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첫 스타트, 거대 양당 비판에 올인 ·· 과제는?
‘바른미래당’ 첫 스타트, 거대 양당 비판에 올인 ·· 과제는?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02.13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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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에 놓인 현실, 영호남 결합과 한국당과의 보수연대 가능성, 지도부 구성, 안보관 차이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2017년 9월부터 시작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사태가 드디어 마무리되고 새로운 두 개의 정당으로 재탄생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탈당한 국민의당과 새누리당에서 탈당한 바른정당, 여기서 민주평화당으로 떠나간 세력들과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한 세력들을 제외하고 당에 남은 이들이 바른미래당을 창당했다. 각각 내세우는 정치적 명분은 다르다. 바른미래당 창당대회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명분은 거대 양당의 적대적 공존을 비판하는 것이었다.

바른미래당이 13일 14시 경기 고양시 일산킨텍스에서 출범대회를 열고 공식적으로 첫 테이프를 끊었다.  

바른미래당이 13일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 진통 끝에 대략 5개월 만에 공식 출범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바른미래당이 13일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 진통 끝에 대략 5개월 만에 공식 출범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바른미래당의 소속 의원들이 무대에 나왔다. (사진=박효영 기자)
바른미래당의 소속 의원들이 모두 무대에 나왔다. (사진=박효영 기자)
이날 바른미래당 출범대회에는, 흔히 전당대회의 단골 장소로 꼽히는 일산킨텍스의 거대한 공간을 꽉 채울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렸다. (사진=박효영 기자)
이날 바른미래당 출범대회에는, 흔히 전당대회의 단골 장소로 꼽히는 일산킨텍스의 거대한 공간을 꽉 채울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렸다. (사진=박효영 기자)
바른미래당 출범대회에는 통합 이전의 양당 출입기자들이 모두 모였다. (사진=박효영 기자)

이날 연설을 했던 바른미래당의 주역들은 하나같이 거대 양당을 비판했다. 바른정당의 초대 대표를 맡았던 정병국 의원, 누가 뭐래도 통합을 최전선에서 이끌었던 안철수 전 대표, 바른미래당의 초대 지도부를 맡게 된 유승민·박주선 공동대표와 김동철 원내대표. 각각 다른 정당에 몸 담았던 정치인들이었던 만큼 중시하는 가치가 다르지만 거대 양당을 비판하는 것에서 만큼은 공감대를 이룬 것이다.

“오늘 이 순간 대한민국 정치가 바뀝니다~~”라고 과거 대선에서 선보였던 굵은 목소리로 운을 뗀 안 전 대표는 “기득권 패권정치가 본색을 드러냈다”며 “정부의 오만을 견제하지 못 하는 더불어민주당과 민생을 볼모로 보이콧하는 자유한국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안 대표는 대선 이후 오랜만에 "바뀝니다~~"라며 굵은 목소리를 내서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사진=박효영 기자)
안 대표는 대선 이후 오랜만에 "바뀝니다~~"라며 굵은 목소리를 내서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사진=박효영 기자)

박 공동대표는 “국정농단세력과 함께 하는 일은 결코 없을 거라고 엄중히 천명한다”고 공언하며 한국당 식의 야당 정치를 비판했다.

유 공동대표는 “자유한국당과 같은 낡고 부패한 기득권 보수를 지지할 수 없다는 건전 보수에게 진짜 보수의 새 희망이 되어야 한다”며 “시대착오적인 운동권 진보 정부의 불안하고 무책임한 국정운영에 등을 돌리기 시작한 국민에게 바른미래당이 더 믿을만한 대안정당임을 증명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두 거대 정당과 경쟁해서 승리하는 중도개혁정당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유 공동대표는 거대 양당에 실망한 국민들이 바른미래당을 지지할 수 있도록 자리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유 공동대표는 거대 양당에 실망한 국민들이 바른미래당을 지지할 수 있도록 자리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앞선 네 사람과 똑같은 연설 내용이라 고민된다며 운을 뗀 김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에 단호히 맞설 것이고 자유한국당의 반대만을 위한 반대에도 결단코 맞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태경 의원도 정부가 잘 하면 화끈하게 밀어주고 옳지 못 한 게 있으면 제대로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줄기차게 천명해왔다.

