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책으로 드러난 한국당 내 ‘비박 VS 친박’
전원책으로 드러난 한국당 내 ‘비박 VS 친박’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11.15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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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책의 기자회견, 극우 친박 엄호로 벌어진 사단, 친박의 반격 시작, 전대 연기설은 하나의 명분일 뿐, 전원책을 통해 치려던 시도가 실패로 돌아가자 시작된 친박의 반격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전원책 변호사 입장에서는 버려졌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강력하게 반발하는 것이다. 본질은 자유한국당 내 친박과 비박의 세력 갈등이고 전 변호사에게 주어진 칼이 상징하는 것은 전자를 청산해달라는 지도부의 의중이었다. 전 변호사를 통해 친박을 치려던 계획이 실패로 끝나자 친박의 반격이 시작되는 분위기다. 

전 변호사(전 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극동VIP 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9일간 묵언수행 중인데) 이름조차 모르는 비상대책위원들이 언행을 조심하라고 했다. 나는 그분들에게 그런 경고를 받을 어떤 언행을 한 적이 없다. 이건 모욕”이라고 항변했다.

전원책 변호사는 비대위로부터 모욕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전 변호사는 “보수 단일대오를 위해 비박과 친박 간의 끝장토론을 제안했다”며 두 세력의 갈등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렇기 때문에 2월 전당대회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 

예컨대 “전국 253개 당협위원회를 80명의 사무직 직원들이 40개 팀을 만들어서 불과 20일만에 감사를 하고 평판 조사를 다 마친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어렵고 그런 입장을 부임할 때부터 피력했고 이후에도 수없이 밝혔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2월 말 전대가 가능하려면 12월15일까지 당협에서 물러나야 할 분들을 물러나게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2월 말 전대는 불가능하다. 왜 이런 쇄신을 (위해) 2월 말에서 한 두달 더 늦어진다고 해서 무슨 큰 문제라도 있는가. 당에서 4월 재보선 이야기를 하는데 창원 성산구만 확정돼 있고 나머지는 한 두 지역 정도다. 쉽게 말하면 4월은 잘 하면 세 곳이고 한 곳에 그칠 거다. 그런 재보선 때문에 당의 쇄신을 뒤로 미루고 전대부터 하자? 새로 선출된 당 권력이 그 재보선에 공천권을 행사해야 한다. 이게 당 사무총장과 비대위원장의 명분이다.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전 변호사는 “번갯불에 콩구워 먹는” 2월 전대론을 하면 안 되니 전대 연기론을 재차 주장했고 자신의 메시지가 난데없이 월권으로 매도되는 것이 억울하고 결국 한국당 비대위가 인적 청산을 거부하는 맥락과 이어진다는 식으로 논지를 전개했다. 

전 변호사는 향후 보수재건 활동을 지속하겠다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한국당 비대위는 방송 속 이미지로는 극우 친박을 올 단두대로 보낼 것 같아 전 변호사를 데려왔다. 하지만 전 변호사는 보수 진영의 돈키호테이고 누구의 말을 들을만큼 고분고분한 인물이 아니다. 전 변호사는 오히려 친박에게 힘을 실어줬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재판 과정이 졸속이고, 태극기 부대는 극우가 아닌 포용 대상이고, 경제민주화를 차용해서 한국당이 내리막길을 걸었다는 등 그런 발언들이 대표적이다.  

전 변호사는 기자회견 자리에서도 “친박이든 비박이든 박 전 대통령의 재판에 갔어야 했다”고 말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13일 방송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이렇게 정리했다.

“전 변호사가 잘린 것도 내가 보기에는 한국당 내 중도 확장이 중요하다는 세력이 있고 그게 김용태 사무총장, 김성태 원내대표, 김병준 비대위원장 등이다. 서울대 연구 보고서도 그런 내용이었다. 사실 정치의 상식이다. 표면적으로는 전대 시기를 7월로 미루자는 게 갈등 포인트였다고 하는데 더 본질적인 것은 중도 확장을 위해 전 변호사가 조강특위에서 극우를 청산해 달라 그런 주문이었는데 전 변호사는 오히려 친박과 태극기 입장에 섰다. 전 변호사가 TV 프로그램에서 친박 올 단두대 이런 얘기도 했고 그래서 확실히 건강하지 않은 보수를 정리해주겠다. 이런 기대가 컸었는데 오히려 태극기도 좋고 탄핵도 잘못된 것 같고 이런 식으로 방향을 잡으니까.”

