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주’가 ‘본사’와 못 싸우는 이유 ·· 미진한 ‘공정위’의 대응
‘점주’가 ‘본사’와 못 싸우는 이유 ·· 미진한 ‘공정위’의 대응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09.10 1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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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재 미스터피자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의 경험, 김상조 위원장 체제에서도 대책 체감 어려워
자영업자의 행동 그동안 미진, 필수품목 지정에 대한 판단 권한, 미스터피자 사례 확산 필요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은 본사의 갑질에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다. 공정거래위원회와 중소벤처기업부 등 관계 당국의 보호 정책이 없는 게 아니지만 체감하기도 어렵다. 전국단위 노동조합의 조직적 요구에 비해 자영업자들이 상대적으로 늦게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던 것도 그 배경에 정부의 미진한 대응이 있다.

이동재 미스터피자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은 1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국자들은 자영업자의 생태계를 전혀 모른다. 실제로 자영업자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아는 사람이 1명도 없다. 국회의원들이나 공무원들은 주 5일 근무할테지만 365일 일하는 자영업자들의 삶을 간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동재 회장은 2014년부터 미스터피자 식자재 마진 갑질에 대해 점주들을 대신해 행동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2019년 최저임금이 8350원으로 인상된 것에 대해 일부 소상공인 시민사회에서 매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이 본사의 과도한 갑질과 싸우지 않고 더 약자인 저임금 노동자와 대결 구도로 가는 것에 대해 진보적 시민사회에서는 아쉬움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 회장은 “(저임금 노동자들의 임금이) 적다고 생각해서 올렸다고 하면 인정한다. 하지만 (최저임금위원회 위원들이 자영업자들의) 제반 환경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최저임금을 줄 수 있는 지급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그리고 그 여건 마련을 위한 대책을 세우지도 않고 올렸기 때문에 자영업자들이 반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테면 “그 여건 중에 프랜차이즈의 시스템이 상당히 크다. 카드 수수료, 4대 보험, 노동자의 주휴수당 그런 부분들이 모두 해결돼야 한다. 일단 프랜차이즈 점주 입장에서 본사는 이중적 구조로 장난치고 있다. 어떤 때는 로열티 베이스로 가고 어떤 때는 식자재 마진으로 간다. 미스터피자는 두 개를 다 써먹는다”고 한다면 이 점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미진한 가운데 최저임금만 인상되니 공격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예컨대 “본사는 로열티와 식자재로 장난칠 수 있는 구조가 있다. 이 문제부터 짚고 넘어가야 하는데 공정위는 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한 번 제소하면 2~3년씩 걸린다. 그동안 자영업자들은 다 죽고 나간다. 사전에 프랜차이즈 등록할 때 필수품목을 명명백백하게 고지할 수 있다면 문제는 많이 해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의 요구안은 이런 것이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100개의 필수품목을 지정했을 때 공정위가 정확하게 20개는 맞고 80개는 해당될 수 없다는 심판자적 판단을 해주는 장치가 있었으면 하는데 그런 게 없다. 그래서 계속 분규가 일어난다는 주장이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8월9일 미스터피자 본사와 가맹점은 상생 협약을 맺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문재인 정부에서 김상조 공정위원장을 선임한 뒤 뭔가 관련 대책이 나오고 있긴 하다. 

공정위는 2017년 7월 <가맹분야 불공정 관행 근절 대책>을 발표했고 “가맹금 인하 등 가맹본부의 상생 노력을 유도하기 위해 피자와 제빵 등 외식업종 주요 50개 가맹본부의 필수물품 상세 내역·마진 규모·가맹점의 필수물품 구입 비중 등을 분석해서 공개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관련해서 올 3월 가맹거래법 시행령이 개정됐는데 주요 내용은 차액가맹금(본사가 가맹점에 공급하는 필수물품 중 도매가를 넘는 이익) 등 정보공개서에 기재할 사항을 확대하는 것이다.

크게 △구입 요구 품목별 차액가맹금 수취 여부 △가맹점 1곳당 전년도에 가맹본부에게 지급한 차액가맹금의 평균 액수와 비율 △주요 품목별 전년도 공급 가격의 상하한 등이 있다

공정위의 대책은 이미 결정된 필수품목에 대한 정보공개의 투명성 차원이고 이 회장이 요구하는 것은 애초 본사의 필수품목 지정이 합당한 것인지 공정위가 심사 권한을 행사해서 훨씬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취지다.

이 회장은 “처음부터 공정위가 프랜차이즈 등록 허가를 내줄 때 나서서 (필수품목 중) 이 품목은 특허가 있고 실용성이 있고 상품 품질에 재료가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하는 등 그런 결정을 내려주면 된다. 뭐 어느정도 통일성만 있으면 아무 거나 써도 상관없다고 필수품목 미지정 대상을 구분해줘야 한다. 사전에”라고 거듭 강조했다. 

