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강대 강’ 갈 길 가는 ‘통합파’와 ‘반통합파’
여전히 ‘강대 강’ 갈 길 가는 ‘통합파’와 ‘반통합파’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01.24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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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반통합파 신당 당명 ‘민주평화당’, 바른정당 창당 1주년, 광주에서 확인한 진보적 가치, 안철수 대표의 징계 소동, 국민의당의 재산 문제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국민의당 통합파와 바른정당, 국민의당 반통합파는 각자 길을 거침없이 가고 있다. 여전히 신경전은 날카롭다. 

바른정당은 창당 1주년을 맞았고, 국민의당 통합파와 바른정당 지도부가 광주로 내려가 호남 민심과 진보적 가치를 수용한다고 밝혔다. 안철수 대표는 당내 반통합파의 신당 창당 움직임에 경고했고 징계 카드까지 꺼내들었지만 국민의당 반통합파는 창당준비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신당 당명을 ‘민주평화당’으로 확정했다. 

일련의 진행과정이 숨 가빴다. 결국 국민의당의 양대 진영은 결별 수순을 밟고 있는데 중요한 것은 누가 국민의당을 나가느냐 바로 그것이다. 안 대표는 원래 23일 일정으로 오전에는 광주에 갔다가 오후에는 당사에서 비공개 당무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그 당무위는 반통합파 의원들에 대한 징계를 위한 것이었는데 결국 취소됐다. 

대신 안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반통합파에 최후통첩을 보냈다. 안 대표는 “창당하려면 당적을 정리하는 것이 떳떳하고 당당한 태도일 것”이라며 “통합을 반대하는 분들께 마지막으로 요구하고 호소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반통합파의 호남정신 이용 자제 △당내 당을 만드는 창당 준비 행위 즉각 중단 △창당추진위원회 불참 선언하고 전당대회에 협력 당부 등 3가지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번 주말까지 입장을 정리”해달라고 데드라인(마감일)을 설정했다. 

안철수 대표와 유승민 대표가 광주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국민의당 제공)
안철수 대표와 유승민 대표가 광주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국민의당 제공)

박주현 의원은 23일 국회 정론관에서 합당 반대 기자회견을 하기 직전에 “국민의당 전국여성위원장이자 최고위원으로서 징계 당하지 않았다”며 자신감 있는 표정을 보였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와 만나서는 “곧 신당 홈페이지가 오픈될 것이고 국민의당 공보국과는 다른 공지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현 의원은 23일 아직 징계되지 않았다며 웃음을 보였다. (사진=박효영 기자)
박주현 의원은 23일 아직 징계되지 않았다며 웃음을 보였다. (사진=박효영 기자)

조배숙 의원도 이날 개혁신당창당추진위 모임에서 안 대표가 징계를 미룬 것을 두고 “통합파는 내부에서부터 붕괴 조짐이 보이고 있다”고 견제성 발언을 했다. 조 의원은 “강경 통합론자들의 히스테릭한 반응을 보면 딱하기까지 하다”며 “이성이 마비된 정치는 광기와 다르지 않다”고 공격했다.

반통합파 의원들의 반응을 통해서 알 수 있듯이 신당 창당은 가시화됐다. 이미 당명 공모를 진행했고 24일 ‘민주평화당’으로 당명이 확정됐다. 25일에는 목포해양대에서 평화당 ‘전남 결의대회’가 열리고 2월6일에는 국회에서 평화당 ‘중앙당 창당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통합파도 예고했던대로 통추협(통합추진협의체)을 통합추진위원회로 격상했고 안 대표와 유승민 대표가 공동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통추위는 기존 통추협의 2+2에서 양당의 정책위의장·사무총장·대변인 등을 추가하고 5개의 분과위원회(인재영입분과위원회·기획조정분과위원회·총무조직분과위원회·정강정책 당헌당규분과위원회·정치개혁 비전분과위원회)를 두기로 했다.

