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인상‧고금리‧고유가‧신차 출고 지연 등 원인

[중앙뉴스= 김상미 기자 ] 중고차 시장이 물가인상과 고금리, 고유가, 신차 출고 지연 등의 상황으로 침체기에 돌입했다.

여름 휴가시즌과 추석 명절 전 성수기에 잠시 활력을 찾는 기대도 잠시 이 분위기가 연말까지 이어질까 걱정하는 중고차 매매 종사자 30만 소상공인과 그 가족의 시름을 늘어나고 있다.

국토교통부 인가 단체인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는 지난 26일과 27일 양일간 소속 매매조합의 회원사(중고차매매상사 대표)를 만나 현장의 소리를 들었다.

(제공=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제공=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서울강서자동차매매사업조합 회원사인 오토플래닛 임재만 대표는 장기화된 경기 침체로 소비자들이 기존에 타던 차를 바꾸려는 계획에 신중해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소비자들이 중고차 구입을 미루는 악조건이 모두 겹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나마 연비 좋은 전기차, 하이브리드차와 같은 매물이라던지, 취업, 창업, 가족 구성의 변화 등에 필요한 차종을 제외하고는 판매가 쉽지 않다면서 추석 연휴 이후 일부 인기 모델을 제외하고 상담 문의가 거의 없다고 전했다.

이어 소비자들이 중고차를 구입하지 않는 이유는, 물가인상 등으로 인한 가계 절약 차원도 있지만 신차 출고가 지연되면서 기존에 타던 차를 판매할 상황이 생기지 않는 이유도 있다"고 밝혔다.

고금리 영향으로 동일한 신용등급과 금융사 기준으로 지난달 대비 2%에서 5% 정도 금리가 올랐는데 중고차 구입을 계획하는 소비자와 중고차 매입 자금을 충당하기 위한 딜러들의 부담도 늘어났다고 중고차 시장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한국연합회 소속 대전오토월드자동차매매사업조합의 매매상사인 조은카 박준영 대표는 단순히 어려운 상황이 아닌 매매업계는 비전을 찾기 힘들다는 표현까지 했다.

그는 작금 일련의 상황에 직격탄을 맞은 피해자는 우리 같은 소상공인 딜러들이라면서 경기 영향이 없는 곳은 헤이딜러, 엔카 등과 같은 중고차 플랫폼 사업자들이다고 주장했다.

딜러들은 중고차 매입을 위해 높은 수수료를 내고 헤이딜러, 중고차 판매를 위해 엔카에 높은 광고비를 내고 이용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딜러만 서비스 이용료를 지불하기에 소비자는 무료로 이용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상 이 비용은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진다.

예를들면 딜러가 소비자에게 2000만원에 매입한 중고차를 세금, 성능점검비 등 각종 제반비용과 마진을 고려해 2100만원에 판매할 수 있었다면 매입 플랫폼에서 수수료 30만원을 내고 광고비로 20만원을 지불하면 2150만원으로 인상될 수 있다.

또 헤이딜러는 차를 팔고자 하는 소비자와 딜러 사이를 중개하는 본래 취지가 아닌 신차 영업사원들이 자신의 고객에게 의뢰받은 중고차를 등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한다.

이 경우 과거 중고차 딜러와의 다이렉트 거래때와 달리 헤이딜러에 수수료를 내야하는 부담이 늘어난다. 일부 딜러는 자신이 팔기 어려운 차를 헤이딜러에 등록하기도 한다고 한다. 이 경우에도 수수료는 헤이딜러가 챙기게 된다.

한국연합회 지해성 사무국장은 중고차 매물을 매입하고 판매하는 것은 매매사업 종사자(딜러)들인데 중간의 플랫폼 사업자들만 배를 불리고 있는 형국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면서 향후 딜러와 소비자의 권익보호를 위한 플랫폼을 개발해 오픈할 것을 예고했다.

이어 중기부, 동반위 등 소상공인의 상생과 관련한 정부부처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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