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원장 “서울에서 환영받을 만큼 일을 많이 못 했다”
김정은 위원장 “서울에서 환영받을 만큼 일을 많이 못 했다”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09.21 1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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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국회회담 가능하나, 북한의 변화 의지, 능라도 체육관 연설에서의 박수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불편한 도로 사정과 초라한 숙소 환경을 스스로 고백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태도를 보면서 과거 우상화 된 북한 최고 지도자와는 다른 모습을 모두가 확인했다.

그런 사례가 하나 더 있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21일 오전 국회에서 방북 기자간담회를 열고 “(첫 날 목란관 환영만찬에서) 김 위원장에게 술을 한 잔 권하면서 얘기했다. 김 위원장의 꿈이 꼭 이뤄지길 바란다. 꼭 서울에 와달라. 평양 시민 10만명이 문 대통령을 환영했는데 서울에 오면 평양보다 더 많은 환영 인파가 있을 것이다”라는 말을 했고 김 위원장은 “내가 서울에 가서 환영받을 만큼 일을 많이 못 했다”는 답을 들었다고 밝혔다.

정동영 대표는 김정은 위원장과 북한의 변화 의지를 설파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정 대표는 김 위원장에게 “물론 남쪽에는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훨씬 더 많은 시민들이 환영할 것이다. 실제 그 다음날 서울 답방이 합의문에 담겼다. 서울 답방은 김 위원장의 결단이다. 참모들이 반대를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사실 북한 최고 지도자의 서울 방문은 18년 전 6.15 공동선언 마지막 항에 “조속한 시일 내에 2차 정상회담을 서울에서 개최한다”라고 명시됐었다. 하지만 그 약속은 18년째 이행되지 못 했다. 이번 평양 선언을 통해 올해 안에 그 약속이 지켜질 수 있게 됐다.

정 대표는 “핵 위협없는 한반도에서 경제 부국의 꿈을 실현하겠다는 것이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의 의미다. 핵무기를 내려놓고 남한이 발전했듯이 우리도 발전하겠다는 의지가 연내 서울 답방 발표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19일 대동강 능라도 5.1 체육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평양 시민 15만명 앞에서 사상 최초로 연설을 했다. 

정 대표는 “핵무기와 핵 위협이 없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기로 김 위원장과 나는 확약했다는 문 대통령의 연설 대목에 15만 군중이 일제히 우레와 같은 함성과 박수를 보내는 장면이 가장 전율처럼 감동적인 장면으로 다가왔다. 평양 시민들도 김 위원장의 조타수로서 기수를 돌린 경제발전의 총력 노선에 대해 전폭적인 동의를 한다는 표시로 받아들였다”고 해석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정 대표는 직접 김정은 위원장에게 국회회담을 제안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특히 정 대표는 “똑같은 장소에서 13년 전 아리랑 축전을 참관했다. 그 아리랑 집단 체조는 총검술, 격투기, 탱크, 미사일, 핵무장, 군사강국, 군사 제일주의, 미제국주의 타도 등으로 점철된 체제 선전 집단 체조였다. 그것이 (이번에는) 빛나는 조국이라는 글씨를 입체 영상 기술을 통해 구현한 한반도의 평화, 공동 번영, 경제 강국의 꿈으로 바뀌었다. 아리랑 축전은 빛나는 조국으로 방향 전환이 이뤄졌다. 더 이상 (보수 야당이) 믿느냐 안 믿느냐 소모적인 논쟁을 할 것이 아니라 직접 북한 땅을 밟아보기를 권한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역설했다.

