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혁신안 ‘통과시키려는 자’와 ‘막으려는 자’
정의당 혁신안 ‘통과시키려는 자’와 ‘막으려는 자’
  • 박효영 기자
  • 승인 2020.08.14 07: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민주주의자들의 정당” “일방적 견해 강변”
장혜영 vs 성현
지도부체제
당원 직접 민주주의
노동인가? 여성인가?
참여계와 문재인 정부 협조파?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장혜영 정의당 혁신위원장(초선)은 인트로 발언을 통해 의견의 다양성이 공존하고 존중받는 민주주의의 대원칙을 강조했다. 그러나 기자간담회 중간에 성현 혁신위원이 자기 견해를 피력하려고 하자 “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라며 저지하려고 했고 “혼자서 하는 기자회견이 아니라 당 차원에서 함께 하는 기자회견이라는 점을 존중해서 말씀해달라”고 주의를 주면서 발언을 끊으려고 했다. 

강민진 혁신위 대변인도 “위원장 외의 다른 위원들은 기자회견 끝나고 백브리핑으로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다”며 “지금 상황을 바라보는 각기 다른 관점의 혁신위원들이 존재한다. 보도할 때 공식 통로를 많이 이용해주시고 여러 견해들을 균형있게 다뤄주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성 위원이 간담회 말미에 추가 발언을 하려고 하자 말을 못 하게 하려는 목적이었고 무엇보다 성 위원의 돌출 발언으로 언론 보도가 도배되는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였다. 실제 김창인 혁신위원은 간담회가 끝나고 회의장을 나오면서 장 위원장에게 “(성 위원이 혼자 남아 기자들에게 자기 주장을 피력하더라도) 위원장이 나서지 않고 그냥 놔두는 게 더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다른 혁신위원들도 “저것만 보도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13일 오전 정의당 혁신위원회가 혁신안 발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정의당 혁신위는 13일 오전 국회에서 최종 혁신안을 발표하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성 위원의 발언 내용이 너무 과하게 느껴질 수 있는 대목이 많았고 한 마디로 센 이야기로 가득하긴 했다. 

장 위원장은 성 위원의 발언이 끝나자 “방금 전에 연합뉴스 기자께서 어떠한 치열한 논의가 있었고 어떤 쟁점이 있었는지 물어봐주셨는데 지금 본 이 상황이 혁신위 안에서 총의를 모아나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 과정이었는지를 방증하는 어떤 하나의 헤프닝”이라며 “마지막까지 총의를 모아나가는 과정 그 자체보다는 자신의 일방적인 견해를 강변하고자 하는 토론의 자세가 혁신위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왕왕 있어왔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론과 합의를 통한 혁신안을 내는 것을 포기하지 않고 이 논의를 진전시켜왔음을 다시 한 번 정확하게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사실상 성 위원의 발언을 “일방적인 견해 강변”으로 깎아내린 것이다.

장 위원장은 성 위원의 입장을 짐작하고 있었고 그 내용도 미리 인지하고 있었다. 성 위원은 13일 자정을 넘긴 시각 정의당 혁신위 게시판에 “혁신위는 실패했다”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우선 4.15 총선 이후 5월말 출범한 혁신위가 두 달 반 동안 활동한 끝에 내놓은 최종 혁신안의 내용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성현 혁신위원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혁신안은 14개의 제안들로 구성되어 있다.

