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당대표 도전 ‘발목 야당’ 탈피 가능한가
하태경 당대표 도전 ‘발목 야당’ 탈피 가능한가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08.02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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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의원 당대표 후보 출마선언, 제1야당 교체와 수구보수 퇴출, 소득주도성장은 맹비판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2020년 총선에서 바른미래당을 제1야당으로 만드는 일에 정치 생명을 걸겠다.”

바른미래당의 전당대회(9월2일)가 한 달 남은 가운데 하태경 의원이 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당대표 출사표를 던졌다.

하태경 의원은 제1야당 교체를 목표로 반공보수 퇴출을 한국 정치의 가장 큰 과제로 제시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하태경 의원은 제1야당 교체를 목표로 반공보수 퇴출을 한국 정치의 가장 큰 과제로 제시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하 의원은 “호박에 줄을 긋는 눈속임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밭을 갈아엎는 대혁신으로 야권의 판갈이를 주도하겠다. 흙탕물 뒤집어쓰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와 패기로 반공수구보수 자유한국당을 역사의 뒤안길로 밀어내고 한국 정치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의당이 오비이락(지방선거에서 5번이 날면 2번이 떨어진다는 구호)을 내세우기 전 하 의원은 지속적으로 반공보수와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의 정계 퇴출을 지속적으로 외쳐왔다. 

하 의원은 국정농단과 탄핵 그리고 지방선거를 거쳐오면서 “한국 정치의 근본적인 지형 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것은 “해방 이후 한국 정치의 중심에서 나라를 좌지우지 해왔던 반공수구보수의 시대가 국민의 힘에 의해 막을 내린 것”인데 그들을 대체하는 “새로운 야당의 건설이야말로 한국 정치가 지금 이뤄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제1야당 교체를 최우선 목표로 강조한 것 외에 하 의원이 출마선언문에서 공약한 것은 △발목 야당 탈피 △한국당과의 통합 결사 반대 △원칙 있는 평화노선 △저성장 양극화 극복을 통한 경제중심정당 건설 △유승민과 안철수의 가치 계승 등 5가지다.

하 의원은 “사사건건 발목을 잡고 남의 실수만 바라는 퇴행적인 정치는 국민을 괴롭히는 정치”라며 “정부여당이 잘하는 일은 더 잘할 수 있도록 박수쳐주고 부족하거나 생각이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정책과 노선으로 당당하게 경쟁하는 건강한 야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일종의 새로운 ‘야당론’인데 여기에는 기존 거대 양당이 한국 정치사에서 승자독식 선거제도에 힘입어 적대적으로 공존해왔고 상대 진영이 죽어야 내가 사는 제로섬게임 식의 구태 정치를 일삼았다는 문제의식이 있다. 사실 겉으로 내세운 명분만 보면 제3당의 다당제를 구축한 국민의당의 약진과 바른미래당의 출범 모두 이런 맥락과 맞닿아 있다.

하지만 반 문재인 증오 정서에 기댔던 국민의당이나 문재인 정부의 공격에 힘을 쏟았던 바른미래당 모두 한국당 식 발목 야당의 이미지를 벗어난 야당이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사실 하 의원은 탄핵 이후 이 지점에 천착해왔다. 

우리은행의 달력 그림에 인공기가 들어갔다며 문재인 정부 시대의 분위기와 연결지은 한국당이 생떼를 부릴 때도 “빨갱이 장사”하지 말라고 비판했었고, 4월27일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날 드루킹 투쟁 천막을 친 한국당 의원들에게 “이날만은 문재인 대통령을 응원해주자”고 설득했고, 북미 정상회담이 잠정 취소됐을 때 문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너무 낙담하지 말고 원래 어려운 일이었다. 신발끈 매는 심정으로 다시 재출발하자”고 격려했었다.

동시에 하 의원은 비트코인 관련 국무총리실의 엠바고 문제, 통일부의 북한 상황 오판,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 비호하는 여당, 소득주도성장 정책 등 문재인 정부에 대해 합리적 비판을 아끼지 않았다.  

