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앱 통한 보험금 청구, 모바일 해외결제 저변 확대 등
인공지능 기반 고객 빅데이터 활용으로 새로운 사업 모델 발굴한다

금융업계 전반에서 비대면 영업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초 금융연구원에서 발표한 '20201년 은행 산업 전망과 경영과제'에 따르면 올해 은행들과 빅테크 기업들과의 디지털 채널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 마이데이터 사업이 도입되면서 은행과 증권사, 카드사 등 금융회사들을 비롯해 빅테크 기업들도 다수 본인가 사업자 채택을 노리고 있다.

특히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2021년 도입될 종합지급결제업 면허를 받게 되면 계좌 발급과 이체, 송금 등의 업무도 가능해져 기존 금융업의 지형이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서병호 선임연구위원은 "마이데이터 사업에 따른 금융산업 판도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자사 앱(또는 플랫폼)의 편의성 향상 및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 등 디지털 채널의 경쟁력 향상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은행의 경우 기존 모바일 앱을 개선해 더욱 다양한 업무를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추세다.

모바일 앱. 우리은행 제공.
모바일 앱. 우리은행 제공.

 우리은행은 실손보험 가입자가 진단서 등 종이 서류 없이도 모바일뱅킹 앱 WON(원)뱅킹을 통해 간편하게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는 '실손보험 빠른 청구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지난 22일 밝혔다.

이번 서비스 대상은 삼성화재, 현대해상 등 31개 보험사 실손보험 가입자로 우리은행에서 실손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고객도 이용할 수 있다.

세브란스병원, 성모병원 등 90여 개 주요 대형병원을 이용한 경우 진단서, 영수증 등 별도의 종이 서류를 발급받을 필요 없이 WON뱅킹 내에서 보험금 청구가 가능하며, 제휴 병원을 제외한 일반 병원에서도 증빙서류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이번 서비스 시행으로 실손보험 가입자는 서류발급 비용과 병원 방문 시간을 줄일 수 있으며, 보험사도 증빙서류 위 ․ 변조를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은행은 그룹 차원에서 올해 디지털 플랫폼 혁신에 열을 기울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지난해 5월부터 디지털혁신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직접 위원장을 맡아 그룹의 디지털 혁신을 챙겨왔으며, 디지털 부문의 인사 문제나 예산도 파격 지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그는 "디지털 No.1이 되려면 소속을 불문하고 모든 임원이 사고방식을 대전환해 성공적인 디지털 혁신을 위해 전폭적으로 지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의 일환으로 우리은행은 고객 행동 정보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고객별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올해 초부터 시행하고 있다.

기존에 활용했던 고객 인적 정보와 거래정보 등 정형데이터와 상담내용(음성), 입출금명세(텍스트), 인터넷/스마트뱅킹 이용내용(로그) 등 모든 채널의 비정형 고객 행동 정보를 분석해 맞춤형 상품을 추천한다.

고객은 영업점 방문할 때 또는 스마트폰을 통해 평소에 관심을 두고 있던 금융 상품을 추천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앞으로는 실시간으로 고객 행동 정보를 통해 금융 니즈를 파악하고 최적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시대”라며, “이번 빅데이터를 활용한 고객 행동 기반 개인화 마케팅을 통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은행권에서 모바일 앱의 서비스를 정비하며 보다 새로운 사업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빅데이터 분석에 치열한 가운데 카드사나 핀테크 기업도 열을 가하고 있다. 보험업계도 앞으로 보험계약 체결부터 보험금 지급까지 전 업무영역에 걸쳐 비대면화 및 디지털화가 가능하도록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생명보험협회는 올해 초 "실손보험금 청구 전산화 사업의 조속한 시행을 통해 서류발급 전산화로 의료기관의 업무 부담을 완화하고, 실손보험금 청구 절차 간소화로 소비자의 편익을 제고하여 의료기관-소비자-생보사가 상호 윈윈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페이는 금융당국에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을 위한 예비 인가를 신청한 상태다.

카카오페이의 디지털 손해보험사 신규 인가가 결정되면, ICT와 보험이 결합한 핀테크 주도 디지털 손해보험사가 출연하게 되는 셈이다.

