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대·고영한 구속 면해 ·· 임민성과 명재권도 ‘방탄적’ 판단
박병대·고영한 구속 면해 ·· 임민성과 명재권도 ‘방탄적’ 판단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12.07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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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성·명재권 판사도 방탄적 판단, 임종헌은 구속했지만 더 윗선인 대법관은 구속 안 시켜, 국회 대응은 다른 이슈로 혼란, 사법농단은 더욱 농익어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서울중앙지방법원 영장전담 부장판사 5인(박범석·이언학·허경호·명재권·임민성) 중 그나마 덜 방탄적이었던 임민성·명재권 판사는 끝내 대법관을 구속시키지는 못 했다. 

7일 0시40분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모두 기각됐다. 

박병대, 고영한 전 대법관은 구속을 면하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임 판사는 박 전 대법관에 대해 “범죄 혐의 중 상당 부분에 관해 피의자의 관여 범위 및 그 정도 등 공모관계의 성립에 대하여 의문의 여지가 있다. 이미 다수의 관련 증거자료가 수집되어 있는 점, 피의자가 수사에 임하는 태도 및 현재까지 수사경과 등에 비추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피의자의 주거 및 직업, 가족관계 등을 종합해 보면 현 단계에서 구속 사유나 구속의 필요성 및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 사유를 밝혔다. 

명 판사는 고 전 대법관에 대해 “피의자의 관여 정도 및 행태 일부 범죄사실에 있어서 공모 여부에 대한 소명 정도, 피의자의 주거지 압수수색을 포함해 광범위한 증거 수집이 이루어진 점, 현재까지의 수사 진행 경과 등에 비추어 현 단계에서 피의자에 대한 구속 사유와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 사유를 제시했다. 

한동훈 3차장 검사(서울중앙지방검찰 사법농단 수사팀)는 이미 구속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사적 이익을 위해 사법농단을 일삼은 게 아니고 모두 양승태 전 대법원장 체제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윗선의 지시를 잘 따른 행동대장이라고 판단했고, 직속 상관인 두 전직 대법관의 책임이 매우 무겁다고 규정했다. 

당장 턱밑까지 온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수사 가능성에 찬물을 끼얹는 분위기가 됐지만 다시 방탄 판사들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질 전망이다. 

물론 법관 탄핵과 특별재판부 설치법을 추진할 만큼 국회가 여유로운 상황이 아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비판을 무릅쓰고 예산안 처리 방안에 합의했고 3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은 강력 반발하고 총력 투쟁을 외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하다가 풀려나고 있는 고영한 전 대법관. (사진=연합뉴스 제공)

사실 박 전 대법관의 영장 청구서는 158페이지, 고 전 대법관은 108페이지에 달할 정도로 행정처장(2014년 2월~2017년 5월) 시절 양 전 원장의 지휘를 받아 사법농단을 자행한 혐의들은 수두룩하다. 

크게 보면 박근혜 정부가 맘에 드는 방향으로 재판 결과를 거래해주고 사법부의 이익을 도모한 차원인데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손해배상 소송 지연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 노조 효력정지가처분 소송 △통합진보당 의원 지위 확인 행정 소송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헌법재판소 내부 사건 정보 및 동향 수집 △상고법원 도입에 반대하는 판사들과 대한변호사협회 지도부를 부당하게 사찰 △특정 판사들에 대한 인사 불이익 조치 등도 있다. 

특히 박 전 대법관은 영장실질심사에서 박근혜 정부 청와대로부터 국무총리직 제안을 받았다는 점을 인정했고 이는 사법부와 행정부의 유착관계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검찰은 보고 있다. 

박병대 전 대법관이 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박병대 전 대법관이 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사실 원래 무작위 배당에 따라 이언학 판사가 맡았지만 당사자와 인연이 있기 때문에 회피 신청을 했고 이후 재배당이 이뤄져서 임 판사와 명 판사가 심사를 맡게 됐다. 임 판사는 지난 10월27일 임 전 차장을 구속시킨 바 있고 명 판사 역시 대법원과 행정처 경력이 없는 검사 출신 판사라 기대감이 높았었지만 결국 기각으로 귀결됐다. 

심사에서 박 전 대법관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는 식으로 일관했고, 고 전 대법관은 인정할 부분은 인정하되 관여 정도가 상대적으로 깊지 않다는 주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근 들어 양 전 대법원장이 일본 전범 기업의 변호를 맡은 김앤장과 접촉해 소송 정보를 공유한 사실이 밝혀졌고, 2015년 12월 행정처는 통진당 소송과 관련 서울고등법원장에게 특정 재판부 배당을 지시했고 이를 위해 배당 조작을 자행했다는 사실까지 알려졌다. 그만큼 사법농단에 대한 여론 악화가 심각한 상황인데 이번 기각으로 더욱 반발 여론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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