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통합의 중심 ·· ‘혁통추’에서 한국당과 개별적 ‘양당 협의체’
보수통합의 중심 ·· ‘혁통추’에서 한국당과 개별적 ‘양당 협의체’
  • 박효영 기자
  • 승인 2020.01.22 0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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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당 협의체 가동
혁통추는 비중 줄어
황교안과 유승민의 담판
전진당도 양당 협의체 구성
새보수당의 개혁보수 한국당에서 가능?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바른미래당 안에서 변혁(변화와혁신을위한 비상행동)으로 갈라질 때부터 새로운보수당이 창당되기까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보수통합론은 군불떼기 수준이었지만 이제 가시권에 들어왔다. 

두 당의 다이렉트 거래가 삐걱대자 국회 밖에 혁통추(혁신통합추진위원회)가 결성됐고 혁통추에 파견된 이양수 한국당 의원이 보수 재건 3대 원칙(3대 원칙(탄핵 수용/개혁보수 천명/한국당 해체 및 보수신당 건설)을 황 대표 대신 수용했다는 시그널이 부각되자 바로 당대 당 통합 논의가 진행됐다.

하태경 새보수당 책임대표는 21일 아침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대표단-청년당원 연석회의에 참석해 “어제 저희들이 제안한 양당 간의 당대 당 통합 협의체를 한국당이 수용하고 이를 우리가 환영해서 오늘부터 당대 당 협의체가 정식 출범한다”며 “양당 간 대화의 공개 여부에 대해서는 협의가 있었는데 혁통추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당분간은 비공개로 하는 것이 좋겠다”고 밝혔다.

하태경 책임대표의 양옆으로 김용태·이효원 청년 당대표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그동안 박형준 혁통추 위원장이 작년 4월1일 ‘플랫폼 자유와 공화’를 창립해서 보수통합을 주도해왔고, 친이계(이명박 전 대통령)와 비박계(박근혜 전 대통령)가 12월23일 ‘국민통합연대’를 만든 것이 혁통추라는 보수통합의 공간이 형성될 수 있었던 자양분이었던 만큼 두 당의 담판을 비공개로 진행한다는 취지다. 

그래서 두 당의 통합을 위한 △안건 △시기 △장소 등이 당분간 언론상에 상세히 알려지지 않게 됐다.

정운천 새보수당 공동대표도 “새보수당과 한국당의 양당 협의체 구성에 대한 합의가 끝난 만큼 양당은 신설 합당 등을 위한 실무 논의를 속도감있게 진행해야 할 것”이라며 “보수통합을 위한 골든타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혁통추는 새보수당과 한국당 뿐만 아니라 확장적 통합을 위한 플랫폼으로써 양당 협의체와 함께 투트랙으로 혁신적인 개혁 보수대통합의 길을 함께 주도적으로 열어나갈 것”이라며 “설 명절이 3일 앞으로 다가왔다. 황교안 대표와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이 만나서 설 연휴가 시작되기 전에 보수통합의 비전과 혁신 방안 등 통큰 합의를 이끌어내서 국민들께 큰 희망을 주기를 기대한다”고 주문했다. 

정 대표가 언급했듯이 박 위원장이 보수 빅텐트를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정당끼리 개별 협상을 하는 모양새를 반길 리가 없다. 정 대표의 립서비스 자체가 혁통추의 위상 약화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는데 박 위원장은 이날 직접 제주도에 방문해서 원희룡 제주지사와 회동했다. 원 지사는 과거 2017년 1월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 창당에 힘을 보탰다가 국민의당과의 통합이 성사되고 바른미래당이 창당되자 바로 탈당해서(2018년 4월10일) 현재는 무소속이다. 그만큼 임기가 많이 남은 현직 광역단체장인 원 지사는 두 당 위주의 보수통합 테이블에서 잡아야 할 매력적인 인사다. 박 위원장의 혁통추 회의에 원 지사가 얼굴을 비춘다면 두 당 위주의 논의에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형준 위원장은 이날 원희룡 제주지사를 만났다. (사진=연합뉴스)

일단 양당 협의체에 파견될 실무자로 새보수당에서는 유의동 원내대표, 한국당에서는 김상훈·이양수 의원이 거론되고 있으나 결국 황 대표와 유승민 의원의 담판이 언제 성사될 것인지가 관전 포인트다. 

총선 스케줄상 2월10일 안에 두 당의 통합 협상이 마무리되어야 2월 내에 보수신당을 창당할 수 있다. 즉 설 연휴 안에 두 지도자가 만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물론 한국당 인사들이 전국 지역구에 촘촘하게 자리를 잡고 있고 비례대표로도 출마를 준비 중인 인물들이 많은 만큼 새보수당과의 공천 문제를 어떻게 타결해낼 것인지가 제일 중요하다. 한국당은 이미 김형오 전 국회의장을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으로 추대해놓은 상태인데 새보수당과의 합당 이후에는 어떻게 될 것인지가 합의사항이다.

