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여성의당③] 여성의당의 역사 “정당 정치의 모범”
[월간 여성의당③] 여성의당의 역사 “정당 정치의 모범”
  • 박효영 기자
  • 승인 2020.07.13 0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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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당 공동대표 선출
디지털성범죄 의제기구
젊은여성정치인연대의 의미
서울역 사건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지난 2월 결의해서 3월8일 공식 창당이 되기까지 여성의당은 그 자체로 한국 정치의 새로운 역사였다. 

이지원 여성의당 공동대표는 1일 오후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당사에서 기자와 만나 “저희가 8월에 공동대표 및 시도당위원장 동시 선거가 예정돼 있다”며 “3월에 창당해서 8월까지 5개월간의 여정을 돌아보고 새로운 비전을 재정립하는 준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여성의당이 써온 역사는 어떻게 보면 정치 자체에 무관심했거나 무관심할 수밖에 없던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결사했던 조직으로서 의미가 있다”며 “이번에 첫 총선을 치러냈고 다음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과정 속에서 어떻게 하면 여성 의제가 국가적으로 더 많이 논의될 수 있도록 할 수 있을지 이슈 파이팅이나 여러 활동을 해나가겠다”고 공언했다. 

여성의당은 5인의 공동대표를 새로 선출한다. 투표는 온오프라인 및 전화로 8월1일 0시부터 2일 16시(18시 당선자 공고)까지 진행된다. 공동대표 후보자 등록은 7월7일~15일까지다.

이지원 공동대표는 여성의당의 존재 가치를 설명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이 대표는 “(여성의당 창당에 대해) 단순히 젊은 여성들의 열망에서 이뤄진 것만이 아니라 시니어 여성 그룹과의 연계 속에서 만들어진 정당인 만큼 앞으로도 여성 정치의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감을 갖고 있다”며 “전직 국회의원 여성 한 분을 만났는데 이번 총선에서 본인이 가장 큰 희망 혹은 기대되는 변화가 여성의당의 창당이었다고 말씀해주시더라. 21대 국회에 여성의당은 없지만 창당하게 되어서 너무나 감사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한 20대 여성 정치인도 정당 정치의 모범적인 길을 걸어오고 있는 것 같다고 여성의당을 격려해주셨다”며 “당원 가입을 독려하는 것도 의지와 자발성이 있어야 하는데 기성 정당들이 형식적으로 세를 불리는 것에만 관심이 많은데 여성의당 사례가 감명 깊었다고 해주셔서 정말 고마웠다”고 밝혔다. 

실제 여성의당은 평당원들의 참여와 당내 민주주의를 중시한다. 그런 맥락에서 디지털성범죄 의제기구가 작동하고 있다.

이 대표는 “(디지털성범죄 의제기구에 대해) 여성의당의 싱크탱크 기능을 수행하면서도 현행법과 사법체계에서 디지털 성범죄가 어떻게 다뤄지고 있는지 모니터링하는 역할을 동시에 하고 있다”며 “권리당원 위주로 의제기구 멤버를 모집했고 현재까지 세 번의 활동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당이다보니 입법 활동에 집중해서 살펴보지만 입법 이후에도 사법부에서 그걸 잘 따르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입법과 사법 모두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국회 토론회나 재판 방청을 기본적으로 하고 있다”며 “현장 활동가나 연구자들과 함께 세미나도 진행하고 있어서 현 시점에서 법의 공백이 어디에 있는지 여성의당은 어떤 지점에서 실효성있는 법안을 제시할 것인지 이런 걸 모색하고 있는 단위라고 보면 된다”고 부연했다.

기성 정당들의 의제기구와는 무엇이 다를까.