그러나 이용호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의 경우는 애초에 통합을 반대하는 모임이었던 구당초(당을 구하는 호남 초선)에 이름을 올렸던 바가 있어서 통추위에 합류하는 것인지의 여부는 정확하지 않다. 

국민의당 공보실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단순히 전달받은 사항을 기자들에게 배포했다”며 “사실 통합에 반대한다면 주요 당직을 내려놓는 게 도의적으로 맞다”고 말했다. 이용호 의원실 관계자도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용호 의원은 중재에 힘써오고 있고 구당초 때와 지금은 상황이 달라서 입장 표명하는 것에 많이 조심스러워졌다”며 “통추위 합류와 관련해서는 직접 물어보겠다”고 밝혔다.

안 대표의 통합파와 박정천(박지원 정동영 천정배)의 반통합파는 각자의 길을 가고 있지만 기존의 국민의당이란 보금자리를 누가 나가느냐를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원내 3당 지위를 갖고 있는 국민의당의 국고 보조금과 당 자산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이준석 바른정당 서울 노원병 당협위원장은 지난 17일 <바담바담(바른정당 토크쇼)>에서 “국민의당은 지난 선거에서 선거 보조금을 보전받아서 당의 재산이 좀 있다”며 “당이 나눠지면 의석이야 합의해서 나눌 수 있지만 (이혼 절차처럼) 당의 재산을 합의해서 나누는 것은 법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같이 출연했던 유 대표는 “국민의당의 돈 사정은 잘 모르지만 나는 정말 돈이 많고 적음은 문제가 아니라 생각하고 적으면 적은대로 그걸로 충분히 깨끗한 정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통합신당·민주평화당 신 4당 원내교섭단체 체제가 펼쳐졌을 경우, 민주평화당 세력이 국민의당을 나가서 공식 출범하더라도 상당한 규모의 국고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친안계이자 안 대표의 비서실장인 송기석 의원은 23일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민주평화당의 창당 선언서에 의원들 18명이 이름을 올린 것을 두고 위기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송 의원은 “반대하는 분들이 지역구 의원만 해도 사실상 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할 수도 있는 그런 상황도 충분히 예측된다”고 말했다. 

창당 1년 맞은 바른정당의 ‘통합’을 위한 노력

24일 오전 바른정당은 창당 1주년을 맞아 중앙당사에서 기념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 모인 유 대표와 최고위원들, 정병국·이혜훈 전 당대표는 매번 되풀이했듯이 험난한 개혁보수의 길과 바른정당의 어려운 처지를 묘사했다. 동시에 그럼에도 이 길을 헤쳐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바른정당 창당 1주년 기념식에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바른정당 창당 1주년 기념식에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오랜만에 마이크를 잡은 이혜훈 의원이 발언했던 것이 대표적이다. 이 의원은 “오늘 아침에 뉴스 보니 서울 아침 날씨가 모스크바보다 춥다. 바른정당 상황과 비슷하다. 일년 전 이렇게 추운 날 창당했고 1년 전부터 저희가 쉽지 않은 길을 걸어왔다. 그런데도 올 수 있었던 것은 반드시 썩은 보수 교체해서 보수 살려내고 대한민국 일으키겠다는 굳건한 의지와 흔들리지 않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개인 비리 스캔들로 인해 바른정당 대표직에서 물러나며 미안해했던 이혜훈 의원이 오랜만에 마이크를 잡고 발언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개인 비리 스캔들로 인해 바른정당 대표직에서 물러나며 미안해했던 이혜훈 의원이 오랜만에 마이크를 잡고 발언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하태경 의원은 이 자리에서 “자유한국당과 홍준표 대표를 비판할 때마다 살살하라고 했던 분들이 몇 분 계셨는데 그분들 결국 돌아갔다”고 말하면서 개혁보수의 구체적인 내용을 시즌1과 시즌2로 나눠서 설파했다. 하 의원은 “가짜보수 1기와 2기가 있는데 1기는 친박 간신정당이고 2기는 진화해서 21세기에도 여전히 빨갱이 사냥하는 극우정당”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바른정당이 1년 동안 엄청나게 헤매다가 이제야 중심을 잡기 시작했는데 2기 바른정당은 바른정당이 더 커지는 것이다. 우리가 국민의당과 통합하는 것은 단순히 선거 공학적인 게 아니라 진짜 보수와 진짜 중도가 힘을 합한 진짜 대연합 정당, 진짜의 시대를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태경 의원은 개혁보수의 전도자답게 지속적으로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해왔다. (사진=박효영 기자)
하태경 의원은 개혁보수의 전도자답게 지속적으로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해왔다. (사진=박효영 기자)

