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국제사회 의존 말고 “남북 돌파구 찾아야”
문 대통령 국제사회 의존 말고 “남북 돌파구 찾아야”
  • 박효영 기자
  • 승인 2020.06.15 17: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북관계 긴장 고조
문 대통령 첫 메시지
북한에 자제 요구
국회 비준 시사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무력 도발까지 예고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국제사회에 의존하지 않는 남북 만의 돌파구를 찾아보자고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15일 14시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해서 “남과 북이 함께 돌파구를 찾아 나설 때가 됐다. 더는 여건이 좋아지기만 기다릴 수 없는 시간까지 왔다”며 “한반도 운명의 주인답게 남과 북이 스스로 결정하고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을 적극적으로 찾고 실천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국제사회의 동의를 얻어가는 노력도 꾸준히 하겠다. 북한도 대화의 문을 열고 함께 지혜를 모아나가기를 기대한다”고 의사를 피력했다. 

작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된 2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가 마지노선이고 더 요구하려면 상응하는 제재 완화를 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미국은 영변 플러스 알파를 요구했고 그렇게 북미 협상은 깨졌다. 그 이후 전혀 진척된 게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 만의 돌파구를 만들어내자고 제안했다. (사진=연합뉴스)

이후 북한은 남북미 비핵화 협상에 의존하지 않는 자력 갱생의 길로 간다는 시그널을 보여왔다. 하지만 꾸준히 레드라인을 넘지 않는 방사포를 발사하거나 우발적 총격 등으로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려고 애를 썼다. 

그러다가 지난 4일 김 부부장이 탈북자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이후 강경 담화문을 발표하고 9일 모든 남북 연락망을 차단했다. 13일 저녁에는 김 부부장이 재차 담화문을 내고 △개성공단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건물 철거 △인민군의 군사 도발 가능성 등을 경고했다.

이런 북의 강경 노선에 문 대통령은 “북한도 소통을 단절하고 긴장을 조성하며 과거의 대결 시대로 되돌리려 해서는 안 된다. 남과 북이 직면한 불편하고 어려운 문제들은 소통과 협력으로 풀어나가기를 바란다. 한반도 정세를 획기적으로 전환하고자 했던 김정은 위원장의 결단과 노력을 잘 알고 있다”며 “기대만큼 북미관계와 남북관계의 진전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에 대해 나 또한 아쉬움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사실 역사적으로 남북관계는 최고조의 긴장관계였다가 다시 화해모드가 되는 등 매번 주기적으로 롤러코스터였다.

문 대통령은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무거운 마음으로 맞게 됐다”며 “6.15 선언 이후에도 남북관계는 일직선으로 발전해가지 못 했다. 때로는 단절되고 심지어 후퇴하거나 파탄을 맞이하기도 했다. 정권의 변동에 따라 우리의 대북 정책이 일관성을 잃기도 하고 북핵 문제를 둘러싼 국제 정세가 요동치기도 했고 남북관계가 외부 요인에 흔들리기도 했기 때문”이라고 정리했다.

그럼에도 가야 할 길은 분명하다.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다. 

문 대통령은 “남북이 함께 가야 할 방향은 명확하다. 구불구불 흐르더라도 끝내 바다로 향하는 강물처럼 남과 북은 낙관적 신념을 가지고 민족 화해와 평화와 통일의 길로 더디더라도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한다”며 “오랜 단절과 전쟁의 위기까지 어렵게 넘어선 지금의 남북관계를 또 다시 멈춰서는 안 된다. 나와 김정은 위원장이 8000만 겨레 앞에서 했던 한반도 평화의 약속을 뒤로 돌릴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4.27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은 남과 북 모두가 충실히 이행해야 하는 엄숙한 약속이다. 어떠한 정세 변화에도 흔들려서는 안 될 확고한 원칙이다. 우리 정부는 합의 이행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아가 문 대통령은 △7.4 남북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6.15 남북공동선언 △10.4 공동선언 △4.27 판문점선언 △9.19 평양공동선언 등을 언급하면서 “이와 같은 합의들이 국회에서 비준되고 정권에 따라 부침없이 연속성을 가졌다면 남북관계는 지금보다 훨씬 발전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176석의 더불어민주당이 마침 종전선언 결의안을 발의했듯이 국회 차원의 비준을 촉구한 것이다. 문 대통령 입장에서 나름 북측에 노력하겠다는 시그널을 보여준 의미가 있다.

김여정 부부장은 연일 대남 거친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문정인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특보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6.15 공동선언 2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북한은 실존적인 위협을 느끼고 있고 판을 바꾸기 위해 전면적으로 돌파해 나가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은 미국의 이중성에 우리가 동조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갈 데까지 가야 남한도 변하고 미국도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정부의 변화를 위해 좀 더 세게 나가는 것이라는 분석인데 문 특보는 “전술적이거나 협상을 통해 뭔가를 얻으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북한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북한이 군사적 행동에 나설 수도 있기 때문에 강력한 방위 태세를 갖춰야 한다. 다만 故 김대중 대통령이 서해교전에서 확전하지 않도록 지침을 내린 것처럼 명민하고도 결기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나아가 “아직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쌓아온 신뢰가 남아 있기 때문에 희망은 있다. 문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고 민주당도 집권여당으로서 강력히 지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동석한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올해는 북한의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마지막 해이지만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 한 상황에서 최고 존엄을 모독하는 전단은 울고 싶은데 뺨 때린 격”이라며 “김 부부장이 2인자 자리를 굳히려는 절체절명의 상황이기 때문에 극렬하게 나오고 있는 것이고 이 작업이 끝날 때까지는 상황이 계속될 수 있다. 겨울이 길 것 같다”고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이어 “정부여당이 적극적으로 원구성을 해서 전단살포금지법을 가장 먼저 만들겠다고 움직여 달라”고 주문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