무엇보다 보수통합의 키를 쥔 한국당 중심으로 뭔가 개별 협상을 진행하고픈 욕구가 보수 정당들 사이에서 높을 수밖에 없는데 △전진당(미래를 향한 전진 4.0) △우리공화당 등이 그 대상이다. 

특히 전진당의 경우 이언주 대표가 이날 한국당과의 양당 협의체를 공식 가동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새보수당과의 개별 협상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전진당은 창당 과정에서 극우부터 중도보수까지 보수 시민들을 끌어모은 만큼 지역 창당대회를 개최하면 1500여명 가까이 모인다. 원내 8석의 새보수당 만큼은 아니지만 나름 한국당에 지분을 요구할 정도는 된다는 것이다. 

이언주 전진당 대표도 한국당과 양당 협의체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우리공화당은 사실상 보수 재건 3대 원칙에서 도저히 타협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저만치 떨어져 있지만 전국에 대략 200만명 정도 되는 친박계 지지세가 있기 때문에 향후 총선에서 보수 분열의 화약고가 될 수 있어서 마냥 배제하기도 어렵다. 

한편으로는 보수통합의 종착역이 2016년 10월 말 국정농단 이전의 새누리당과 인적 구성에서 무엇이 다른지 설명되어야 한다. 누구나 ‘도로 새누리당’을 경계하기 위한 ‘보수 혁신’을 말하고 있고 ‘묻지마 반문 통합’을 반대한다고 하지만 정책과 태도면에서 기존의 한국당과 무엇이 달라지는지 속시원히 장담해줄 사람은 없다.

권성주 새보수당 대변인은 이날 아침 방송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도로 새누리당으로 가면 안 된다. 통합의 과정이 곧 쇄신이 되어야 되고 통합의 과정이 곧 물갈이 새로운 얼굴들을 수혈할 수 있는 과정들이 돼야 된다”며 “(바른정당 시절) 이른바 청년정치학교 같은 걸 운영을 상당히 잘 했다. 젊은 중도보수 세력을 많이 발굴을 했다. 이분들이랑 같이 지금의 한국당분들과 하나의 세력을 만들어 내면 도로 그냥 새누리당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바른정당을 통해서 하려고 했던 것을 실천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강조했다.

진행자인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가 “형식은 합당이나 내용적으로는 원래 있던 당으로 돌아가는 복당 아니냐. 그러니까 한국당은 새누리당으로 되돌아가는 건데 그럼 하고자 했던 바른정당과는 다른 것 아니냐”라며 “상당수 구성원이 예전으로 돌아가고 복당이라고 하는 비판을 받지 않을까. 합당 작업이 끝나고 나면. 거기에 대해서 할 말이 있어야 될 것 같다”고 계속 질문을 던졌는데 보수통합파들이 여기에 답을 명확하게 할 수 있어야 할 것 같다. 

한국당 소속 이양수 의원, 박완수 사무총장, 김상훈 의원이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보수당의 제안에 따른 양당 협의체를 수용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당 소속 이양수 의원, 박완수 사무총장, 김상훈 의원이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보수당의 제안에 따른 양당 협의체를 수용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구체적으로 2019년 2월 황 대표 체제가 출범한 뒤 한국당은 태도나 정책면에서 개혁보수는 커녕 극우화되고 있다는 것이 언론과 평론가들의 객관적인 해석이다. 

황 대표는 당대표가 되자 마자 반문 투쟁을 선언했고 △광화문 장외투쟁 △전광훈 목사와 가까워진 이미지 △각종 거친 언사 △동성애 반대 발언(5월17일) △외국인 노동자 임금 차별 발언(6월19일) △대학생들 앞에서 아들의 능력 자랑 발언(6월20일) △삭발(9월16일) △난데없는 단식(11월20일) △한국은 일 많이 해야 발언(12월6일) △국회 난입 선동(12월16일) 등 끝없이 극우화로 치달았다.

이를테면 한국당과 새보수당의 통합 과정이 낙장불입에 이른 뒤에도 △반공 색깔론 △꼰대적 태도 △무조건적인 강경 반대 등의 모습이 한국당 내에서 터져나왔을 때 어떻게 할 것인지 플랜B가 있냐는 것이다. 

하 책임대표가 황 대표의 보수 재건 3대 원칙 공개 수용을 촉구했고 이를 넘어 문서화까지 띄웠지만 결국 대리 수용에 그쳤고 설사 그런 보증장치가 있다고 하더라도 내내 강경 보수의 분위기였던 한국당이 갑자기 개혁보수로 변모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역부족이다. 

하 책임대표는 전날 열린 당대표단 회의에서 “가짜 통합은 보수 혁신과 재건에 독이다. 국민에게 박수 받을 수 없다. 국민들은 한국당의 가짜 통합에 속을 만큼 어리석지 않다”며 “혹시나 모를 한국당 쪽에서 보수 재건 3대 원칙을 위반할 가능성에 대비해서 이 위반을 막기 위한 장치들을 계속 요구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그게 플랜B나 플랜C로 구체화되어 있는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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