①강령 개정(시대적 도전 과제들에 대한 정의당의 태도와 철학을 담는 강령 개정을 2021년까지 진행/강령개정 TF 설치)

②당원 직접민주주의(온라인 당원 입법 청원 시스템 도입/300명 이상의 당권자가 동의하는 입법 청원 담당 의원 매칭/온라인 ‘당원이 묻고 당이 답한다’ 시스템 도입/공식 홈페이지 개편 및 모바일 앱 개발)

③당권 제도(피선거권·선거권의 기준을 입당 6개월이 지난 당원으로 규정/청소년 예비당원 선거권 보장/6기 지도부가 청소년의 정치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입법 활동에 적극 나서야/나아가 임기 내에 청소년 예비당원의 온전한 당권 보장)

④당원 교육(유저 친화적 온라인 영상 플랫폼 구축/영상을 중점으로 한 주제별 교육 프로그램 및 신입당원 교육 프로그램 제공/흥미있는 교육 지향/필요에 따른 당직자 교육 월 1회 이상 배치)

⑤조직 문화(여성·장애인·청소년·동물복지·성소수자가 참여하는 조직혁신 TF 설치/당원은 부당하게 차별받지 않아야+민주적인 토론과 참여의 기회 보장+권위주의적인 위계질서 부정+서로 존중하는 개방적인 태도 견지/당사의 장애인 접근+시각장애인과 발달장애인의 홈페이지 접근+성중립 화장실+아이돌봄체계+채식 식단 등 당의 물리적 환경에 대해 차별과 배제가 없도록 해야/당내 젠더폭력신고 및 대응 핫라인 설치)

⑥대의기구 및 의결체계(전국위원회 및 대의원대회 등에 대한 당대표의 추천권 폐지/대의원대회는 1년에 1회 소집을 원칙으로 하되 노선·정책·정치 방침 등을 결정하는 정책당대회의 성격으로 재편/대의기구 구성이 당헌당규상 미비하면 대표단의 추천으로 할당 실현)

⑦지도부 체제(당대표·원내대표·선출직 부대표 5명·청년정의당 대표 등 8명으로 구성되는 대표단 회의 신설/대표단 회의는 협의로 운용+전국위 등 당의 주요회의 소집+안건 발의/선출직 부대표 5명 중 30%(2명) 이상을 여성에 할당하고 장애인 후보에게 가산점 부여)

⑧청년정의당(청년정의당 창당준비위원회 설치/차기 동시당직선거에서 만 35세 이하 청년당원들의 총투표를 통해 창준위원장 선출/창준위에는 차기 광역시도당 청년-학생위원장들이 준비위원으로 포함/창당 시기·초대 대표 선출 방안·구성 및 운영안·사업계획안·예산안 등에 대해 창준위가 안을 만들어 전국위에 제출)

⑨부문·직능·과제별위원회(1당원 1부문위원회 가입 권고/국제연대위원회 및 과제별위원회 신설/청소년위원회 신설)

⑩지역 강화(2022년 지방선거 출마자가 있는 지역의 지역위원회부터 지역 현안을 다룰 민생센터로 재편/6기 지도부가 민생센터 활성화 방안 제시/당원들이 생활정치 및 자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전당적 지침 세우고 구체적인 사례와 활동 매뉴얼 제공/지역위 차원의 상시적 후원금 모금 방안 확립/중앙당은 지역강화기금 편성해 2021년 5월부터 선정된 지역위에 월 100만 원씩 지원/지방선거 끝나고 지역위 재정 지원방안 마련/지역정치 활성화 담당 기구 신설을 통해 중앙당·국회의원·지방의원·지역당 간의 협업 체계 구축/광역시도당 및 지역위 정치활동에 대한 인큐베이팅-지역정치활동 모델 창출 및 확산/지역위원장 연석회의 반기마다 개최/당헌당규 개정으로 정의당 지방의원단을 당의 공식기구로 제도화/지역위 활성화를 위한 정당법 개정운동을 2021년 당의 핵심과제로 삼고 추진)

⑪당무 시스템(원내·중앙당 부서·지역당에서 생성하는 자료를 모든 당직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통합적인 온라인 업무 플랫폼 구축/당무감사위원회 신설)

⑫기관지 및 당 메시지 업무 시스템(당 기관지 신설/온오프라인 웹 매거진 형식으로 비평과 분석·인터뷰·웹툰 등 다양한 콘텐츠로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매체 지향/의원단·중앙당·지역 포괄하는 홍보·공보·미디어 담당자 네트워크 구성하는 방안 마련을 권고)

