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당기순이익 줄어도 부담하는 준조세 지속 증가
광의의 준조세 조세총액 42.5%, 협의 준조세 법인세 1.3배 수준

[중앙뉴스= 이광재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이 국민과 기업이 강제적으로 부담하는 ‘준조세’ 부담 현황을 조사했다.

준조세란 세금은 아니지만 세금과 같이 국가, 공공기관에 국민과 기업이 반드시 납부해야 하는 재정적 부담을 의미한다.

조사결과 지난 2020년 기준 모든 국민(기업포함)이 부담하는 광의의 준조세는 약 164조8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0년 한국 GDP의 8.5%, 조세총액의 42.5%에 달한다. 기업이 주로 부담하는 협의의 준조세는 약 72조원으로 이는 2020년 법인세의 1.3배, 기업 당기순이익의 62.5%에 달하는 수준이다.

2008년~2020년 준조세 증가 추이를 조사한 결과 광의의 준조세는 2008년 77.6조원에서 2020년 164.8조원으로 약 2.1배, 협의의 준조세는 2008년 30.6조원에서 2020년 72조원으로 약 2.4배 증가했다.

동기간 한국의 GDP가 1.7배(2008년 1154.2조원→2020년 1933.2조원, 명목 기준) 성장한 것에 비해 준조세 증가율이 높다. 이에 GDP 대비 광의의 준조세 비중도 2008년 6.7%에서 2020년 8.5%로 증가했다.

광의⸱협의의 준조세 증가 추이 (2008년~2020년) (자료=국민연금통계연보, 건강보험통계연보, 고용보험백서, 산재보험 사업연보, 노인장기요양보험 통계연보, 부담금운용종합보고서, 지방세외수입 통계연감, KOSIS 등)
광의⸱협의의 준조세 증가 추이 (2008년~2020년) (자료=국민연금통계연보, 건강보험통계연보, 고용보험백서, 산재보험 사업연보, 노인장기요양보험 통계연보, 부담금운용종합보고서, 지방세외수입 통계연감, KOSIS 등)

2020년 기준 기업이 주로 부담하는 협의의 준조세는 약 72조원으로 이는 같은 해 법인세 총액인 55.5조원의 1.3배를 기록했다.

전 국민이 부담하는 광의의 준조세는 약 164.8조원으로 조세 총액인 387.6조원의 42.5% 수준이다. 이는 기업과 국민이 조세 외에도 준조세로 인한 큰 금전적 부담을 지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전경련을 설명했다.

2008년~2020년 기업들의 당기순이익과 기업이 부담하는 협의의 준조세 증감을 살펴보면 기업들의 당기순이익이 감소해도 협의의 준조세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당기순이익은 2008년 52.5조원을 기록한 이후 2010년 111.7조원으로 증가, 2013년 69.0조원으로 감소, 2017년 188.7조원으로 정점을 기록한 뒤 다시 하락하는 등 경기변동에 따라 등락을 거듭했다. 반면 협의의 준조세는 기업의 당기순이익과는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2017년 이후 기업의 당기순이익은 줄고 협의의 준조세는 증가하면서 ‘당기순이익 대비 협의의 준조세 비중’이 2017년 30.9%에서 2018년 39.0%, 2019년 60.8%, 2020년 62.5%로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경련 유환익 산업본부장은 “코로나19로 인하여 경제가 침체된 상황에서 준조세의 지속적인 증가는 국민과 기업에게 큰 부담이 된다”고 지적하면서 “경제상황을 고려해 준조세 부담을 조정할 수 있는 ‘준조세 관리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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