이 대표는 “오늘도 당원들과 국회 토론회에 다녀왔는데 국회에 처음 와봤다고 하더라. 국회 안까지 들어와볼 것이라 생각지 못 했다고 했다”며 “디지털 성범죄 문제는 여성들이 직면하고 있는 시급한 과제이고 그 입법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직접 보는 것이 국민들의 당연한 권리임에도 불구하고 국회가 접근이 제한돼 있고 일상과 분리된 공간으로 형성돼 있어서 그런 걸 깨는 역할을 의제기구가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 마디로 정치 교육과 정치 참여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이 대표는 “(교육) 세미나를 진행할 때 처음 했던 것은 발의된 법안을 어떻게 볼 수 있는지(의안정보시스템)에 대해 안내했다. 그 다음에 입법 절차가 어떤 요건을 거쳐야 하는지를 교육했다”며 “정당 활동이 어떻게 보면 당비만 내고 마는 수동적인 차원으로 흘러갈 수도 있지만 당원들이 직접 세상을 바꾸기 위한 입법 절차를 깨닫고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조직적인 차원의 노력이 필요한지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것이 정당의 제기능을 수행하는 일이라고 본다. 정치 교육부터 정치 참여까지 원스톱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디지털성범죄와 관련 △재판 과정에서의 문제점 △잠입수사의 법제화 △온라인 그루밍 개념 도입 △N번방 방지법으로 네이밍되는 것의 문제점 등을 풀어냈다.

먼저 이 대표는 “재판 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는 피해 촬영물이 공개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보통 피해자가 신청을 해야만 이뤄지고 있고 그걸 사법부가 자체적으로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시행하고 있지 않는 문제점이 있다”며 “피해 촬영물을 법정에서 공개해야만 범죄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는 것은 그외의 대안에 대해 고민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통상 잠입수사가 이뤄지는 경우는 마약, 도박, 성매매, 조직폭력, 보이스피싱 등이 있다.

이 대표는 “잠입수사는 현재 형법상 허용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기존에 이뤄지고 있는 잠입수사의 유형이 있고 성매매 단속의 경우 경찰이 가해자로 위장하고 있고 그게 과거 잠입수사의 주요 형태”라며 “디지털성범죄에 적용하면 경찰이 가해자로 가장해서 피해자로부터 동의를 얻어 피해자가 알고 있는 다른 가해자의 정보를 얻어서 수사를 할 수도 있다. 사실 피해자는 수사에 협조할 수도 있지만 보호돼야 할 존재다. 그래서 가해자로 위장할 게 아니라 피해자로 위장해서 성착취의 의도가 있는 가해자를 검거하고 이들을 수사하는 게 필요하다”고 설파했다.

이어 “대법원 판례를 보면 두 가지 유형으로 잠입수사를 분류하고 있는데 범죄의 고의성 입증 여부에 따라 잠입수사가 인정되고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며 “디지털성범죄의 경우 대화방 참여자들로 확인되는 사람들이 범죄의 고의성이 있다고 인정되지 않는다. 그래서 잠입수사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환기했다.

디지털성범죄에 대한 잠입수사가 가능하려면 온라인 그루밍 개념이 도입돼야 한다.

이 대표는 “아직까지는 디지털성범죄가 어떤 메커니즘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왜 피해자가 종속되고 착취될 수밖에 없는지 여전히 사회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영역으로 치부된다”며 “음란물이 성착취물로 완전히 바뀌었고 특히 아동 청소년의 경우 피해자로 명확히 규정됐다. 법 개정이 인식의 변화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제 온라인 그루밍으로의 법 개정이 이뤄지면 잠입수사의 도입까지 이뤄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N번방은 텔레그램을 전제로 한 명칭이다. 하지만 텔레그램 외에도 수많은 SNS에서 디지털성범죄가 발생하고 있다.

이 대표는 “법 개정이 이뤄지고 있는 것을 보면 N번방 방지법이라고 해서 텔레그램에 국한된 것처럼 여겨질 수 있다. 여전히 여러 SNS 상에서의 성착취가 만연하기 때문에 마치 그동안 누적된 성범죄와 별개의 것처럼 취급되고 있다”며 “트위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카카오톡, 랜덤채팅 등의 성착취 범죄도 함께 조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성의당은 타 정당 정치인들과 ‘젊은여성정치인연대(가칭)’를 결성했는데 어떤 연대체일까. 

