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식사로 ‘배달‧포장’ 선택하는 비율 감소세
평균 점심값 9000원 이상…63.6% “이전보다 점심값 부담 느끼는 사람들 많아져”

[중앙뉴스= 이광재 기자]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직장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직장인 점심식사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코로나19의 영향력 감소로 점심 식사시 배달이나 포장을 이용하는 직장인들이 줄어든 가운데 최근 물가 상승으로 외부 식당에서의 점심식사조차 부담스러워하는 직장인들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우선 코로나19의 영향력이 줄어들면서 점심시간의 모습에도 변화가 있는 것으로 보여졌다. 점심식사는 여전히 구내 식당을 이용하거나(50.8%, 중복응답) 회사 밖의 식당을 이용하는(50.1%) 경우가 많았으나 배달음식을 주문하거나(14.4%(2020)→29.7%(2021)→14.8%(2023)) 음식을 포장해(7.9%(2020)→18.3%(2021)→9.0%(2023)) 점심을 해결하는 직장인들은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공=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제공=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는 “코로나 상황이 안정화되면서 이전처럼 외부 식당을 일상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결과였다”며 “아울러 점심 메뉴 선정시 찌개처럼 다 함께 먹는 메뉴는 스스로 주의할 필요가 있지만(73.4%(2020)→78.0%(2021)→64.9%(2023)) 찌개류의 음식을 기피하게 된다는 인식은 과거 대비 감소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53.0%(2020)→61.0%(2021)→44.2%(2023))”고 전했다.

반면 직장인 76.6%가 점심식사를 함께 하는 동행자 수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응답하는 등 식사 인원 수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전 조사 대비 1~2명과 식사하는 비율이 소폭 상승(31.5%(2020)→36.7%(2021)→39.6%(2023))했으며 함께 식사를 하기보다 혼밥을 하는 직장인들이 증가(31.8%(2020)→35.3%(2021)→42.6%(2023))한 점은 특징적이었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는 “특히 2030세대에서 혼자 밥을 먹는 경향(20대 50.0%, 30대 51.8%, 40대 38.0%, 50대 31.6%)이 두드러졌는데 직장 상사나 동료들의 간섭을 받지 않고 혼자 점심시간을 보내고 싶어하는 마음이 뚜렷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강조했다.

대체로 팀원(65.4%, 중복응답)이나 친한 동료들(46.7%)과 함께 식사를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자신이 소속된 팀원, 부서원들과 함께 먹어야 한다는 인식(20.3%, 동의율)은 극히 드물었고 함께 식사를 하는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경우도 많은 모습이었다(51.2%).

최근 들어서는 외식비 상승 기조가 이어지며 점심값에 부담을 느끼는 직장인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본적으로 평균 8000~9000원의 점식식사 지출하는 편이었는데 이전 조사 대비 식대 비용이 많이 높아진 모습이었다.

이 때문인지 간편식으로 점심을 때우거나(43.5%, 동의율) 아예 식사를 거르는 경우(32.6%)도 있어 점심값 인상에 따른 직장인들의 심적 부담도가 점점 커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직장인 10명 중 4명(37.2%)은 평소 점심식사 후 후식을 먹는다고 응답했지만 식사 비용에 대한 부담 때문인지 후식을 자제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30.7%).

지역별로는 물가지수가 높은 서울 지역 직장인의 부담도가 특히 높은 수준이었으며(서울 41.5%, 경기·인천 35.0%, 지방 광역시 24.7%, 기타 지방 30.2%) 서울 지역 내에서도 중구·용산구 직장인이 식대 비용에 대한 부담감을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마포·종로 34.0%, 중구·용산 54.8%, 여의도·영등포 41.2%, 강남·서초·송파 45.3%, 기타 지역 37.2%).

한편 직장인들에게 점심시간은 '식사'와 동시에 '휴식'을 취하는 시간으로서 의미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 10명 중 8명(76.6%)이 점심시간을 휴식시간으로 여기는 편이었으며 이러한 인식은 연령과 직급에 차이 없이 모두 높은 수준이었다.

또 활력을 얻을 수 있고(32.3%, 중복응답) 정서적으로 안정을 찾는 시간(30.1%)이라는 응답도 적지 않아 점심시간만큼은 잠시나마 업무 스트레스를 풀고 재충전의 시간으로 활용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특히 회사 내에서의 ‘감정 노동을 피하는 시간’으로서 점심시간이 의미가 있다(33.0%, 중복응답)고까지 언급하고 있어 아주 잠깐의 시간일지라도 직장 내 상하 위계구조에서 오는 감정 소모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싶어하는 직장인들의 니즈를 읽어볼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현재 근무 중인 회사의 점심시간은 오후 12시~12시 30분(42.2%)에 시작헤 약 30분~1시간(44.1%) 내지 1시간~1시간 30분(48.1%) 정도의 식사 시간을 갖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직장인 절반 가량(46.0%)은 이러한 점심시간이 너무 짧다고 평가했으며 점심시간을 활용해 다른 활동을 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64.1%, 동의율)이라는 데에 높은 공감을 내비치고 있었다.

실제로 식사 이외에 다른 활동을 할 여유가 있다는 응답은 36.6%에 불과해 대체로 특별한 활동을 하기보다 잠을 자거나(35.2%, 중복응답) 동료들과 수다를 떠는(31.1%) 경우가 많은 편이었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는 “눈에 띄는 점은 이전 조사와 비교해 동료들과의 대화는 증가(25.1%(2021)→31.1%(2023))하고 인터넷 사용은 소폭 감소(35.8%(2021)→26.2%(2023))한 결과를 보인 것으로 이는 코로나19 방역조치 해제와 함께 직장생활의 한 부분이었던 비대면 회의나 유연 근무 시행이 줄어든 점 등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해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여유 시간이 있는 경우 주로 수면을 취하거나(57.4%, 중복응답) 운동(30.1%), 동영상 시청(23.8%) 등을 하고 싶다고 응답했으며 저연령 직장인(20대 66.4%, 30대 60.8%, 40대 48.8%, 50대 53.6%)이나 사원, 대리 직급의 직장인(사원급 61.8%, 대리급 58.6%, 과·차장급 56.0%, 팀·부장급 48.6%, 임원급 46.9%)들은 휴식을 취하고 싶은 니즈가 특히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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