바른정당은 갈수록 몸집이 줄어 원내 9석까지 된 마당이라 통합은 무조건 남는 장사일 수 있겠지만, 국민의당은 기존의 39석에서 오히려 12석이나 줄어든 27석이 됐다(민평당 행보를 보이는 비례대표 3석 제외). 의석수 축소에 따른 마이너스 통합이라는 비아냥과 동시에 기존의 3당 역할론과 관련해서 안 전 대표는 국민의당이 충분히 그런 역할을 해왔다고 말한 적이 있다. 

안 전 대표는 2018년도 예산안 정국과 한국당의 MBC 이사 관련 보이콧 시기에 국민의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해서 국회가 과거와 달리 제대로 작동했다고 발언했다. 그렇다면 왜 통합을 하는 것일까. 바른미래당의 창당 명분인 거대 양당 견제를 국민의당 시절에도 어느정도 해왔는데 말이다. 

안 전 대표는 한국 정당사를 보면 3당은 항상 큰 선거를 앞두고 외연확장에 실패해 소멸됐다면서 통합에 나서게 된 배경을 숱하게 밝혀왔다. 하지만 되려 외연이 축소됐다. 

이에 안 전 대표는 지지율을 내세웠다. 제보조작 사태 이후 좀처럼 오르지 않는 한 자릿수 지지율은 바른미래당으로 통합한 이후 최대 16%까지 오른 두 자릿수가 됐다. 유 공동대표도 높은 지지율은 미래의 의석 숫자와 연결된다면서 마이너스 통합 비판에 대해 반론한 바 있다.  

의석수 축소를 상쇄하는 근거로 지지율 외에 다른 한 가지가 또 있다. 동서 화합이라는 가치가 그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한국 정치 70년 역사상 처음으로 동서화합이 된 정당”이 탄생했다면서 “그동안 영남과 호남,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국민을 분열시킨 거대 정당”을 꼬집었다.

안 전 대표도 “전라도와 경상도의 벽을 허물었다. 왼쪽과 오른쪽의 경계도 허물었다”며 거대 양당에서 탈당한 중도 세력의 결합에 의미를 부여했다. 

바른미래당의 지도부들의 모습. (사진=박효영 기자)
유승민 공동대표·박주선 공동대표·김동철 원내대표가 바른미래당의 초대 지도부를 맡았다. (사진=박효영 기자)

과연 그렇게만 볼 수 있을까. 박형준 동아대 사회학과 교수는 8일 jtbc <썰전>에서 “(바른미래당의) 커다란 정치공학적 단점이 핵심지지층이 없는 게 제일 문제”라며 “호남쪽도 이번에 떨어져 나갔고(민평당의 호남론) 영남쪽에서는 배신자 프레임(자유한국당의 텃밭)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역기반이 취약한데다 세대기반도 확실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바른미래당은 영호남이 화합했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영호남 어디에서도 확실한 지지층이 없어서 탈 지역주의를 내세운 것이라는 비아냥을 받고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바른미래당은 영호남이 화합했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영호남 어디에서도 확실한 지지층이 없어서 탈 지역주의를 내세운 것이라는 비아냥을 받고 있다. (캡처사진=썰전 2월8일)

박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범여권 147석(민주당·민평당·정의당 등)을 확보하게 된다. 반대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사이에 연대구조는 아직 없지만 적어도 현재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반대 입장이 분명하다”며 보수 연대가 가능할 수 있다는 점을 내비쳤다.

같이 출연한 유시민 작가도 “이렇게 편 먹는 분위기로 가면(범여권 협력) 바른미래당과 한국당도 편 먹을 수밖에 없다”고 현실을 짚었다. 

