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선거②] ‘서울시 인권헌장’ 논란은 건드리지 않는 ‘박영선·우상호’
[서울시장 선거②] ‘서울시 인권헌장’ 논란은 건드리지 않는 ‘박영선·우상호’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03.30 2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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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선투표 없는 공천 룰에 대해서는 두 의원 모두 서울시의 특수한 상황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 안철수와 박원순의 양보론 강조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도 현실적인 판단을 했던 이슈가 동성애다. 

“군에서 동성애가 굉장히 심합니다. 군 동성애는 국방 전력을 약화시키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동성애 반대하십니까?” “반대하죠.” “동성애 반대하십니까?” “그럼요.” “분명히 동성애 반대하는 것이죠?” “저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좋아하냐 아니냐가 아니라 반대하냐를 불어본 겁니다.” “합법화 찬성하지 않습니다.”

2017년 4월25일, jtbc가 개최한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당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전략적으로 질문했고 문 후보는 수렁에 빠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토론회에서 동성애에 반대하냐는 질문에 "반대한다"고 답해 논란이 일었다. (캡처사진=jtbc)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토론회에서 동성애에 반대하냐는 질문에 "반대한다"고 답해 논란이 일었다. (캡처사진=jtbc)

이틀 뒤 문 후보는 국회에서 “성소수자분들이 아직 우리 사회의 많은 차별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다. 그분들이 주장하는 가치와 저는 정치인으로서 현실적인 판단을 해야하기 때문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 차이 때문에 그분들에게 아픔을 드린 것 같아서 송구스럽다. 동성애는 허용하고 말고 하는 찬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각자의 취향이고 사생활에 속하는 문제”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들도 마찬가지였다. 박영선 의원과 우상호 의원은 30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각각 ‘청년 일자리’와 ‘육아 환경’ 관련 정책을 발표했다. 애석하게도 기자들은 두 의원의 정책보다는 현실적인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지지율에서 많이 밀리고 있는 두 의원이 박 시장을 압박하기 위해 공조하는 모양새를 유지하고 있고 ‘대선 불출마 선언’, ‘미세먼지 정책 비판’ 등 실제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 시장의 8년 임기 중에 가장 논란이 컸던 문제는 ‘서울시 인권헌장’이었다. 

박영선 의원이 30일 국회 정론관에서 아홉번째 정책으로 '청년 일자리와 창업'을 발표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박영선 의원이 30일 국회 정론관에서 아홉번째 정책으로 '청년 일자리와 창업'을 발표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기자는 두 의원에게, 박 시장이 서울시 인권헌장을 공약하고 정당하게 제정했지만 선포하지 않은 것에 대한 평가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물어봤다. 

박 의원은 “오늘은 주제가 그쪽이 아니니까 다음 기회에 답변을 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고 우 의원은 “예민한 문제가 좀 있어서 답변드리는 것이 잘못하면 진의와 다르게 박원순 시장에 대한 보수진영의 공격 포인트를 부추기는 수가 있어서 내가 원하는 것은 그런 게 아니”라고 말했다.

우 의원은 “(문 대통령도 그렇게 눈치볼 수밖에 없는 동성애 관련 문제가 있어서 몸을 사리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게 아니고 나름대로의 선거 전략과 방향이 있다. 내가 주장하는 내용이 소구력이 있는 것을 중심으로 발언하는 것은 나름대로의 선거 전략으로 이해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우 의원도 이날 정론관에서 육아카페와 실내 놀이터 증설 등 '칠드런 퍼스트' 정책을 발표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우 의원도 이날 정론관에서 육아카페와 실내 놀이터 증설 등 '칠드런 퍼스트' 정책을 발표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서울시 인권헌장은 2014년 12월 전국 최초로 추진됐고 180명의 시민위원회가 4개월 동안 논의한 끝에 채택됐다. 하지만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에 따른 차별 금지” 부분 때문에 개신교계에서 강하게 반발했고 박 시장은 제정된 헌장을 선포하지 않았다. 

당시 박 시장은 “시민운동가와 인권변호사 경력의 정체성을 지켜가는 것과 서울시장이라는 엄중한 현실, 갈등의 조정자로서 사명감 사이에서 밤잠을 설쳤고 한동안 말을 잃고 지냈다”라며 사실상 무시할 수 없는 반 동성애 여론과 개신교계 눈치를 봤다고 시인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박 시장은 퀴어(소수자) 문화 축제를 허가해줬다는 점 때문에 보수 개신교계로부터도 비난받고 있다. 

박 의원과 우 의원은 후발 주자로서 전향적으로 이 점을 어필할 수도 있었지만 현실 정치인으로서의 벽을 뛰어넘지 못 하는 것은 문 대통령이나 박 시장처럼 같았다.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는 녹생당의 신지예 예비후보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난 총선에서 기독자유당이 2.63%(62만6853표)를 득표했을 만큼 보수 개신교계의 입김이 크다. 민주당은 절대 이들의 압력을 뛰어넘을 수 없다”며 “성소수자들은 서울시 인권헌장·차별금지법·충남 인권조례가 좌초될 때마다 실제 정신적으로 엄청난 상처를 받게 된다”고 말했다.

당이 서울만큼은 특별하게 판단해야

가장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중앙선데이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주식회사’에 의뢰해 3월7일 서울시 거주 19세 이상 성인남녀 858명을 대상으로 실시했고 응답률 14.3%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3%p. 그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격차가 좁혀졌지만 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에서 아직도 ‘박원순 35%·박영선 10.9%·우상호 5.3%’로 박 시장이 크게 앞서고 있다.