평양 정상회담 직전 청와대에서 열린 원로자문회의에서 정 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이 가장 만나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남쪽의 대기업 총수들일 것”이라고 말했고 무엇보다 “핵을 내려놓고 경제 발전으로 가기 위해 김 위원장 시대에 만들어놓은 20개의 경제 개발구역을 지정했는데 전부 외자 유치구역이다. 지난 7년 동안 외국인 투자는 100달러도 안 들어왔다. 그런 의미에서 기업인들이 가는 것은 중요한 시그널”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변화상을 보수 야당이 직접 체험했어야 한다는 차원에서 정 대표는 김 위원장에게 “(목란관 만찬장에) 5당 대표가 왔어야 하는데 3당 대표만 와있다. 북쪽과 달리 지도자가 가자고 하더라도 들러리 서기 싫다고 두 보수 야당이 안 왔다. 남북관계의 전면적 발전을 위해 초당적 협력이 중요하다. 보수 야당도 참여할 수 있는 남북 소통과 교류협력의 틀은 국회회담이다. 올해 안에 남쪽에서 100명 북쪽에서 100명 내 개인적 생각인데 200명이 평양에서 개최했으면 좋겠고 두 번째는 내년 상반기 서울에서 열었으면 좋겠다고 김영남 상임위원장(최고인민회의)과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에게 지침을 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이런 제안을 들은 김 위원장은 “국회회담이 열리면 결실이 있어야 하지 않겠냐”며 의제를 꺼냈다. 

(사진=박효영 기자)
기자들에게 문 대통령의 대 평양 시민 연설의 감격을 설명하는 정 대표. (사진=박효영 기자)

정 대표가 제안하는 의제로는 “6.15 공동선언에 보면 북쪽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와 남쪽의 국가 연합제 사이에 공통점이 있다. 그 공통점을 지향해가는 과정에서 통일 방안을 공동으로 연구한다고 돼 있다. 그 이후에 공동연구는 없었다. 남북 국회회담을 통해서 서로 토론하고 협의할 수 있고 국회회담의 제도화를 얘기할 수 있지 않을까”라며 두 가지를 거론했다.

관련해서 정 대표는 우선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동의안에 대해 한나라당도 만장일치로 동의해서 발의된 남북관계발전법에 따라 나서야 한다면서 “국회가 비준을 미루는 것은 직무유기다. 이건 대한민국 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이 북한을 대표하는 지도자와 만나서 맺은 초당적 문서인데 이걸 당파적 이해관계로 붙잡는 것은 훗날 역사가 어떻게 평가할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반대하는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에 촉구했다.
 
정 대표를 비롯 평양에 다녀온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오후 문희상 국회의장을 만나 공식적으로 남북 국회회담과 관련해서 공식 제안을 했다.

3당 대표와 문희상 의장과 비공개 회담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설명하는 이해식 대변인과 박주현 대변인. (사진=박효영 기자)
3당 대표와 문희상 의장과 비공개 회담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설명하는 이해식 대변인과 박주현 대변인. (사진=박효영 기자)

회동이 끝나고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3당 대표들이 문 의장에게) 우리가 국회회담을 제안했고 김영남 위원장이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한 점, 10.4 공동선언 11주년 남북 공동 추진, 3.1 운동 100주년 공동 행사 등 이런 이야기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이정미 대표에게 겨울에 눈이 오면 백두산 천지가 더 보기 좋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 대표가 연내에 남북 국회회담을 했으면 좋겠다고 웃으면서 말했었다”고 전했다. 

박주현 평화당 대변인은 “문 의장의 친서를 김영남 위원장에게 전달했고 이에 대한 공식 답변을 우리는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의장은 판문점 선언 비준동의안을 비롯 대북 문제에 대해서 상당히 긍정적인데 문제는 두 국회부의장도 그렇고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1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청와대의 평양 정상회담 동행 요청을 재차 거부하면서) 국회의 평양 동행이 필요하다면 정상회담 수행이 아니라 북한 정당과의 연석회의를 별도로 추진해야 한다”고 역으로 제안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배현진 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 대변인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직 논의하지 않았는데 김병준 비대위원장에게 보고하고 바로 논의해보겠다”고 말했고 김삼화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국회회담) 요청이 오면 안 가겠다고 할 이유는 없을 것 같다. 아직 공식 논의를 안 해봤지만 손학규 대표도 그러진(거절) 않을 것 같다. (김관영 원내대표에게도 물어보니) 지난번 원내대표들이 (청와대에서) 만났을 때도 원칙적으로는 긍정적으로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문 의장이 어쨌든 다른 두 당도 국회회담을 할 때는 참석하겠다는 의견을 밝혔었다. 이렇게 얘기했다. 국회회담을 진행하는 것은 다른 두 당에서도 문제가 없다라고 그렇게 설명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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