문제는 하 의원 자체가 워낙 가감없는 화법을 구사하다 보니 ‘김일성 가면’과 ‘김영환 전 경기지사 후보와 네거티브 협공’ 등 대정부 강경 투쟁 이미지만 부각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반대를 위한 반대를 지양하고 잘 하는 것은 잘 한다고 칭찬해주는 새로운 야당론을 주창하지만 강경한 야당 국회의원의 이미지가 더 짙다는 것이다. 이런 현실에 언론의 포커스가 편향됐다고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태경 의원은 제1야당 교체를 목표로 반공보수 퇴출을 한국 정치의 가장 큰 과제로 제시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문재인 정부와의 관계 설정에 대해서 3가지 원칙을 강조한 하 의원. (사진=박효영 기자)

본지 기자는 이런 문제의식에 대해 물었고 하 의원은 “(강경한 이미지만 부각되지 않도록) 당대표의 무게에 맞게 좀 더 성숙할 것”이라고 답했다.

중요한 것은 문재인 정부와의 관계 설정이다. 대정부 기조 원칙을 세워야 이에 맞게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협력하고 견제할 수 있는데 하 의원은 △외교안보는 절대적으로 협치 △경제는 망치고 있으니 처절하게 견제 △개혁 정책은 경쟁 이렇게 3대 원칙을 내세웠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유승민 전 공동대표와 더불어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마저도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하 의원은 “소득주도성장은 대한민국 국민을 모르모트(실험용 쥐)로 만드는 것이다. 이것은 소득주도 퇴행이다. 우리나라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중소기업 포함해서)이 숫자로 99% 고용의 88%라고 할만큼 국민의 압도적 다수다. 이러다 대한민국 망가진다. 실제 문 대통령도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공약) 안 지키겠다고 사과했다. 이번 최저임금 인상 결정도 철회해야 한다”며 정부의 경제 기조에 대해서는 날을 세웠다.  
 
제1야당 교체를 위해 중요한 한국당과의 차별화 전략으로는 “호박에 줄긋는 개혁 안 하겠다. 수박씨를 뿌려서 진짜 수박을 만드는 법이 그것이다. 한국당도 이제는 흉내를 내야한다. 서로 자극이 될 것”이라며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에 대해서는 “행동이 말을 잘 못 따라간다. 그리고 가치는 사람을 통해 실현되는데 가치는 부분적으로 맞는 말을 하는 것 같은데 그걸 실현할 사람이 없는 것 같다. 가끔 헛발질도 한다. 어제 김성태 원내대표가 말한 성 정체성 이런 말은 인신모독이다. 이걸 소신이라고 치켜세우면 안 된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출마선언문에서 “지금 바른미래당이 현실에 안주하는 현상유지형 리더십에 기댄다면 몰락을 자초하는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비상한 시기엔 비상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아무래도 바른미래당의 대주주인 안 전 대표의 마음을 누가 얻느냐 그리고 영향력이 가장 큰 손학규 상임고문의 출마를 견제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 의원은 안심의 향배가 이목이 쏠리는 판세에 대해 “이제는 안철수 전 대표를 편안하게 성찰할 수 있도록 놔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바른미래당은 8일부터 9일까지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 등록 신청을 받고 11일 예비경선을 진행한다. 경선은 책임당원·일반당원 각각 2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는데 6등에 들어야 최소 최고위원이 될 수 있다. 만약 이 안에 여성 후보가 없으면 무조건 6등 자격을 부여하기로 배려했다. TV 토론은 8차례 실시하기로 했다.

현재까지 공식 출마선언을 한 후보는 하 의원을 비롯 장성민 전 의원·이수봉 전 인천시당위원장·장성철 전 제주도당위원장이 있고, 손 고문·김영환 전 의원·이준석 서울 노원병 당협위원장도 출마가 유력한 상황이다. 더불어 지상욱 전 정책위의장(현역의원)·김성식 의원·신용현 수석대변인·김철근 대변인도 고심 중이다. 최대 11명의 후보들 중 손 고문과 하 의원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쿠키뉴스가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7월21일~24일 전국 거주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했고 응답률 2.6%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 그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손학규 22.8%·하태경 15.6%·이준석 11.3%·장성민 4.1%·김영환 3.6%·김성식 2.9%·김철근 1.3%로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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