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의 의지 ·· 비핵화부터 먼저 ‘제재 완화’는 나중에
폼페이오의 의지 ·· 비핵화부터 먼저 ‘제재 완화’는 나중에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07.09 07: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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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3국 공조, 제재 완화는 비핵화 이후, 체제보장과 제재 완화는 별개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북한의 동시적 조치 요구는 수용되지 않았다. 미국이 비핵화만 일방적으로 압박할 게 아니라 동시적으로 제재 완화도 이뤄져야 한다는 요구인데 폼페이오 장관의 입장은 단호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완전한 비핵와 전에 제재가 완화될 수 없다는 원칙을 재확인했고 이를 한미일 3국 공조 차원으로 끌어올렸다. 

폼페이오 장관은 8일 일본 도쿄에서 강경화 외교부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을 만났고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은 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특히 7일 북한 외무성은 담화문을 통해 “미국이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만을 들고 나왔다”고 주장했는데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의 요구가 강도같은 것이라면 전세계가 강도다.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에서 무엇을 성취할 필요(핵 폐기)가 있는지 만장일치로 결정했기 때문”이라고 반론했다.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한미일 외교장관. (사진=외교부)

폼페이오 장관은 “대북 제재는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가 이뤄질 때까지 유지될 것이고 북미 대화의 진전은 고무적이지만 이것만으로 기존 제재 조치의 완화를 정당화하지는 못 한다“고 밝혔다. 

물론 말 그대로 비핵화를 완료해야만이 제재 완화를 해주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즉 현재의 비핵화 논의는 풍계리 핵 실험장 몇 군데를 폐기한 것과 미사일 엔진 시험장 폐기를 약속한 수준에 불과해 아직 부분적 제재 완화 조치를 취해줄 수 없다는 게 좀 더 정확하다.

폼페이오는 구체적으로 ”무기 시스템, 핵 분열성 물질 생산시설, 농축시설“ 등 핵무기 신고 리스트를 정해놓고 이를 토대로 비핵화 스케줄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고 이 정도의 계획에서 첫 단계에 돌입해야 부분적 제재 완화를 취해줄 의중인 것으로 보인다. 
 
강경화 장관도 “완전한 비핵화는 완전한 핵 물질 폐기다. 이것은 명확히 정해진 목표다. 북한은 이런 결의를 완전히 이행해야 하고 완전한 비핵화를 할 때까지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제재를 유지해야 한다고 합의했다”며 호응했다. 

이어 “한미연합공동 훈련 중지는 북한이 신속히 비핵화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고 한미 군사동맹이 변한 것은 아니다. 한미일 3국이 앞으로도 (비핵화 촉구를 위해) 단결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고노 외무상 역시 “이번 외무장관 회담에서 북한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를 재확인했다. 북한에 (핵 폐기) 안보리 결의 이행을 요구해 나간다는 방침에 변화가 없다. 일본은 북미 협상이 제대로 진전되도록 국제사회와 보조를 맞춰 안보리 결의에 기반해 경제 제재를 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요구하는 것은 체제보장과 제재 해제인데. 전자는 군사적으로 북한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고한 안전보장 차원이다. 즉 2017년 3월 미군이 데브그루(오사마 빈라덴 사살 작전에 투입) 등 최정예 특수부대를 한국에 파견해 연합 독수리훈련(Foal Eagle)을 진행했는데 이렇게 북한 수뇌부를 정조준하는 군사 작전을 하지 않는 것부터 시작해서 3대 한미정례 훈련(폴이글·맥스선더·을지프리덤가디언)을 축소 내지 완전 중단하는 것이 해당될 수 있다. 

현재 3대 훈련은 잠정 중단됐을 만큼 어느정도 진행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북한이 필요로 하는 안전보장을 달성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들이 있겠지만 경제 재재는 전혀 다른 별개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미국은 체제보장에 대해서 비핵화를 위한 인센티브로 여러 조건을 들어줄 수 있지만 제재 완화는 어느정도 가시적인 비핵화 조치에 들어가기 전까지 마지노선으로 쥐고 있겠다는 것이다. 

손을 맞잡은 3국 외교장관. (사진=외교부)

궁극적으로 이번에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6일~7일)해서 ‘워킹 그룹(북미 비핵화 전문가들로 구성된 실무진)’을 꾸리기로 했고 추가 회담을 약속했는데 여기서 어느정도 비핵화 조치 가시화에 합의한다면 그때부터 제재 완화가 논의될 수도 있다.

관련해서 김계동 건국대 초빙교수는 8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같은 시기에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을 해 북한 견제와 제재의 지속을 합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더구나 우리가 북한 제재를 지속해야 한다는 발언은 남북 대화와 협력이 진행되는 시점에서 잘못된 것”이라며 “이미 북한은 CVID를 하겠다고 약속했는데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한 것은 아무런 결실이 없다는 걸 의미한다. 약속은 이미 돼 있고 이행을 해야하는 단계다. (한미가) 맨입에 이행을 시키려고 하는 한 이행은 안 될 것”이라고 고언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5월23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문제는) 미국이다. 미국이 이행할 것이 있다. 체제보장(과 제재 완화)에 대한 이행이 필요하다. 미국은 (이행을) 단계적으로 하자는 게 아니고 안 하고 있다가 막판에 모든 걸 다 본 뒤에 한꺼번에 하겠다는 게 이제까지의 입장이었다. 이것은 서로 대등하지 않다. 비핵화는 단계적으로 빨리 하라면서 이행은 비핵화하는 거 다 보고 한꺼번에 하겠다”는 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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