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 이광재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한‧중 수교(’92.8.24) 30주년을 맞아 ’92년과 ’21년 사이 30년간 한중 경제․경쟁력 격차 변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결과 지난 30년간 중국은 양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질적인 경쟁력과 기술력에서 급성장해 한국과의 격차가 커지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중국은 R&D 투자 등 미래경쟁력을 좌우하는 지표마저 한국을 크게 앞서고 있고 배터리, 자동차 등 핵심산업의 경쟁력도 급성장하고 있었다.

전경련은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한국기업이 중국에서 이익을 내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대중 무역적자가 확대될 우려가 높으므로 한중FTA 개정, 프리미엄 대중 수출품목 발굴, 규제개혁을 통한 기업경쟁력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제공=전경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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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국내총생산(GDP)에서 중국은 한국을 크게 추월했다. 명목GDP는 한국이 ’92년 3555억달러에서 ’21년 1조7985억달러로 약 5.1배 성장한 반면 중국은 ’92년 4921억달러에서 ’21년 17조4580억달러로 약 35.5배 폭발적 성장을 했다. 이에 따라 한중간 명목 GDP 격차는 ’92년 1.4배에서 ’21년 9.7배로 크게 벌어졌다.

1인당 명목 GDP는 한국이 ’92년 8126달러에서 ’21년 3만4801달러로 약 4.3배 증가한 반면 중국은 ’92년 420달러에서 ’21년 1만2359달러로 약 29.4배 증가했다. ’92년에 중국의 1인당 명목 GDP는 한국의 5.2% 수준에 불과했으나 ’21년에는 35.5% 수준까지 추격했다.

대외부문 지표에서 중국의 수출입 성장률은 한국을 크게 앞섰다. 우선 한국의 수출액은 ’92년 773억달러에서 ’21년 6444억달러로 8.3배 성장한 반면 중국은 ’92년 856억달러에서 ’21년 3조3682억달러로 39.3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제공=전경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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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과 수입을 합한 교역 면에서는 한국의 ’92년 교역액이 중국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한국 1603억달러, 중국 1675억달러) ’21년에는 한국의 교역액이 1조2595억달러인 반면 중국은 6조471억달러로 한국의 약 4.8배 규모로 성장했다.

거시경제,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를 분석해 국가경쟁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IMD 국가경쟁력 순위를 살펴보면 ’94년 한국은 32위, 중국은 34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22년에는 중국이 17위, 한국이 27위로 나타나 중국이 한국을 크게 추월했다.

한국과 중국의 제조업경쟁력을 살펴보면 양국 모두 괄목할 만한 상승을 했으나 중국이 한국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경쟁력을 분석해 국가마다 순위를 부여하는 UN산업개발기구(UNIDO)에 따르면 CIP 지수는 ’92년 한국이 14위로 중국이 19단계 아래인 33위에 있었으나 ’20년에는 중국이 2위, 한국 5위로 중국이 한국보다 3단계 앞서고 있다.

한중 양국 기업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 수, 세계 수출시장에서의 점유율 1위 품목 수 모두 중국이 한국을 추월했다.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 수는 ’95년 기준 한국이 8개, 중국(홍콩 포함)이 3개로 한국이 많았으나 ’22년에는 한국이 16개, 중국(홍콩 포함)이 136개로 중국이 한국보다 8.5배 많았다.

아울러 세계 수출시장에서 점유율 1위 품목 수는 한국이 ’93년 기준 96개, 중국이 322개로 한국이 중국의 약 29.8% 수준이었으나 ’20년에는 한국이 77개, 중국이 1798개로 한국이 중국의 약 4.3%에 불과했다.

특히 한국은 ’93년에 비해 ’20년에는 1위 품목 수가 19개 줄어든 반면 중국은 1476개 늘어나 중국기업의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글로벌 R&D 1000대 투자 기업 수에서도 한국이 ’06년 19개에서 ’20년 27개로 1.4배 증가한 반면 중국은 같은 기간 4개에서 194개로 48.5배 폭증했다.

중국 과학기술의 급성장은 OECD 주요 과학기술지표를 통해서도 알 수 있는데 중국의 총연구개발지출은 ’00년 329억달러에서 ’20년 5828억달러로 17.7배 증가한 반면 한국은 같은 기간 6.1배 증가에 그쳤다. 또 국제특허출원 건수는 ’00년 1339건에서 ’18년 5만1033건으로 38.1배나 폭증했다.

한국 주력 품목에서 대중 무역적자가 심화하고 시장에서 점유율이 하락하는 추세다. 예컨대 자동차부품 분야는 수출이 ’10년 40억달러에서 ’21년 18억달러로 줄어든 반면 수입은 오히려 늘고 있다.

또 중국에서 한국의 신차 판매량도 감소하고 있다. 현대차는 중국시장에서 ’16년 114만대를 판매했지만 ’21년에는 35만대에 그쳤고 올해 중국 시장점유율은 1%대 있다.

한편 전략 품목인 배터리 분야에서 한국의 중국 의존도는 변함이 없었다. 기타 비금속광물 수입의 경우 ’10년 10.2억달러에서 ’21년 9.6억달러로 대량 수입을 유지하고 있었고 산화리튬과 수산화리튬의 경우 수입량이 ’15년 1600만달러에서 ’22년(7월) 14억7600만달러로 약 92배 증가했다.

전경련 김봉만 국제본부장은 “중국의 급성장을 고려할 때 향후 對中 적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한국경제의 잠재성장률을 높이고 중국에 대한 경쟁우위를 유지할 특별한 조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어 “대중 수출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중FTA 개정, 반도체 칩4 참여 등 대외적 대응과 함께 대내적으로도 규제개혁 등을 통한 고부가가치 수출품목 발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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