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동형’도 중요하지만 ‘선거권 연령 하향’도 중요하다 
‘연동형’도 중요하지만 ‘선거권 연령 하향’도 중요하다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11.02 0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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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전 총력을 기울였던 선거권 하향 운동, 한국당의 몽니, 정개특위에서 꼭 실현돼야,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더불어 선거권 연령 하향도, 선거권은 필수적 기본권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청소년들은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두 달 간 참정권 확대를 위해 의미있는 운동(Movement)을 했었다. 

선거권 연령을 18세로 낮추는 공직선거법 개정을 관철해서 6.13 지방선거에서 투표해보고자 삭발했고, 노숙 농성을 했고, 기습 시위를 했고, 공연을 했고, 국회의원들을 만났다. 이미 30년 전에 시작됐던 운동이기 때문에 지방선거 이전 목적 달성을 이루지 못 했더라도 끝난 것이 아니다.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와 관련 법률을 발의한 국회의원들은 1일 아침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대 국회 후반기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반드시 선거연령을 18세로 하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개특위 가동 시기에 맞춰 다시 한 번 기자회견을 개최한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사진=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제공)
정개특위 가동 시기에 맞춰 다시 한 번 기자회견을 개최한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사진=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제공)

우여곡절 끝에 정개특위가 가동됐는데 모든 관심의 초점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여부에 집중되고 있고 그런만큼 청소년 인권운동가들은 선거권 연령 하향도 중요하다는 점을 환기하고 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더 이상 정치적 유불리를 따져서는 안 된다.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인 선거연령 하향 법률을 조속히 통과시키기를 정개특위에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은선 제정연대 공동대표는 “15년이 넘도록 두발자유 운동을 해왔지만 왜 아직까지도 두발자유 그 작은 것 하나가 꿈만 같은 일일까. 왜 청소년의 목소리에는 이렇게 정치가 무관심할까. 바로 청소년은 유권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청소년을 대변할 수 있는 정치가 만들어질 수 없는 환경 때문이다. 인간답게 사는 것은 어른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호소했다.

이 대표의 호소처럼 선거권은 단순히 투표 한 번 할 수 있는 권리가 아니라 자기 의사를 주창할 수 있는 민주 시민의 필수적 기본권으로 봐야 한다. 선거권을 좀 더 일찍 향유하면서 정치적 의식을 깨우쳐 가는 것도 이미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는 상식이다.

제정연대는 한국당을 자주 찾아가 거듭 촉구했었다. (사진=박효영 기자)
제정연대는 한국당을 자주 찾아가 거듭 촉구했었다. (사진=박효영 기자)

유예된 청소년 참정권은 좀 더 적극적이지 못 한 더불어민주당에게도 책임이 있지만 사실 압도적으로 자유한국당 탓이 크다. 

강민진 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은 “20대 국회에서 선거권 연령 하향 법안을 발의한 국회의원들을 살펴보니 모두 160명이 넘었다. 이렇게 노력해주는 의원들이 많은데 왜 아직까지 현실이 바뀌지 않는 것인가”라며 한국당의 책임을 추궁했다.

원내 5당 중 한국당만 학제개편을 먼저 하고 18세로 낮출 수 있다는 명분을 들어 법률 개정에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 인권운동가들은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가 나타나는 곳에 찾아가서 눈물로 호소했던 바 있지만 끝내 외면됐다. 다른 명분은 없다. 학창시절에 공부해야 하는 청소년이 학교에서 정치에 관심을 두면 안 되니까 학제개편(초등학교 6년·중학교 2년·고등학교 3년)을 단행한 뒤 만 18세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만들어서 투표하게 하자는 희망고문적 논리다. 그렇다고 한국당이 학제개편을 하기 위해 움직이는 것도 아니다. 학제개편을 명분으로 선거권 연령 하향을 막고 있을 뿐이다. 

청소년 활동가들은 시쳇말로 ‘꼰대적’ 발상이라고 강하게 반발했지만 요지부동이다.

청소년에게 꼰대로 인식될 수밖에 없는 한국당. (사진=박효영 기자)
청소년에게 꼰대로 인식될 수밖에 없는 한국당. (사진=박효영 기자)

이미 국가인권위원회, 대법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국민 여론조사, 해외 선진국 사례(OECD 35개국 한국만 만 19세) 등 시대적 흐름이 조성된지 오래지만 “학교의 정치화 반대”라는 꼰대적 고집은 지속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탄핵 이후 쇠퇴기를 겪고 있는 보수 정당으로서의 한국당이 젊은 유권자들에게 득표를 기대할 수 없어서 정치적 몽니를 부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신지예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지난 3월2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자신들이 잡고 있는 유권자 블록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성소수자 이슈도 그렇고 사실 나이가 어릴수록 더 진보적일 수밖에 없다. 한국당은 안정적으로 자신들이 쥐고 있는 의제와 유권자 블록을 변경하지 않고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기 위해 선거권 하향을 추진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6년~2017년 촛불혁명 때에도 많은 청소년들은 거리로 나왔고, 3.1운동, 4·19 혁명, 부마항쟁, 5.18 민주화운동까지 많은 청소년이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했다.”

기자회견문 속 위의 구절은 하나의 주문처럼 모두가 입이 닳도록 반복하고 있지만 청소년의 정치적 미성숙이라는 레토릭은 아직도 통용되고 있다.

정치개혁의 핵심 의제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여부로 큰 흐름이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선거권 연령 하향이 묻히지 않고 실현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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