유 작가는 바른미래당이 자유한국당과 편을 같이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지적했다. (캡처사진=썰전 2월8일)
유 작가는 바른미래당이 자유한국당과 편을 같이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지적했다. (캡처사진=썰전 2월8일)

실제 유 공동대표와 안 전 대표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무리한 비정규직 제로화·탈원전·공무원 증원’ 등 문재인 정부의 주요 정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강하게 내고 있다. 여기에 김 원내대표도 본회의 연설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주도 국정 운영방식을 강도높게 비판한 바 있다. 

물론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배신자 집단”이라며 바른미래당을 맹비난했고 박 공동대표 역시 “목숨이 끊어지는 한이 있어도 한국당과 합치는 일은 막겠다”고 확신에 찬 발언을 한 적이 있어 두 당의 연대는 당장은 어려워 보인다. 

다만 당장 선거에서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현실이 너무 어둡다. 민주당은 그 어느 때와 비교해봐도 모든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풍성한 것에 비해 두 당은 인재 가뭄이다. 박 교수는 “지방선거에서 이대로 가면 바른미래당이든 자유한국당이든 함께 폭망하는 구도로 가고 있다”며 “민주당 입장에서 속으로 웃고 있다. 완전 꽃놀이패가 아닌가”라고 밝혔다. 

박 교수는 두 당의 두 가지 선거연대 시나리오가 가능하다며 “하나는 지방선거 국면으로 바로 들어가서 양당이 서울·인천·경기에서 단일화하고 영남은 현역이 자유한국당이라 그 안에서 지지율이 우세한 쪽으로 단일화하되 기초단체장 중에 큰 곳은 양보하는 방안”이 있고 “또 하나는 차라리 같이 망하자는 것으로 바른미래당 입장에서 한국당이 망해줘야 지방선거 이후 중도보수 재편에 유리하다”고 전망했다. 

박 교수는 “성공이 될지 안 될지는 모르지만 분명히 (두 당에서) 연대 논의는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교수와 유 작가는 불가피하게 범여권과 범야권으로 갈리게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언급했다. (캡처사진=썰전 2월8일) 

무엇보다 바른미래당 내부에서 호남기반의 의원들과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 간의 인식 격차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도 풀어야 할 숙제 중에 하나다. 유 공동대표와 박 공동대표는 안보관을 두고 크게 엇갈리고 있다. 

유 공동대표와 박 공동대표 간의 안보관 차이를 어떻게 극복해갈지가 중요해 보인다. (사진=박효영 기자)
유 공동대표와 박 공동대표 간의 안보관 차이를 어떻게 극복해갈지가 중요해 보인다. (사진=박효영 기자)

안 전 대표와 유 공동대표는 대북 강경론에 기울어 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북한의 6차 핵실험 이전과 이후 대북 정책이 달라져야 한다”면서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일어나면 미국에 핵공유 협정 체결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북 정책은 강경하고 단호해야 한다”며 “유엔의 초강력 제재와 굳건한 한미동맹을 통한 긴밀한 공조”를 강조했다. 안 전 대표는 “남북정상회담도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고 북핵 해결의 수단이자 과정이 되어야만 한다”며 문 대통령의 “회담을 위한 회담” 반대와 “여건론”과 일맥상통한 이야기를 했지만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천명한 강경한 대북책에 더 가깝다. 

유 공동대표가 수차례 거론해왔듯이 강력한 대북제재를 통해 북한 스스로 비핵화의 대화 테이블에 나오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어느정도 압박을 하면서도 소통을 병행해서 북한을 비핵화의 길로 이끌어내자는 절충적 지점이지만 유 공동대표와 안 전 대표는 강경론 일변도인 것이다. 