카카오페이는 일상 속 위험으로부터 사용자를 보호하는 인슈어테크 기반의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가며 보험에 대한 인식 개선 및 보험 사각지대 해소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에 법인보호대리점(GA)인 인바이유와 함께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을 통해 합리적이고 차별화된 보험 밸류체인(Value Chain)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카카오페이는 "보험 판매 플랫폼 제공 역할 뿐 아니라 사용자 니즈에 신속 대응할 수 있는 보험 상품 생산자의 역할을 하기 위해 예비인가 신청을 준비해왔다"라며,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생활 환경 속에 다양한 혁신을 추진하고, 카카오 공동체의 여러 서비스와 연계된 상품을 개발하며 시너지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페이의 디지털 손해보험사는 올해 하반기 출범을 목표로 예비인가 승인, 법인 설립, 본허가 승인 등 절차를 밟게 된다.

카드 업계는 모바일결제 인프라를 강화하고 있다.

임영진 신한카드사장이 지난 15일 을지로 신한카드 본사에서 열린 2021년 상반기 사업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신한은행 제공.
임영진 신한카드사장이 지난 15일 을지로 신한카드 본사에서 열린 2021년 상반기 사업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신한은행 제공.

신한카드는 올해 순이익의 절반을 디지털 비즈니스 채널로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상반기 사업전략회의에서 디지털 취급액을 40조로 잡고 작년보다 약 10조 원 높게 설정했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이 자리에서  "지급 결제·소비자 금융영역에서의 단단한 기반 구축과 더불어 데이터·디지털 중심의 신사업 추진을 통해 내일을 준비하고, 조직의 의사결정과 실행의 속도를 더욱 높여 나가자"고 말했다.

이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 선제 디지털 인프라 및 모바일 결제 투자를 통해 고객들의 편익을 높여나간다는 계획이다.

신한카드는 지난 18일부터 해외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비자, 마스터에 이어 UPI로 확대했다.

이로써 신한카드 고객이라면 누구나 신한PayFAN(이하 신한페이판)을 통해서 등록한 비자·마스터·UPI 브랜드의 카드를 전 세계 NFC 가맹점에서 간편하게 이용이 가능하게 됐다.

특히, 해외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활용하면 플라스틱 카드 실물을 소지하지 않아도 신한페이판을 통해 현지 일반 가맹점뿐만 아니라 자판기·면세점 등 NFC 결제를 지원하는 모든 단말기에서 이용이 가능하다.

아울러, 런던·광저우·싱가포르 등 해외 주요 도시에서 교통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 탑승할 때마다 티켓을 구매해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국내 최초 스마트폰 NFC 결제 서비스를 시작으로 모바일 결제를 선도해 온 신한페이판이 해외 브랜드사 확대를 통해 국내외를 아우르는 결제 플랫폼으로 진화해 나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변화하는 금융 환경 속에서 고객에게 가장 먼저 선택받는 생활금융 종합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한카드는 최근 AI 챗봇을 활용해 카드 추천이나 재난지원금 정보 등 400여 종의 영업과 상담 안내를 진행하고 있다. 고객의 시간, 장소, 상황에 맞추어 신한카드에서 메시지를 보내면 사용자가 AI 챗봇 '파니'에 접속해 상담이 진행되는 방식이다.

이러한 시스템은 금융사의 모바일 앱 활용도를 전반적으로 증가시키고 더불어 고객 입장에서 놓칠 수 있는 금융 이슈들에 적시 대응할 수 있는 편리성이 부각되는 쪽으로 발전될 전망이다.

이외에도 신한카드는 데이터 거래소에 상품 등록 및 마이크레딧(MyCredit) 서비스를 론칭하며 소상공인의 금융거래를 지원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내년에 본격적으로 시행될 마이데이터 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통해 신한금융그룹 차원의 비즈니스 모델과 AI 알고리즘 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의 기술로 금융업의 디지털화가 가속되는 가운데 고객에게 더욱 실용적인 시스템 발굴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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