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결국 ‘보수’ 대권 노리는 루트로?
안철수 결국 ‘보수’ 대권 노리는 루트로?
  • 박효영 기자
  • 승인 2020.05.06 0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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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에 러브콜? 
야권 총선평가회
보수 대권주자로 가는가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011년 정치권에 데뷔하고 2015년 12월 새정치민주연합에서 탈당한 뒤로 줄곧 보수진영의 대권주자를 노린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실제 안 대표가 미래통합당에 손을 내밀었다. 명분은 야권의 ‘합동 총선평가회’를 해보자는 것인데 통합당을 직접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누가 봐도 제1야당 통합당을 염두에 둔 제안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고 또 다른 야당인 정의당을 상대로 제안을 한 것 같지는 않다.

안 대표는 4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이룸센터에서 열린 국민의당 혁신준비위원회 1차 회의에 참석해 “각각의 정치를 지향하되 합동 총선평가회를 통해 야권에 주어진 시대적 요구와 혁신 과제를 함께 공유하고 혁신 경쟁에 나서자”고 밝혔다.

이어 “많은 분이 이번 선거는 여당이 이긴 것이 아니라 야당이 진 것이다고 말한다”며 “과거의 단순 통합 논의로는 문제를 풀어갈 수 없고 야권 전체의 파이를 키우기도 어렵다. 지금은 모든 것을 버리고 백지에서 새로 시작한다는 각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대표가 야권 합동 총선평가회를 제안했다. (사진=연합뉴스)

단순히 뭉치고 보자는 야권 통합이 아니라 뭔가 오랫동안 화학적 결합을 도모한 뒤 통합을 하자는 것일까? 아니면 통합을 염두에 두지 않은 전체 야권의 혁신 경쟁을 해보자는 것일까?

안 대표는 “혁신 경쟁을 통해 야권 전체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혁신적으로 변화한 야권이 시대의 흐름과 국민의 마음을 선도해 나갈 때만이 국민은 기회를 부여할 것”이라며 “여당의 승리 요인을 코로나19와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이라는 인기영합적 정책의 영향으로만 한정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다. 안타깝게도 선거 참패 후에도 야권에서 자성과 혁신의 목소리는 제대로 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역시 겉으로는 후자를 부각했다.

안 대표는 회의 종료 직후 기자들에게 “모두발언에서 경쟁이 없으면 안 된다고 분명하게 말씀 드렸다. 보수와 진보가 1대 1 구도로 가면 보수가 백전백패한다고 밝혔는데 또 그렇게 백전백패할 것이 뻔한 길을 가겠나”라며 전자 차원으로 해석되는 것을 부인했다.
 
정연정 혁신준비위 총선평가위원장은 비공개 총선평가 회의를 마친 뒤 공식 브리핑을 통해 “양당 구도 속에서 국민의당은 뭘 하고 있었나. 낙수효과만 생각한 것 아니냐는 통렬한 비판이 있었다”면서 “안 대표가 이야기한 것처럼 야권의 파이가 적어져서 국민의당이 뭘 하더라도 야권이 크게 혁신하거나 재편되지 않으면 다음 대선에서도 야권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장 2년 후에 대선과 지방선거가 연달아 있다.

정 위원장에 따르면 안 대표는 “대선 후보는 수단이고 정당의 존치와 운영을 위해서 나가서 싸워야 한다면 언제든지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4년 전 38석의 구 국민의당 신화를 노렸던 안 대표가 국토 종주로 전국을 누볐음에도 결국 3석에 그쳤다. 결국 대권주자 안 대표의 구상이 보수를 타겟팅하는 것이라는 의심만 또 강화되고 있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는 4월20일 방송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안 대표는 아마도 본인 계보가 일부는 미래통합당으로 들어가고 밖에서는 본인이 목표였던 한 10여석 만들어서 대선 과정에서 보수 후보 하나 나가고 본인이 중도 후보 역할을 해서 나중에 단일화하고 그런 그림을 그리셨던 것 같은데”라며 “이제는 비례 3석이라 본인이 판을 주도하진 못 할 것 같고, 보수 정당이 소재로 쓸 것”이라고 전망했다.

같은 방송에서 박시영 윈지코리아 대표는 “안 대표 입장에서는 미래통합당에 빨리 들어가는 게 낫다. 사실 그 안에서 뭔가 역량을 발휘하는 게 그나마 기회가 올 수도 있다”고 주장했고 김 총수는 “그렇게 들어가버리면 본인이 출발할 때 주장했던 것들(거대 양당 질서 균열론)을 더 이상 주장할 수 없게 되니까”라고 반응했다.

박 대표는 “지금 3지대라고 이른바 이야기하는 시장 자체가 (없어졌고) 안철수 간판으로는 안 된다 이런 것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함께 출연한 이상일 케이스탯컨설팅 소장은 “안 대표에게 남은 선택지가 지금 같은 형태에 어떤 독자 노선을 고수하고 정치적 재개를 모색하거나, 이번 선거에서 공공연하게 반문재인 연대를 선언했었기 때문에 보수 재건 내지는 재구축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아예 그 보수 정치권 내로 들어가는 2가지 선택지가 남아있는 것”이라고 가정했다.

이어 “3지대가 없어진 건 아니다. 항상 국민들은 뭔가 새로운 정치를 기대한 건 있다. 그런데 그걸 충족을 못 시켰기 때문에 약간 소멸해 가는 과정 속에 마지막 선거 같은 느낌을 준다”고 덧붙였다.

안 대표가 제3지대 중도 영역에서 기대를 걸 수 없어서 결국 보수로 가려는 플랜을 세운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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