반면 박 공동대표는 지난달 31일 TV조선 <강적들>에서 “역지사지를 해볼 필요가 있다”며 “북한이 올림픽에 참석 안 한다고 하고 (한반도 안보가 불안하면) 아베와 트럼프 등 외국 정상들이 선수단을 안 보내겠다고 했는데 이제는 그런 정상급 인사들이 다 오게 됐다”며 “북한이 그런 긴장해소에 일익을 담당해준 것은 인정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 공동대표는 확실히 DJ의 햇볕정책을 중시하는 안보관을 신념으로 가지고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박 공동대표는 확실히 DJ의 햇볕정책을 중시하는 안보관을 신념으로 가지고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박 공동대표는 “만약 외국 정상들이 안 온다고 했다면 국민들이 그때가서는 평양에 가서 김정은의 협조를 받아야 할 것 아니냐라면서 무능한 정부를 탓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지금 “평창 올림픽이 안전하게 치러진다고 하니까 더 나가서 그렇게 안 하고는 못 했느냐(북한 대접이 너무 과하다는 측면)하는 민족적 자존심과 체면을 내세워서 너무 과했다는 것은 나도 인정한다”며 “그럼에도 일방적으로 정부를 매도할 일은 아니”라고 소신을 밝혔다.

그런 의미에서 “현송월이 오든 박송월이 오든 그냥 왔다 가는가보다 이렇게 생각하면 될 일이고 정작 문제는 올림픽이 끝난 다음에 북한의 태도돌변이 되면 국제 사회의 조롱을 받는 일”인데 “국민 의견이 분분하지만 그래도 안전한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여건을 만드느라 이렇게 양보도 했고 비난여론을 감수했다 이렇게 평가해주면 된다”고 말했다.

박 공동대표는 “올림픽 이후에 북한이 달라지면 계속 압박과 제재를 해서 비핵화를 유도하는 정책이 포기된 것은 아니”라고도 말해 문재인 정부의 대북 기조와 일맥상통한 진단을 내렸다.

바른미래당 내부에 박 공동대표를 비롯해 주승용 의원 등 호남기반의 의원들은 분명 DJ(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바탕으로 하는 대북 정책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물론 바른정당 출신 정운천 의원도 1월23일 전남 광주에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16차 통합포럼을 통해 햇볕정책과 안보정책에 대해 진솔하게 토론했다”며 “7.4남북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이 함께 선언한 6.15남북공동선언, 또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이 선언한 10.4선언 다 강령에 넣었고 국민의당은 계승하고 바른정당은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또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그런 대북포용정책도 그땐 필요했고 강압정책도 필요했다”고 말해 기존의 유 공동대표가 강조한 압박 위주의 강경한 대북정책에서 한 걸음 더 진일보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운천 의원은 호남 지역구를 가진 보수정당 출신 정치인이라는 점을 자주 언급했다. 그런 의미에서 호남의 진보적 가치를 인식해서 보수정당에 녹아내리게 할 수 있는 가교 역할을 자처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정운천 의원은 호남 지역구를 가진 보수정당 출신 정치인이라는 점을 자주 언급했다. 그런 의미에서 호남의 진보적 가치를 인식해서 보수정당에 녹아내리게 할 수 있는 가교 역할을 자처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그럼에도 유 공동대표와 안 전 대표의 대북 강경책과 호남의원들의 DJ 햇볕정책 계승을 둘러싼 안보관의 차이가 나중에 갈등요소로 불거질 수 있다.
  
한편, 바른미래당은 이날 출범대회에 앞서 수임기관 합동회의를 열고 신당의 지도부와 정강정책의 큰 얼개를 확정했다. 

먼저 지도부는 ‘유승민 박주선 공동대표·김동철 원내대표·지상욱 정책위의장·이태규 사무총장’ 체제로 꾸려졌다. 최고위원은 9명으로 ‘공동대표·원내대표·정책위의장·선출직 최고위원 3명·전국 청년위원장·당대표 지명 2명’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현재 정운천·하태경 의원과 김중로·권은희 의원이 확정된 상태이고 추후 최고위회의를 거쳐 나머지 인선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당사는 기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중앙당사를 그대로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강정책의 핵심은 ‘민생·안보·정의·미래’ 4가지다. 

구체적으로 △민생(혁신경제·좋은 일자리·노동시장 격차 해소·창업과 신성장산업·아이키우는 환경) △안보(안보태세·평화통일·외교력 강화) △정의(정의승리와 인권존중·법 앞에 평등·국민주권·분권국가와 지방자치) △미래(4차산업혁명·차별없는 교육·안전사회·환경에너지·문화공동체) 등으로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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