⑬재정 혁신을 위한 제언(매월 발생하는 경상적자 구조를 개혁하기 위해 당권자 5%를 목표로 하는 1만원 당비 인상 캠페인 진행/당사 임대료 및 운영비 감축하고 중앙당 정무직 운영비 감축 권고/10차 전국위에 제출됐던 중앙당 적자해소대책 이행/부채 탕감 위한 특별회계와 운영계획 수립/20억원 모금을 목표로 정치자금모금위원회 신설 및 집중적인 현장세액공제 모금 캠페인 전개/6기 지도부는 이를 위한 세부 계획을 당대회에 제출/중앙당 후원회를 통해 매월 1000만원의 후원금 납부하는 후원회원 조직)

⑭조기 동시당직선거 실시(2020년 9월 중 대표-부대표-청년정의당 창준위원장-광역시도당 위원장-지역위원장-전국위원-중앙당 및 광역시도당 대의원 등을 포함하는 조기 동시당직선거 실시)

(사진=박효영 기자)
장혜영 혁신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장 위원장은 혁신안에 대해 4가지 방향성으로 설명했는데 그것은 “미래 비전”(①), “당원들이 신나는 정의당”(②④⑤), “당내 리더십의 혁신 방안(⑦⑧)”, “지역에서 이기는 정의당(⑩)” 등이다. 나아가 ⑭과 ③을 거론했다.

특히 장 위원장은 ①이 6가지의 내용을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화된 세계 질서에 대한 총체적 인식 
△자본주의의 모순에 대한 문제의식과 새로운 사회구조에 대한 인식 
△기후위기 극복 의지와 구체적인 목표 
△당이 누구의 곁에 있어야 하는지 
△노동·생태·젠더 등 다양성을 동등하게 존중 
△지역불균형해소 및 지역운동 강화 비전

혁신안은 이번주 토요일(15일) 전국위 보고를 거쳐 오는 30일 예정된 당대회에 안건으로 상정된다.

다시 돌아가서 성 위원은 왜 돌발 발언을 할 수밖에 없었을까.

성 위원은 간담회가 끝난 직후 계속 자리에 남아 기자들에게 자기 입장을 설명했고 “혁신위에서 파열음이 나오는 것에 정말 죄송하고 불편하실텐데 (실패를)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이다. 진보정당을 역사에 남을 개악으로 밀어넣는 혁신안을 보고 목소리를 내지 않을 수 없었다”며 “정의당이 대한민국 마음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역설했다. 

뉴스 홍수 속에서 성 위원의 돌발 발언은 혁신안 소식을 다룬 기사 20여개 이상에서 충분히 소개됐다. 유튜브에도 영상이 존재한다. 성 위원의 주장을 정리하면 Ⓐ혁신위는 실패했다 Ⓑ혁신위 자체가 심상정 대표의 책임 면피용 기획이었다 Ⓒ자기 계파의 숙원사업을 해결하는 장에 불과했다 Ⓓ2030 여성들의 입장을 과잉 대변하느라 노동의 가치에 소홀했다 등 크게 4개로 집약된다. 

(사진=박효영 기자)
성 위원은 기자간담회 종료 이후에도 혼자 남아 기자들에게 자기 입장을 피력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성 위원은 자정에 게시한 글을 통해서는 주로 ②에 당원들의 참여권 수준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측면을 지적했다.

성 위원은 “아래로부터의 혁신, 당원을 닮은 정의당이 되어야 한다”면서 △당원 총투표 대표단 발의 △당원 발의 총투표 및 당원 소환 요건 완화 △당 게시판 전체 공개 △21대 총선 비례 경선 기간부터 지금까지 탈당자들에 대한 특별 복당 기간 부여 등을 실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성 위원은 “당원 직접민주주의 강화라는 부분에서 당원입법청원 시스템과 당원이 묻고 당이 답한다 시스템이 도입됐다. 하지만 결국 당의 주요 의사결정에 당원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은 아무 것도 없다”며 “혁신위원 18명(장혜영/강민진/권수정/김설/김준우/김창인/남가현/성현/엄정애/이소헌/이혁재/장태수/조성실/심지선/김준수/이효성/김명이/홍명교) 중 혼자서는 해낼 수 없는 일이었다. 실력도 역부족이었다”고 토로했다.

