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열 대기자
전대열 대기자

[중앙뉴스 칼럼= 전대열 대기자]대통령을 부르는 이름은 나라에 따라서 다르지만 그 이름이 가지고 있는 권위와 힘은 엄청나게 크고 웅장하다. 옛날 임금 시절에는 호칭이 어마어마했다. 황제와 왕은 나라의 크기와 힘에 따라 다르다.

황제를 호칭하는 나라는 중국처럼 큰 나라의 전유물이었지만 일본은 섬나라에 불과하면서도 천황으로 불렀다. 우리나라는 항상 중국 측의 침략으로 왜소한 나라여서 ‘왕’이상의 호칭은 내놓을 수가 없었지만 조선조말 고종 왕이 나라 이름을 조선제국으로 바꾸면서 고종황제가 되었다.

서세동점(西勢東漸)의 세계사적 변화에 따라 개방할 수밖에 없었던 처지였기에 어느 누구도 이에 대한 시비는 없었지만 이미 조선제국의 기운은 기울어져 있었고 고종 다음 황제인 순종 대에 이르러 일본의 강압으로 합병되는 나라 잃은 민족이 되었다. 아무리 이름을 크게 쓰더라도 내면의 실력이 없으면 허장성세에 불과할 뿐이었다.

일본은 시대의 변화를 알아차리고 명치유신으로 국력을 쇄신하여 대일본제국을 자칭하며 동남아시아 일대를 휩쓸었지만 미국에서 투하한 원자탄 한방으로 무조건 항복을 해야 했다. 그러나 패전국의 비참한 실정을 모면하고 세계2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아이러니컬하게도 김일성의 남침으로 한국전쟁이 발발한 덕분이었다.

김일성은 독립운동의 선두주자라고 선전했지만 남침에 의한 3년간의 전쟁은 원수의 나라 일본을 살찌우게 만든 장본이 되었다. 전쟁의 승패는 예전부터 후방에서의 지원이 원활해야 한다. 미국을 비롯한 참전 16개국의 병사들에게 지원해야 할 수많은 군수품은 일본이라는 가장 가까운 병참기지가 있어 수월하게 운영될 수 있었던 것이다. 3년간의 전쟁기간 동안 일본은 엄청난 경제적 부를 쌓았다.

일약 세계2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배경이다. 일본은 예전부터 천황폐하를 맨 꼭대기에 올려놓고 막부라는 이름의 실질적 권한을 행사하는 제도를 유지해왔다. 천황의 권위는 절대적이어서 어느 누구도 꿈쩍 못하게 되어 있지만 직접적인 통치는 금물이다. 일본이 미국에게 무조건 항복을 했던 제2차 세계대전의 승자인 미국조차 전쟁의 책임을 천황에게는 묻지 못했으며 천황제도의 유지를 용인했다.

한국은 35년간 일본통치하에 시달리면서도 임시정부를 만들어 공화국을 선포했으며 광복과 함께 대한민국을 국호로 제정하고 대통령제를 채택했다.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왕제를 거쳤던 경험을 가지고 있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라 대통령제 또는 내각책임제를 실시하고 있다.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최고의 권력자가 되는 구조로 변한 것이다.

요즘 세계의 흐름 중에서 가장 비참한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이다. 과거에 러시아가 소비에트연방을 구성하고 있을 때 우크라이나도 그 중의 하나였다가 연방 해체와 더불어 독립한 나라다. 우크라이나는 한국과 비슷한 인구를 가지고 있지만 영토는 훨씬 넓다. IT분야에 우수한 인재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범하여 국경일대의 도시들은 비참한 폭격의 대상이 되었다. 이를 피하여 이웃나라로 피난 가는 행렬이 우리의 6.25를 연상하게 만든다. 더구나 가장 호전적인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우크라 전쟁을 보면서 국가안보를 걱정해야 되는 딱한 입장이기도 하다. 러시아의 군사력은 세계 제3위로 알려졌다.

미국 중국 다음이다. 러시아에 비해서 우크라는 대학생과 유치원생의 대결로 보인다. 이 전쟁은 우크라가 나토에 가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이를 가로 막으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번 크림반도를 강제로 빼앗긴 우크라는 항시 러시아의 위협을 안고 살아가는 처지다. 언제 러시아가 침범할지 불안하기만 하다.

그래서 나토에 가입하여 보호막으로 삼으려 했는데 이를 눈치 챈 러시아가 선수를 쳤다. 처음에는 군사력의 현저한 차이로 오래 버티지 못할 것으로 보았으나 의외로 두 달 이상 버티고 있다. 우크라대통령 갤렌스키가 버티고 있으며 매일 전 세계를 향하여 우크라를 도와달라고 호소하는 영상을 내보내고 있다.

전쟁 시작 직전에 미국에서는 그에게 미국 망명을 권유했지만 퇴자를 맞았다. 내 조국을 버릴 수 없다는 답변이었다. 그의 용기와 애국심에 전 세계가 감동하고 있다. 미국과 나토에서는 막대한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 전쟁의 양상은 러시아군의 패퇴로 전해진다. 심지어 군함까지 침몰하는 수치를 당했다. 대통령 한 사람의 용기가 전 셰계민을 들끓게 한다. 베트남 패망시 대통령이 제일 먼저 미국으로 도망쳤다.

아프가니스탄 대통령도 나라를 지키겠다고 큰소리치더니 돈과 금을 싸들고 도주했다. 탈레반에게 통째로 주었다. 6.25때 이승만 역시 대전으로 도망쳐 서울을 사수하겠다고 방송을 했다. 위기에 처한 나라를 버리고 대통령이 도망치면 누가 나라를 지키겠는가. 검수완박을 야반도주로 지칭한 한동훈의 일갈은 최고 권력자의 의연한 용기를 새삼 일깨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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