이 대표는 “경남도당이 위치한 창원에서 스토킹 살인 사건이 발생했고 현장에서 1인 시위를 많이 했다. 6월4일 국회에서는 기자회견을 했는데 여성의당, 기본소득당, 녹색당 소속 여성 정치인들이 합심해서 스토킹법 제정을 촉구했다”며 “이전에는 여성 정치인을 상상할 때 중년의 여성을 상상했다면 연대체를 통해서 청년 여성 정치인의 이미지를 익숙하게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여성의당이 주도하는 연대체에 더불어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녹색당 등이 동참하기로 했는데) 페미당(창당준비위원회)까지 함께 해주셨다. 총선에서 출마했던 경험이 있는 분들 위주로 꾸리게 됐다. 연대의 폭을 넓혀가려 한다. 이번주 금요일에 일정이 되는 분들을 대상으로 초동 모임을 가지려고 한다”며 “선배 여성 정치인들을 존경하는 마음도 크지만 후배 여성 정치인들이 그 이상으로 훌륭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역량을 키우기 위해 같이 고민하고 공부하는 자리가 필요했다. 젊은여성정치인연대가 그러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획들을 해보겠다”고 공언했다.

이 대표는 젊은여성정치인연대의 의미를 설명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21대 총선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자(1118명) 중 여성 비율은 19%(213명)이고 당선자 비율도 19%(300명 중 57명)다.

이 대표는 “젊은여성정치인연대를 꾸리면서 느꼈던 것은 각 정당의 여성 정치인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여성의당은 여성 후보들만 나오는 게 당연하고 그게 당헌당규에 명시돼 있는데 다른 정당에서는 여성들이 남성에 밀리는 일이 많다”며 “기성 정당의 그러한 문제점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여성의당이 여성 정치 세력화를 모색하는 것에 한계가 크다”고 밝혔다. 

이어 “지방의회 의원들도 여성이 많지 않고 단체장은 더 하다. 여성들이 정치권 진입을 하는 통로가 너무 제한돼 있다”며 “여성들이 어떻게 정치 커리어를 만들 수 있는 것인지 정보와 경험의 축적도가 너무 부족해서 특수하게 여겨지는 소수의 여성들만이 정치에 입문하거나 스카웃되는 형태로 정치를 시작하는 것 같다. 여성 공천 30% 의무화가 실현되지 않으면 정당들이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지난 5월26일 서울역 여성 폭행 사건이 벌어졌다. 관련해서 여성의당은 두 차례 논평을 냈다.

이 대표는 “(여성의당이) 6월 초에 냈던 논평은 이걸 단순히 묻지마 범죄로 봐서는 안 된다는 게 주요 화두였다. 그 뒤에 영장심사에서 이게(긴급체포의 과정) 위법이라는 이유로 기각됐다. 재청구했는데 가해자의 조현병 때문에 또 구속되지 못 했다”며 “서울역 사건이나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2019년 5월28일)이나 강남역 사건(2016년 5월17일)이나 너무 여성혐오적 요소가 선명해보이는 사건이다. 단순히 묻지마 프레임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성혐오 범죄가 너무 비일비재한데 서울역 사건은 피해자와 지인들이 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공론화를 해준 것이 엄청난 기폭제가 됐다”며 “놀라웠던 지점은 보그나 엘르 같은 여성 잡지에서도 이 사건을 공식 계정으로 알리고 더 이상 묻지마라는 형태로 은폐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확산시켜줬다”고 부각했다.

이어 “페미니즘이 2015년부터 가시화 되면서 여성 잡지에 관련 코너들이 생겼던 것이 이번 사건에서 그런 연대가 이뤄질 수 있었던 배경이 된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수사당국의 안일함이나 CCTV 사각지대 등도 문제다.

이 대표는 “경찰이나 검찰이 해야 할 역할은 피해자가 피해를 당한 사후가 아니라 사전에 예방할 수 있어야 한다. 늘 그런 피해가 발생해야만 치안과 방범의 미비점이 확인되는 것 같다. 홍대입구역이나 서울역에 CCTV가 없다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그 사건을 처음 접했을 때 마음이 안 좋았던 게 CCTV가 없었다는 점이다. 서울역 12번 출구는 굉장히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이라 CCTV가 없으면 안 된다”며 “나도 선거운동을 할 때 홍대입구역 9번 출구 앞에서 당원 한 분이 돌을 맞게 되어서 그곳에 CCTV가 없다는 점을 처음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서울역 사건도 초반에 CCTV가 없어서 문제 해결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인데 나 역시 똑같은 일을 겪어봤기 때문에 똑같은 좌절감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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