성 위원은 단순히 당원들의 의견 반영을 넘어 의결권 부여 등의 수준으로 참여권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또한 성 위원은 “위로부터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며 △의견그룹 책임제(정파등록제) 실시 △대의원대회 폐지 및 전국위의 대표성 강화(인원 낮추고 의무사항 늘리고 추천직 폐지) △비례대표 경선 할당 제도를 가산점 제도로 전환 △당기위원회를 고위당직자 및 공직자에 대한 윤리심사 및 징계위원회로 전환 △당직 문화 개선(2년 자동 승진 폐지 및 인사고과 반영한 승진제도 수립+당직자 역량 교육 의무화) 등을 제안했다.

특히 ⑦에 대해 성 위원은 “혁신위원 대부분은 당의 위기를 심상정 대표의 독단성 때문이라고 이야기하며 대표가 독재할 수 없게 부대표 수를 늘리거나 최고위원제를 도입한 집단지도체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선명성 부족을 이야기하며 강령 개정을 주장했다”며 “우리 당에서 집단지도체제란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리더십을 만들겠다는 뜻”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비례연합정당 참여 불가에 대해서도 (전국위가)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하지만 실제로 들여다보면 자신은 찬성하지 않았다는 전국위원들이 상당히 있었다. 그런 깜깜히 의결 구조 속에서 부대표 수를 늘리는 것은 민주주의의 후퇴이고 조직표를 동원할 수 있는 계파의 활동가들이 당의 모든 권력을 나누겠다는 것에 불과하다”며 “비례 의석을 두고 37명의 후보가 등장하여 계파간 갈등 심지어 계파 내 갈등까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비례 경선과 같은 사태가 이제 부대표 선거를 두고 일어날 것”이라고 비관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장 위원장은 성 위원의 발언이 길어지자 제지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어쨌든 부대표 수는 현행 3명에서 5명으로 늘리는 모델이 제시됐다.

장 위원장은 질의응답을 통해 “논의 과정에서 여러 아이디어들이 있었고 현행 지도체제에서 전혀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는 분들도 계셨고 최고위원제도로 가는 게 맞다고 보는 분들도 있었지만 여러 논의를 거쳐서 지금 저희가 최종적으로 제출한 단일 대표가 존재하되 좀 더 많은 리더십들이 등장하는 모델을 만드는 형태의 대표단 회의를 운영하는 방안으로 정리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정미 전 대표 등이 단일대표의 필요성을 주장했듯이) 당내에서 결단력있는 책임성이 대표단 회의에서 분산되는 게 아닌가라는 문제의식은 저희 안에서 심도 깊게 다뤄졌다”면서 “지금 대표가 갖고 있는 여러 권한들 가운데 많은 부분들은 이후 저희 혁신안이 당대회에서 채택되면 상당 부분 유지된다. 다만 대표단 회의를 통해 함께 등장하는 여러 부대표들이 같이 책임있게 추진하는 주체로서 두 가지가 상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성 위원은 너무 맞지 않아 사퇴하고 싶었지만 최악의 혁신안을 막기 위해 버텨냈다면서 “최악을 막느라 해야 할 것들은 이루지 못 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당대회에서 수정안 제출을 시도하겠다고 공언했다.

성 위원은 글에서 “지난 80일 동안 함께 활동해온 혁신위원들께 존경을 표한다. 그분들이 갖고 있는 당에 대한 애정, 저마다의 문제의식과 소통하고 많은 것을 배웠다”면서도 “결국 정치는 책임이다. 우리가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질 수는 있지만 대중정당 정의당, 진보정당 정의당의 기본 가치를 훼손하는 일에는 다 함께 맞서야 한다”고 설파했다.