하 의원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개혁보수의 내용을 이야기해 왔는데, 전날(23일) 바른정당 지도부와 안철수 대표가 광주로 내려가 망월동 5.18 민주묘역을 참배하고 여러 진보적 의제 또는 보수화 경계를 염두에 둔 발언을 한 것도 이와 일맥상통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광주에서 나왔던 의미있는 말은 크게 △햇볕정책 존중 △지역주의 극복 차원의 DJ정신 강조 △보수대야합 절대 부정 등 3가지다. 

정운천 바른정당 의원은 바른정당 광주시당에서 개최된 연석회의 자리에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16차 통합포럼을 통해 햇볕정책과 안보정책에 대해 진솔하게 토론했다”며 “7.4남북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이 함께 선언한 6.15남북공동선언, 또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이 선언한 10.4선언 다 강령에 넣었고 국민의당은 계승하고 바른정당은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그런 대북포용정책도 그땐 필요했고 강압정책도 필요했다”고 말해 기존의 유 대표가 강조한 압박 위주의 강경한 대북정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는 점을 드러냈다.

정운천 의원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 정치인으로서, 이념적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음을 주장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정운천 의원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 정치인으로서, 이념적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음을 주장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정 의원은 DJ정신(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처음 2인자 비서실장을 경북 봉화출신 김중근 의원을 임명했다”며 “행동으로 실천으로 지역주의를 극복하기 위해서 노력하신 분”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나 또한 아까 말한대로 지역주의를 극복하기 위해 온 몸을 던져서 철옹성 같은 호남(전주 지역구)에서 당선됐고 그런 연장선상에서 국민의당과 통합을 통해 미래로 나아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권오을 바른정당 최고위원도 “(무안 KTX 경유 관련 예산 1조원을 거론하며) 이 지역에서 지난 총선에선 국민의당, 대선에선 민주당을 지지했다. 결과적으로 이 지역에서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경쟁구도가 형성됐기 때문에 그런 결과가 가능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까지 영호남에선 3~40년 이상 일당독주체제가 형성되면서 제대로 된 정치인도 키우지 못했고 지역의 경쟁력도 굉장히 떨어뜨렸는데 몇 년 사이 호남에서는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경쟁구도를 형성해 긍정적인 결과를 많이 낳았다”고 기존의 국민의당 호남 경쟁론과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통합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가장 크게 우려하는 것이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 통합하고 자유한국당과도 통합해 보수대야합이 이뤄질 상황이다. 

안 대표는 이와 관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광주남부센터에서 “(적폐세력과 손 잡는다/수구보수화다/안철수 대선을 위해서 호남을 버리는 것 아니냐) 등 사실이 아닌 모함과 악의적 왜곡을 하고 있다”며 “오히려 목표는 자유한국당을 압도하고 누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일부 반대파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자유한국당과의 2단계 통합 같은 것은 절대로 없다는 말씀을 드린다. 우리 통합개혁신당의 목적은 기본적으로 기득권 양당으로부터 대한민국을 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태경 의원이 밝혀왔던 한국당을 극우화로 고립시키는 전략 차원과 맥이 닿는다. 

한편, 안 대표가 최후통첩을 내리자마자 바로 반통합파가 민주평화당이란 당명을 확정했듯이, 국민의당 내 양대 진영의 당적 문제는 이번주 안에 정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안 대표가 당무위원회와 최고위원회의를 비롯 당의 공조직을 사실상 장악한 상황에서 현재까지는 반통합파가 집단 탈당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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