나와서) 대통령께서 LA에 머무르고 있는 3남 홍걸씨를 만나보고 오라고 명하셨다. (김 의원이 돈을 받았다고 인정했고 그 사실을 대통령께 보고했는데) 그때 대통령의 낙담과 충격의 모습을 아직도 잊지 못 한다. 속이 타던 여사(故 이희호 여사)는 눈물을 보였다”고 회고했다.

이어 “지금 김 의원이 처한 사정에 대해 변호하고 옹호할 수 없는 상황이 한탄스럽다. 집을 여러 채 구입했는데 납득할 설명을 못 하고 있다. 가장 곤혹스러운 일은 김대중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를 존경하고 따르던 많은 분들의 실망과 원망”이라며 “기다리면 피할 수 있는 소나기가 아니다. 김홍걸 의원이 결단을 내리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한정 의원은 김 대통령 부부의 수심 가득한 모습을 생생하게 떠올렸다. 김 의원이 명백하게 부모 얼굴에 먹칠을 한 것이다.

신 위원은 “아버지 뭐 하시냐고 물을 때 괜히 주눅들 만큼 평범한 사람도 부모 얼굴에 먹칠은 않고 살아가려 노력한다”면서 “호부견자(훌륭한 아버지에 못난 아들)로 규정한 정의당의 악평에도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을 유지하는 그의 강인한 멘탈은 이해 불가다. 아니 몹시 불편하고 불쾌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제명 소식이 알려지자 정의당과 국민의힘에서 곧바로 논평이 나왔다. 핵심은 의원직이 유지되는 당적 박탈 외에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해서 의원직 박탈을 감행해달라는 요구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비례대표는 당에서 제명할 경우 의원직이 유지되는 만큼 김 의원이 마땅한 책임을 지는 결과라 할 수 없다. 김 의원은 더 이상 추한 모습으로 부친의 명예에 누를 끼치지 말고 의원직에서 스스로 물러나야 할 것”이라며 “민주당은 급조된 위성정당으로 부실한 검증을 거쳐 김 의원을 당선시킨 책임을 결코 피할 수 없다. 양정숙 의원의 경우도 김홍걸 의원처럼 부동산 투기 문제 등으로 제명되었지만 당당하게 의정활동을 하고 있지 않는가”라고 따져물었다.

배현진 국힘 원내대변인도 “민주당의 정신이자 정체성 그 자체라 할 수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의 친자인 김홍걸 의원을 당 명부에서 지우겠다는 것은 더구나 의혹이 불거진 지 며칠 지나지 않아 난 결정이란 점에서도 이례적인 듯 보인다”면서도 “민주당이 꽤 현란한 손기술을 썼지만 국민의힘은 다음 두 가지 사실을 놓치지 않고 지켜본다”고 밝혔다.

배 원내대변인은 “의혹만으로” 제명을 시켰듯이 기소된 윤미향 의원에 대해 마땅한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했고 동시에 윤리특위에 회부해서 의원직을 제명시키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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