이어 “혁신위 자체가 당원들의 열망을 일으키는 것보다 계파 간의 권력 분배를 조정하는 것으로 이용되었다는 것은 솔직하게 인정해야 한다”며 “계속 싸우려고 한다. 당원들과 힘을 합쳐 8월30일 열리는 당대회에 수정 동의안을 내서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기 위해 끝까지 힘쓸 것”이라고 예고했다.

성 위원은 혁신위의 활동에 대해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총선에 참패하여 출범하였는데 총선 실패의 원인을 규명하기는 커녕 전혀 관계없는 혁신안을 내놓았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성 위원은 총선 실패의 원인이 Ⓓ인데 혁신위가 엉뚱한 일만 했다고 보고 있다.

성 위원은 현장에서 “이런 질문을 던지면 기자들이 스스로도 이해가 편할 것 같은데 우리가 부대표 수가 5명이 아니라 3명이라서 총선에서 실패했는가? 우리가 강령을 개정 안 해서 총선에서 실패했는가를 생각해보면 쉽게 답이 될 것”이라며 “총선에 패배해서 당원들이 절망에 빠져 있어서 혁신위를 출범시켰는데 그것에 대한 해결 방안은 솔직히 담기지 못 했다. 그러면 왜 그렇게 되었는가?”라고 환기했다.

이어 “(ⒷⒸ로 인해) 당원들이 정작 바라는 주제에 대해서는 토론되지 못 했고 많은 부분이 (혁신안에) 담기지 못 했다. 그러면 뭘 했어야 하는가? 질문을 안 주실 것 같아서 내가 질문하고 답하겠다. 당원을 닮은 정의당을 만들었어야 하는 것”이라며 “(혁신위 자체 여론조사 실시 결과 전태일 3법 공약이 각광을 받았고 여성보다 노동자와 청년을 대변해야 한다고 나왔음에도) 지금 정의당은 2030 여성이라는 새로운 지지층이 열리고 있다라는 오류 내지는 착각에 빠져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제 그런 것들이 최근 (故 박원순 서울시장) 조문 논란에 있어서 탈당 사태에서도 물갈이론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우리 당원들이 탈당을 하고 있는데 거기에다 대고 물갈이론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정의당의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성추행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박 시장의 빈소를 찾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장 위원장과 류호정 의원의 메시지가 있었는데 그 이후 탈당 러시가 이어지자 어차피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당내 목소리들이 있었다. 성 위원은 그걸 꼬집은 것이다.

(사진=박효영 기자)
장 위원장과 성 위원은 상호 설전을 벌였다. (사진=박효영 기자)

사실 박 시장이 생전에 기본소득과 전국민 고용보험제를 허구적으로 대립시켰듯이 성평등과 노동이 양자택일의 문제는 아니다. 전혀 대립적이지도 않고 진보정당 입장에서 당연히 둘 다 가져가야 하는 주요 의제다. 하지만 성 위원은 정의당이 “노동이 당당한 나라”를 표방하면서도 레디컬 페미니즘의 방향으로 너무 기울었다고 보는 것 같다. 

관련해서 지난 9일 가칭 <모두를 위한 진보 평당원 모임>이 개최됐다. 박창진(갑질특별위원장), 신슬기(김포시위원장), 이병록(평화본부장), 이훈(비상구 대전지부 센터장), 한창민(전 부대표) 등이 참석했다. 

최재욱 당원이 모임에서 나온 주요 발언을 정리한 것에 따르면 아래와 같은 진단들이 있었다.

