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희와 홍익표의 ‘설전’ ·· 문제적 ‘소방관 국가직화’
권은희와 홍익표의 ‘설전’ ·· 문제적 ‘소방관 국가직화’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9.05.16 0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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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의원과 홍 의원의 책임 공방
통합 조정안인가 원안인가 
소방 4법 통과 요구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지난 4월2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소위에서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갑자기 들이닥쳐 회의를 방해하는 이채익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이렇게 말했다. 

“쇼 아니다. 지금부터 몇 박 며칠 새도 법안 논의할 생각 있다. 이대로 20대 국회 끝내실 건가. 쇼라고 생각하시면 그렇게 생각하라! 나는 법안 논의하고 싶다. 내가 제안한 법률 지금 10분의 1도 논의 못 했다.”

이 의원은 2016년 7월21일 소방공무원 국가직화(소방공무원법 전부개정법률안) 법안을 발의했고 통과시키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다. 하지만 이채익 의원은 이 의원에게 “쇼하지 말라”면서 비난했다. 이날 끝내 소방공무원 국가직화가 다시 한 번 무산됐다. 법안소위는 본회의로 가기 위한 첫 단계지만 여기서 통과되면 그 다음 절차는 시간 문제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재정 의원은 한국당 의원들에게 강하게 항의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후 3주가 흘렀고 14일 행안위 법안소위가 다시 열렸지만 또 무산됐다. 한국당 지도부나 행안위원들은 ‘소방관 GO 챌린지(소방관 처우 개선을 위한 밀가루 뒤집어쓰기)’ 열풍 이후 강원도 대형 산불(4월4일)을 겪고 국민 여론이 높아졌음에도 “반대하지 않는다”라고만 되풀이하고 있지 전혀 협조하지 않고 있다. 2020년 총선까지 11개월 남은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성과가 될만한 것은 뭐든 반대하는 기조라 별 수 없다.

캐스팅보트는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이 갖고 있다. 법안소위 구성은 민주당 5명(홍익표·강창일·김영호·김한정·이재정)과 한국당 4명(박완수·유민봉·윤재옥·홍문표) 그리고 권 의원 1명 포함 총 10명이다. 의결정족수는 6명이라 권 의원이 동의한다면 한국당 없이 법안소위 문턱을 넘어설 수 있다. 
 
법안소위 위원장인 홍익표 의원은 15일 방송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회의 전날(13일 권 의원이) 몇 가지 요구를 했다”고 전했다. 

그것은 ①본인 발의 경찰공무원 직장협의회 법안 재상정 및 논의 ②이 의원이 2016년에 발의한 원안으로 재논의 ③14일 법안소위 개최 직전 이 의원의 원안 통과 보장 약속 등 3가지다. 

홍 의원은 ①②에 대해 수용했지만 ③에 대해서는 그럴 수 없다면서 “법안소위 위원장이라 하더라도 의원들과 논의도 하기 전에 법안 통과를 약속하는 건 권한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밝혔고 “그럼 내가 와서 회의 전에 비공개를 할 테니 그때 의원들과 이야기를 좀 해보자고 그랬는데. (권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을 설득해서 이 의원 원안을) 먼저 통과시키는 걸 확답받고 연락하면 오겠다고 했는데 그러고 안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홍 의원은 이 의원의 원안을 통과시키기 어려운 배경으로 그동안 논의 과정을 거쳐서 관계 부처(각 광역단체·소방청·기획재정부·행정안전부 등)의 합의를 이끌어서 조정안을 마련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2017년 10월 대통령과 시도지사 회의를 통해서 합의를 봐서 2018년 3월쯤 조정안을 만들어서 확정을 지었다. 그런데 원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하고 또 (권 의원이) 내게 이야기한 것은 행안위 전체회의에서 원안을 다시 원래대로(조정안으로) 바꾸면 되지 않느냐(고 요구했지만). 나는 그게 말이 안 된다(고 불수용했다)”라고 밝혔다.

홍 의원은 권 의원의 속내에 대해 “본인의 체면이랄까? 본인의 자존심 문제인 것 같다”며 “본인은 완전한 소방관 국가직화를 주장했고 그걸 내가 관철시켰다. 그러나 상임위 전체회의를 통해서 그것이 바뀌었다. 이 과정을 보여주고 싶은 것 같다”고 추측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14일 열린 법안소위에서 야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인해 소방공무원 국가직화는 무산됐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에 대해 권 의원은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홍 의원이 오늘 안건없이 법안소위를 직권으로 개의하겠다고 한다. 나는 오늘 법안소위에서 완전한 소방 국가직화를 위한 소방 4법을 일괄 심의 의결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권 의원에 따르면 소방 4법은 소방 인력과 장비가 부족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방자치법 △소방공무원법 △지방공무원법 △소방청법 등이다. 

반대로 권 의원은 “홍 의원이 소방 국가직화를 위한 4법 중 지방자치법과 소방청법은 더 준비해서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소방 국가직화에 대한 요구가 높은 상황에서 민주당은 하루 속히 준비해 일괄해서 소방 4법을 심의 의결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홍 의원은 이미 여러 원안들을 일괄 논의하는 과정을 통해 관계 부처들 간의 통합 조정안을 도출시켰다는 점에서 권 의원의 의도를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홍 의원은 14일 법안소위에서 “(권 의원은) 2016년에 발의된 이 의원의 원안을 통과시켜달라고 한다. 그것을 약속하지 않으면 못 들어온다고 하는데 마치 내가 반대한 것처럼 (페이스북) 글을 올려 유감스럽다. (2016년) 당시 법안소위 위원장이 권 의원인데 그때는 원안을 상정조차 안 했다. 이제 와서 법안을 원안대로 의결하자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법안 처리에 대한 진정성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권 의원은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이 주도해 만든 조정안에는) 문제점이 많다”며 4가지 근거를 제시했다.

그것은 △인사권과 지휘권의 문제(중앙 소방청과 시도지사의 이중 지휘) △재정 마련(2021년 이후의 지원 방안 부재) △현장 소방공무원의 여론과 괴리(현장에서는 일원화된 지휘체계를 확립하기 위해 소방사무를 국가사무로 전환하는 것을 원하지만 조정안은 이중 지휘체계임) 등이다. 

15일 안양소방서를 방문한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 (사진=연합뉴스 제공)

권 의원은 “이미 국회에는 이 의원의 대표 발의로 소방사무를 국가사무로 하고 소방직을 국가직화하는 소방 4법이 발의돼 있다. 나는 온전한 국가직화를 위해 4법을 일괄 처리할 것을 제안했으나 홍 의원과 민주당 의원들이 대표 발의한 법안마저 거부하고 있고 (마치) 나의 불참으로 의결정족수가 부족해서 소방 국가직화가 되지 않은 것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재반박했다.  

한편,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15일 경기도 안양소방서에 방문해 “강원 산불에서 보니까 시도마다 형편이 다르고 전체적인 통합 시스템이 없어 현장에서 애를 먹었는데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 필요성을 다시 느꼈다. 일사불란하게 지휘체계가 돌아가야 신속 대응이 가능해 법을 만들어 국가직 전환을 반드시 하겠다”고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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