더 나아가 이 회장은 “공무원들이 (아무래도) 잘 모르니까 자영업 대표성이 있는 전문가들에게 중재 권한을 줘서 기구를 만든다든지 그러면 최저임금위가 있듯이 프랜차이즈 등록 심사위원회를 만들면 확실히 좋을 것 같다”며 등록 심사위에서 판단할 때 필수폼목 지정의 합리성을 가려낼 수 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이 회장은 본사들의 횡포에 대해 “프랜차이즈의 통일성이 훼손됐다고 말을 많이 하는데. 본인들이 마진을 안 남기고 (시장가의) 최소 가격으로 공급을 한다면 충분히 통일성 논란이 안 생길 수 있다(비싼 가격임에도 울며 겨자먹기로 점주들이 식자재 구입을 안 해도 되니까 반발이 없음). 그러니까 프랜차이즈 본사의 그런(통일성 운운과 필수품목 지정) 말은 변명에 불과하다. 다른 문제들도 있겠지만 이렇게 접근하면 모두가 어울려서 잘 살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미스터피자 가맹점주들과 본사는 8월9일 서울시의 중재로 상생 협약을 맺었다. 핵심은 가맹점이 본사로부터 반드시 구매했었던 필수품목 냉동 새우와 메이컨 샐러드 등 25개 품목을 2019년 1월부터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그 규모는 본사 식자재 매출의 30%로 연 120억원 정도 된다.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이 치즈 통행세와 보복 출점 등 갑질 논란을 일으켰고 이로인해 가맹점주들이 저항의 움직임에 탄력을 얻어 가능했을지라도. 적극적으로 본사에 요구하고 서울시에 중재를 요청했던 노력이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이 회장은 “저희도 4년 정도 걸렸다. 최초 분규는 2014년부터 났다. 실제로 여러 번의 협상과 상생 협약을 거쳐서 이런 결과를 냈다. 사실 점주들이 (이렇게) 하기가 힘들다. 어떻게 4년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저항하나. 불가능하다. 저희는 당연히 도움을 받아서 어쩌다가 된 케이스”라며 이런 사례가 더 많이 나오기 위해서라도 “간단하게 필수품목에 대해서만 정부가 명명백백하게 해준다면 나머지 문제들에 대해서는 협동조합을 만들어 (더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요식업 프랜차이즈의 경우 식자재 마진으로 발현되지만 편의점 등 다른 프랜차이즈 업종도 유통 마진을 통한 본사의 횡포가 심각하고 보편적이다. 

공정위가 업종별 유통 마진에 대한 좀 더 적극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을 세우고 실현해간다면 비단 미스터피자의 좋은 사례가 다른 업종에도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영업자들이 가장 큰 부당함을 호소하는 유통 마진에 대해 공정위가 실질적인 대책을 세우고 이것이 충분히 홍보되어 체감만 이뤄지면 이것이 동기부여가 돼 자영업자의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

이 회장은 미스터피자의 사례처럼 다른 프랜차이즈 업종에서 좋은 결과가 있으려면 공정위의 적극성이 발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 회장은 미스터피자의 사례처럼 다른 프랜차이즈 업종에서 좋은 결과가 있으려면 공정위의 적극성이 발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물론 “점주들의 협상권이나 단체 인정에 대해서도 법과 시행령으로 보장돼야 점주들이 피해를 덜 감수하고 협상에 나설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회장은 “입법 미비가 있으니까 본사들이 점주들을 상대로 충분히 공격적으로 나올 여지가 있다. 점주들을 보호하려면 정부가 명명백백히 (충분히 현실을 파악한 상태에서 제도적 차원으로) 판단만 내려주면 된다. 그래야 점주들이 행동에 나설 수 있게 된다. 지금은 점주들 개개인이 보호받기 어렵기 때문에 본사에서 소송걸고 그러면 그걸 감당할 수가 없다. 아무튼 제도적 미비점만 매워주면 점주들은 더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자영업자들이 조직되지 못 했던 것과 관련 이렇게 말했다.

“애초에 자영업자들이 목소리를 크게 냈더라면 그 문제가 해결됐을 것이다. 하지만 자영업자들은 각자도생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단체 목소리를 내기 힘들었다. 그걸 갔다가 목소리가 안 난다고 해서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저희도 목소리를 냈기 때문에 관계기관에 관심을 가지고 한 것이지 실제 목소리를 못 내고 있는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은 무지 많다. 그런 걸 갖다가 좋은 정부라면 그런 부분들을 잘 살펴야 하는 것이 원칙이 돼야 한다. 그걸 잘 살펴서 나간다면 모든 문제들이 원활하게 해결될 것이라 생각한다.” 

끝으로 이 회장은 “서울시의 중재가 많이 도움됐다. 본사와 얘기하려고 하면 안 하려고 할 수 있었지만 어쨌든 누군가가 중재를 해준다는 것 자체가 객관적일 수 있고 공공기관이 중재를 한다는데 감히 함부로 본사가 일방적으로 무시할 수 있는 부분이 줄었기 때문에 도움이 됐다. 다른 프랜차이즈 점주들에게에도 (공공기관의 중재 요청을) 권해주고 싶다. 프랜차이즈 쪽은 서울시 보다는 공정위가 담당 부서를 만들든지 해서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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