“정의당이 대변하는 대상이 누구인지 물어보면 51% 이상이 노동자라고 대답한다. 지금 정의당은 자신들이 대변하는 사람과 대변해주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누구인지를 계속 놓치고 있다. 당원들이 조국 사태, 박원순 조문에 대한 생각이 달라서 탈당하는 게 아니다. 삶을 실제로 바꾸겠다는 정치는 안 하고 특정 입장만 이야기하니까 탈당하는 것이다. 탈당 사태를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지금 보수라는 민주당에서 노동 의제를 이끌고 있다. 소외된 이들을 대변하는 것과 특정 소수층만 대변하는 건 다른 문제다. 정의당은 후자로 인식되고 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입당을 안 하려고 한다. 노동이 당당한 나라를 만드는 정의당이 되었으면 좋겠다.”

“지난 총선부터 박원순 조문 논란까지 수천 명이 탈당하고 있다. 이들이 왜 탈당하는지는 생각하지 않고 민주당 2중대로 밀어붙인다. 수천 명이 탈당했는데 몇 백개의 입당 원서가 왔으니 괜찮다고 말하는 정당이어서는 안 된다.” 

“정의당은 이미 선명하다. 노동의 힘, 시민의 꿈이라는 게 정의당의 선명함이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분들은 다 이 목표로 열심히 활동해왔다. 그런데 중앙에서 이렇게까지 무슨 무슨 주의에 매몰되어 있는지 몰랐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다같이 노력해가면 좋겠다.”

“당의 리더십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 이미 총선 때부터 그랬다. 조국 논란에 대해 장혜영 후보 등을 비롯 청년본부에서 입장을 발표했을 때 이 발표가 총선 국면에서 어떻게 작용될 것인지 제대로 검토된 바가 없다. 심상정 대표의 독단적 리더십 문제가 아니라 당의 주요 리더들의 발언들이 모두 제각각인 상황이 문제다.”

“박원순 조문에 대한 류호정 의원의 발언이 탈당으로 이어지는 사태에서 당과 당원들 사이의 어떤 상호 소통이 없었다. 결국 당원 소환을 시작했다. 이렇게까지라도 하면 당이 당원들과 소통할 것이라 기대했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사진=박효영 기자)
강민진 대변인은 성 위원의 발언을 끊고 간담회 이후 백브리핑으로 하라고 말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전반적인 내용으로 봤을 때 참여계(국민참여당) 정서와 일맥상통하거나 문재인 정부와 협력할 수밖에 없다는 정의당 일부 여론 지형이 발현된 것으로 읽혀진다. 아무래도 민주당 소속 박 시장이 고발됐기 때문에 피해 여성의 입장에 서기 보다는 최소한의 조문을 용납해야 한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성 위원은 7월3일 열린 혁신위 회의에서 “민주당 2중대를 벗어나는 것이 혁신이 아니라, 민주당 2중대 공포증을 벗어나는 것이 혁신”이라며 “민주당 2중대라는 잘못된 인식은 오히려 우리 당을 소수의 운동권 정당으로 전락시키고 있다. 이념적으로 더 선명해지는 것이 우리가 갈 길이라면 왜 진작에 녹색당, 노동당, 민중당(진보당)은 다수의 사람들이 들어오는 대중정당의 길을 가지 못 했는가”라고 밝힌 바 있다. 

러프하게 보면 결국 참여계 정서를 갖고 있는 성 위원이 혁신위에서 자기 의사가 관철되지 않아 계파 투쟁을 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한편, 정의당은 사실 총선 비례대표 후보 경선 과정에서 가장 시끄러웠는데 이번 혁신안에는 그런 부분이 담기지 않았다. ③에서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살짝 명시했지만 오래 활동한 ‘베테랑 당직자’와 입당한지 얼마 안 된 ‘정치 신인’ 간의 기회 배분이 어떻게 균형을 이뤄야 할지에 대한 내용은 없다. 

장 위원장은 “혁신위의 소명은 지금 당에 필요한 모든 혁신을 주어진 3개월 시간 안에 해내는 것이 아니라 혁신위가 종료된 이후에도 당내에서 계속 이어질 혁신의 에너지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