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자 증가세 50명 아래
“아직 안심할 단계 아니다”
언제든 유럽 사례로 될 수 있어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수 증가세가 100명대 아래로 떨어졌다가 다시 100명 넘게 늘고 있는 등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다만 6일 10시 기준 47명만 늘어 최초로 50명대 아래로 줄었다. 그러나 아직 안심할 단계가 전혀 아니라는 게 당국의 메시지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을 통해 “유럽이나 미국에서 보이는 폭발적인 지역사회 감염이 우리 사회에서도 언제든 나타날 수 있다. 이 경우 의료체계의 붕괴, 사망률 급증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남아있는 엄중한 상황”이라고 경계했다.
현재 국내 확진자는 1만284명이고 사망자는 186명이다. 3개월째 코로나 정국이 지속되면서 전국민이 지쳐가고 있지만 당국은 지난주 주말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을 2주 더 늘렸다.
자칫 잘못하면 한 순간에 이탈리아처럼 코로나 창궐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 이탈리아는 현재 확진자 12만8948명에 사망자 1만5887명으로 하루에 4000여명 넘게 확진자가 늘고 있다. 우리가 아직 긴장의 끈을 놓으면 안 되는 이유다.
김 조정관은 “지난 2주간 사회적 거리두기를 한층 더 강화해 실천했지만 매일 100명 내외의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등 아직 안심할 단계가 아니”라며 “방역망 통제 밖의 확진자가 교회나 병원 같은 다중이용시설에서 발생한다면 대규모 집단 감염이 초래되는 것은 물론이고 2차 3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계속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피로감을 느끼는 국민들이 늘어나면서 지난 2주간 오히려 국민 참여가 약화된 모습을 보였다. 우리가 더 적극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했다면 지금보다 더 좋은 결과가 나타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며 “정부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한 지원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소규모 교회에서도 온라인 예배를 진행할 수 있도록 기술행정적 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있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지 못 하는 경우 관리체계를 더 강화하는 것과 처벌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조정관은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과 함께 코로나 정국에서 실무 최고책임자라고 할 수 있다.
그런 김 조정관이 시설 운영중단, 온갖 모임 자제, 재택근무 권고 등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을 4월19일까지 2주 더 늘릴 수밖에 없는 배경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김 조정관이 경계하는 포인트는 △병원과 같은 다중이용시설의 소규모 집단 감염 △해외 유입 감염자 △감염경로 불명 사례 △지역 내 잠복 감염자 등이다.
좀 더 참고 합심해서 오늘 처음으로 달성한 50명 대 이하를 평균적으로 유지하게 된다면 ‘생활방역’ 단계로 넘어갈 수도 있다. 일상적 경제활동과 방역이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되 공적 규제를 조금 느슨하게 하는 것이다.
국가의 통제가능성이 확실치 않아서 괴로운 만큼 김 조정관은 “정부가 전문가들과 함께 기본적인 가이드라인과 아이디어를 제시하겠지만 이를 완성하는 데 국민의 참여가 매우 중요하다”며 “생활방역 수칙은 우리가 앞으로 감당하고 익혀야 할 새로운 사회적 규범이 될 것”이라고 재차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