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되지 않은 ‘권성동’, 구속시키려 했던 ‘양부남’
구속되지 않은 ‘권성동’, 구속시키려 했던 ‘양부남’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07.05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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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 사태 속 권성동 의원, 수사 외압 의혹은 영장에 빠져, 양부남 단장이 수사를 미흡하게 했나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법리상 의문점”이 뭘까.

허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서울중앙지법)는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며 법리적으로 의문점이 있다고 밝혔다.

허 판사는 5일 자정을 갓 넘긴 시각 권 의원에 대한 영장을 기각했고 “현재까지 수사 진행 경과와 피의자의 주거 등을 고려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사유를 제시했다. 

4일 오전 10시 서초동 법원에 들어선 권 의원은 기자들에게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지역구인) 강릉시민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특별수사단의 사실 인정과 법리 구성에 문제점이 많고 무리한 구성이 있다. (인사청탁 의혹은) 여러 차례 보도자료를 통해 나와 무관한 일이라고 말씀드렸다”며 혐의를 일체 부인했다.

권성동 의원이 서울중앙지방법 입구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영장에 적시된 권 의원의 혐의는 3가지다.

△2012년11월~2013년4월 강원랜드 채용 절차에서 의원실 직원과 고교 동창 자녀 등 16명을 입사시켜달라고 부정 청탁(업무방해) △2013년9월~10월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의 감사원 관련 청탁을 받고 자신의 비서관 김씨를 채용하도록 함(제3자 뇌물수수) △고교 동창인 김씨가 강원랜드 사외이사직을 얻을 수 있도록 산업통상자원부 소속 공무원들에게 압력 행사(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당초 권 의원은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겠다고 밝혔지만 이미 영장 기각을 확신했기에 그런 반응을 먼저 보였던 것으로 추측된다.

사건이 알려진 것은 1년여 전이다. 권 의원의 5급 비서관이었던 김씨가 강원랜드에 부정 채용된 사실이 감사원에 의해 적발됐고 검찰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2017년 9월 한겨레의 단독 보도로 알려졌다.

최 전 강원랜드 사장(7대) 재임 시절 작성된 핵심 청탁자 리스트에 권 의원이 있었고 이는 함승희 전 강원랜드 사장(8대) 때 자체 감사로 확인됐다. 그 당시 감사결과에 따르면 2012년~2013년 일반사무·카지노·호텔 부문에서 채용된 518명의 95%(493명)가 청탁 대상자로 특혜를 받은 것으로 조사돼 파문이 일었다. 이에 강원랜드는 2017년 2월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지만 검찰은 권 의원에 대한 서면조사만 한 번 실시한 뒤 최 전 사장과 인사팀장만 기소했다. 당연히 권 의원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권 의원이 5일 자정을 넘긴 시각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대기 중이던 서울북부지검 청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관할 지역인 춘천지검에서 수사를 맡았던 안미현 검사(현 의정부지검 소속)는 2월4일 MBC를 통해 권 의원이 커넥션을 이용해 수사축소 외압을 행사했다고 폭로했다.

큰 불을 끄기 위해 대검찰청은 서지현 검사(통영지청 소속)의 폭로 때(성추행 피해와 부당한 인사보복 고백)와 마찬가지로 강원랜드 채용비리와 수사외압을 밝혀내기 위한 자체 수사단(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단/양부남 의정부지검장이 단장을 맡음)을 출범시켰다. 

권 의원은 2월5일 MBC <양지열의 시선집중>에서 “1차 2차 수사 과정에 압력을 행사한 사실은 전혀 없다”며 “안 검사가 어떠한 근거로 그런 주장을 하는지 참으로 어이가 없고 이 사건의 배경에는 안 검사의 인사에 대한 불만이 원인들 중에 하나라고 알고 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때 더불어민주당 소속 법사위 의원들은 권 의원이 법사위원장으로서 법사위 회의를 진행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 하다면서 보이콧을 선언했다. 법원과 검찰을 담당하는 법사위 회의에 자기 사건의 담당자를 부를 수 있는 권한이 있는 만큼 공정성에 시비가 있다는 취지였다. 한국당도 권 의원을 보호하기 위해 맞불 보이콧 작전(전체 상임위원회 올스톱)을 취했다. 