인적 청산의 방향성을 놓고 전 변호사와 비대위가 갈등했고 여기서 내쳐지는 명분으로 전대 시기가 거론됐을 뿐 핵심은 친박을 엄호하는 모양새를 비대위가 용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러나 전 변호사는 되려 “적어도 절반은 물갈이해야 한다. 한국당에서 지금까지 폼잡고 살았던 분들 이제 좀 물러나라”며 인적 청산을 하지 못 하게 된 상황 때문에 자신이 물러나게 됐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이날 수많은 기자들이 현장에 참석해서 많은 질문을 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전 변호사는 김 비대위원장에 대해 “(전 변호사를 해촉하는 게 팔을 자르는 고통이라고 했는데) 그분이 대통령이고 내가 비서였다면 팔을 자르는 기분이라는 것을 이해를 백분 하겠다. 내가 그분의 수족이 아니지 않은가”라며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전 변호사는 구체적인 내용은 말하지 않았지만 향후 보수 재건 활동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일단 김 비대위원장은 전 변호사의 기자회견 이후 KBS <사사건건>과 국회 출입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담담하게 들었다. 폭로할 게 뭐 있었을까. (일부 비대위원들로부터 모욕을 당했다는 주장에 대해) 모기업 사장이 하청업체 사장한테 밤늦게 택시타고 그 사무실까지 가서 사정하고 그러겠는가. (절반 이상의 현역 의원 물갈이 주장에 대해서는) 그건 전 변호사 생각이고 여론조사하고 현지 실사 자료를 봐야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사전에 미리 예단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 사무총장은 이미 전 변호사의 대체 인사를 찾았고 최대한 빨리 조강특위에 투입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친박계 의원들은 김 비대위원장에게 이번 사태를 책임져야 한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 초재선 모임에 참석한 정용기 의원은 “오늘 전 변호사가 기자회견을 한다는데 내용에 따라 당에 손해가 커질 수 있다. 전권을 준다고 영입해온 분한테 그렇게 했으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김 비대위원장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또 공석인 자리는 어떻게 될 것인가. 전국 당협위원장을 해임한 상태에서 선임하는 것은 조강특위 고유 권한인데 일부에서는 당무감사위와 비대위가 한다는 말까지 들린다. 정당성 자체가 위협받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박완수 의원도 “김 비대위원장은 그동안 비대위 활동 성과를 당원과 의원 앞에 공개해야 한다. 그 성과를 당원이 수용한다면 2월까지 마무리해도 괜찮지만 수용하지 못 한다면 2월까지 가지 않고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압박했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용태 사무총장이 14일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 '커뮤니티 케어 어떻게 할 것인가?'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13일 열린 한국당 비상재건행동 우파재건회의에서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김 비대위원장은 사퇴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친북반미, 친민노총, 반기업 실정, 안보파탄, 민생파탄이 심화되고 있는데도 야당다운 투쟁을 주도하지 못 하고 있다. 전원책 해촉을 통해 한국당 위상만 돌이킬 수 없이 실추시켰다. 한국당은 더 이상 민생 파탄을 방치할 수 없다. 스스로 무능 때문에 당내 갈등을 증폭시킨 김병준 체제를 끝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에 맞서왔던 중진 정우택 의원마저 “일련의 사태를 봤을 때 비대위와 김 비대위원장이 정치적 실책을 범했다고 본다. 과연 비대위가 앞으로 정상적 기능을 할 수 있을지 동력을 상실한 것 아닌지 걱정하게 되고 이제는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거들었다. 

2016년 말 국정농단 이후 지금까지 끝내 친박과 비박 갈등이 청산되지 못 하고 지속되고 있는 점에 대해 김 원내대표는 14일 방송된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요 근래 다시 문재인 정부랑 제대로 싸우는 그런 평가를 가지고 내부적인 논란이 이어지면 좋은데 다시 우리들의 아픈 상처로 되돌아가는 것 같아서 그게 제일 지금 아쉽고 좀 안타까운 부분”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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