다만 ‘정봉주·민병두·전현희·기타 후보·없음·잘 모름’까지 합치면 45%에 달해 후발 주자들이 반전을 노려볼 여지는 있다.

박 의원과 우 의원에게 경선에서의 결선투표 도입은 사활이 걸린 일이다. 박 시장의 과반 득표를 저지하고 결선에서 승부를 걸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최근 민주당의 경선 룰이 종합평가 격차 20점·여론조사 격차 20% 이상이면 컷오프와 단수추천을 하기로 방침이 정해졌다고 보도됐는데. 이날 폴리뉴스는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의 관계자를 인용해 “20% 이상 차이가 난다고 단수공천을 무조건 하게 되면 누가 합의를 하겠느냐”며 “경선을 하지 않을 정도로 현격한 차이가 나는 지역도 없다”고 보도했다.

관계자는 사실상 “다 경선이고 단수공천도 의무규정이 아니”라면서 “강원도를 빼놓고는 단수공천을 생각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지역에 따라 공천 방식이 유동적일 수 있다는 점이 읽히는 대목이다.

박 의원은 안철수 전 대표의 출마가 가시화되면 당 차원에서 전략적인 판단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박 의원은 안철수 전 대표의 출마가 가시화되면 당 차원에서 전략적인 판단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박 의원은 “현재 선거 지형이 바뀌고 있기 때문에 당 지도부도 이것을 빠르게 결정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그래서 신중하게 검토를 할 것이다. 다음주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출마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안 전 대표의 등장은 야당 후보가 가시화되는 시점이라서 선거판이 한번 출렁일 수 있다. 이에 대한 미래 예측 그런 차원에서 오늘 당 지도부가 결정을 보류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특히 “(우 의원과의 후보 단일화에 대해서) 아직은 (우 의원과) 얘기를 나눠본 적이 없다. 많은 분들이 그렇게 해야되지 않겠냐고 의견을 많이 주고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당이 전국 광역단체장 경선 룰을 결정할 때 서울만큼은 안철수와 박원순 구도가 양보론으로 인해 곤란하기 때문에 특별하게 판단해주길 바라느냐는 질문에) 당 지도부가 서울시장 선거의 중요성과 전략을 어떻게 가져가느냐의 문제인 것 같다. 아무래도 안 전 대표가 등장하면 박 시장은 양보론으로 인한 부담이 있기 때문에 굉장히 불편해질 것이고 선거판 전체가 양보론으로 끌려갈 위험성이 있다. 이 부분은 가볍게 생각할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물론 박 의원은 “(서울만 별도의 고려를 해달라는 것으로 이해해도 되냐고 물었을 때) 그것은 내가 요구할 사항은 아닌 것 같다”고 말하긴 했지만 사실상 당이 그렇게 판단해주길 바라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우 의원도 “안 전 대표가 출마하면 양보 프레임이 작게 걸리지 않는다고 보고 따라서 박 시장이 안 전 대표에게 정확하게 공격하고 공세적 선거운동을 하기 어려울 거다. 이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당이 걸려있는 문제다. 이번에는 방어적 수세적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밖에 없는 후보 보다는 공세적으로 캠페인을 펼칠 수 있는 우상호가 적임자다”라고 주장했다.

우 의원은 서울시장 선거 판도가 자신에게 고무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우 의원은 서울시장 선거 판도가 자신에게 고무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우 의원은 “기본적으로 두 당 사이에(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후보 연대가 벌어진다면 더불어민주당의 선거 전략도 그에 따라 바뀌어야 한다. 새로운 흥행 카드가 필요하고 이렇게 바뀌는 흐름들에 대한 대응 카드로서 결선투표제 도입이 반드시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과의 후보 단일화에 대해서는 “결선투표제가 결정되기 전까지는 아직 그 문제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다.

특히 20% 이상 격차가 벌어질 때 단수 추천이나 컷오프가 되는 문제에 대해선 “당이 매 광역단체장 경선 때마다 도입한 룰이기 때문에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현재 서울의 경우엔 박원순 시장과 2, 3위 후보 간의 격차가 상당히 좁혀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해 경선에서 뒤집을 자신이 있음을 내비쳤다.

실제 우 의원은 “(지난 대선 문재인 후보 특보단 서울지역 50명이 본인에게 지지선언해준 것에 대해) 이들이 대통령과 교감했다고 보지는 않지만 대통령을 지지했던 분들이 문 대통령을 가장 잘 도울 서울시장 후보로 나를 선택한 것은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본다”며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핵심 당원 사이에서는 파급력이 있고 나로선 감사한 일”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호남쪽의 영향력 있는 분들이 지지선언을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다. 우리 당의 두 주축인 호남과 문 대통령 지지자들이 우상호를 지지하는 흐름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이고 판세를 뒤집을 수 있는 긍정적 신호”라고 강조했다.  

한편, 추격하는 두 의원은 연일 정책 발표를 이어가고 있다. 

박 의원은 ‘아이러브 파란 서울’을 케치프레이즈로 내걸고 ‘공기청정기, 수소전기차, 물관리, 환경부시장 임명, 미세먼지특별대책기구 설치’ 등 미세먼지 관련 정책을 폭넓게 제시했다. 

우 의원은 ‘주거 대책 플랫폼 시티, 마일리지 주권, 무료 공공 와이파이, 칠드런 퍼스트’ 등 정책 시리즈 9탄까지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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