권 의원이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가는 중에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청년단체 회원들이 피켓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권 의원이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가는 중에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청년단체 회원들이 피켓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5월15일에는 안 검사와 양 단장이 차례로 문무일 검찰총장의 수사 외압 의혹이 있었다고 폭로했고 사태는 검찰 항명 논란으로 일파만파 확대됐다. 문 총장과 대검은 의혹을 부인했고 정당한 수사 지휘라고 항변했다. 이 지점은 중요한데 수사단이 출범된 것 자체가 권 의원과 고위급 검사의 수사 외압 논란을 명명백백 밝히는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별도의 자문단이 구성돼 연루된 고위급 검사(김우현 인천지검장·최종원 전 서울남부지검장)에 대한 기소 여부를 판단하도록 맡겼는데 결과적으로 불기소 결정이 내려졌다. 그럼에도 양 단장은 5월19일 권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데 성공했다.   

궁극적으로 수사단은 권 의원의 영장에 수사 외압 관련 혐의는 적시하지 못 했다. 허 판사는 형사소송법 70조 2항에 따라 증거 인멸의 우려를 주요 조건으로 보고 영장을 발부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기각 결정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관측된다.

수사 외압 의혹 자체가 피고인에 대한 증거인멸 우려의 근거로 작용될 수 있는데 이것이 빠져있다면 원래 혐의(업무방해·제3자 뇌물수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가 완벽하게 입증된 상태가 아닌 이상 사전 구속영장은 기각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어찌됐든 허 판사의 기각 결정은 양 단장의 수사가 미흡했다는 함의를 담고 있는데 이에 대한 한국당의 반발과 (양 단장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질지 주목된다. 그럼에도 양 단장은 과거 구속영장의 기각 사례를 일일이 연구 분석해 원인을 파악했고 이를 자료로 남겨둔 적도 있을 만큼 향후 수사를 보완해 영장을 재청구할 가능성이 있다. 적어도 불구속 기소를 한 뒤 공소유지를 하면서 치열한 법리 다툼에 진력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관련 수사단 단장을 맡은 양부남 당시 광주지검장(여주지검장)이 2월7일 오전 광주지검을 떠나 수사단 사무실이 차려진 서울북부지검으로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강원랜드 채용비리 관련 수사단 단장을 맡은 양부남 당시 광주지검장(의정부지검장)이 2월7일 오전 광주지검을 떠나 수사단 사무실이 차려진 서울북부지검으로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한편, 5월21일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국회 본회의에서 염동열·홍문종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되자 논평을 내고 “대검 자문단 회의 결과와 염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부결 등 일련의 과정을 보면 결국 수사단의 수사는 무리한 법리 적용과 짜맞추기식 수사로 판명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며 “수사단은 검찰총장의 수사 지휘도 무시하고 법리도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채 화풀이 하듯 영장을 청구하고 있는데 이는 검찰권의 남용이자 야당 정치인에 대한 정치탄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출세욕과 공명심으로 평지풍파를 일으켜 검찰의 신뢰를 추락시킨 양부남 단장은 사퇴를 통해 과오를 씻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양 단장의 이력을 봤을 때 출세욕에 따른 정치 탄압을 일삼은 인물로 그의 명예를 매도하기에는 고개가 갸우뚱거려지는 것이 사실이다. 

양 단장은 전남 담양 출신으로 전남대 법학과를 졸업했고 사법연수원 22기로 1993년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24년 만인 작년, 거의 드문 사례로 비 서울대 법대 출신임에도 검사장에 임명됐다.

양 단장은 그동안 ‘공무원 뇌물, 국가보조금 배임횡령, 조직폭력배 사건’ 등 굵직한 스캔들을 도맡아 사법 처리를 완료시킨 바 있다. 특히 변호사법을 위반한 검사, 부패한 사이비 언론인, 친환경농산물 인증 비리 공무원, 검은 돈을 받은 지식경제부 서기관 등 날카로운 칼끝은 대상을 가리지 않았다. 양 단장은 전자바우처 비리를 이유로 보건복지부를 압수수색 한 적도 있었고, 2014년에는 원자력발전소 비리 수사단장을 맡아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전력기술 관계자 20명을 구속했고 98명을 법정에 세웠다.

양 단장과 권 의원의 법리 전쟁과 강원랜드 사태의 종착역이 어디에 이르게 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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