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3% 자신있다
문재인 정부의 개혁 동력 상실
일자리 나누기·주거 공공성·모병제·국회 개혁
미래당 내부 사정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자신있다!” 

오태양 미래당 공동대표는 2020년 총선에서 원내 진입을 반드시 할 수 있고 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미래당은 15일 오후 국회의사당 주변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1대 총선의 의미와 도전>에 대해 설명했다.

김소희 공동대표와 오태양 공동대표는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했다. (사진=미래당 제공)

김소희 미래당 공동대표는 “선거제도를 알고 지방선거(서울시 도봉구의원 선거)에 나가보니까 문턱이 높고 정말 보통 일이 아니란 걸 느껴서 정말 자신이 없어졌는데 최근 생각이 전환됐다”고 말했다.

이어 “SNS와 유튜브의 파급력이 엄청난데 기성 정당은 적절하게 활용하지 못 하고 있다. 이 부분이 저희한테 블루오션이겠구나 생각이 든다. 개척지라서 이것만 잘 뚫고 가면 3% 별 것 아닐 수도 있겠구나 싶다. 3%는 80만명인데 유튜브 주요 채널 구독자수나 뷰가 80만을 넘는 경우가 일상이다. 이것과 정치의 접점을 어떻게 만들어내느냐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우인철 미래당 대변인은 “신간으로 제러미 하이먼즈가 쓴 뉴파워가 있는데 새로운 권력의 작동 방식을 말하고 있다. 해시태그, 모금 등 사람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여주는데 저희도 그런 길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걸 잘 짚어내고 그런 요구를 잘 찾아내면 77만~80만표를 얻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거들었다.

(사진=미래당 제공)
우인철 대변인은 이날 간담회의 진행을 맡았다. (사진=미래당 제공)

김 대표는 “총선 끝나고 (2020년) 4월 말이 됐을 때 기성 언론이 예측하지 못 해서 얘들 왜 이렇게 떴어라는 보도가 나오지 않을까. 온라인상에서만 핫한 정당이라면 그렇게 되지 않을텐데 지금은 꼭 센세이션한 아이디어를 기획해서 그렇게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4.3 재보궐 선거에서 이재환 바른미래당 후보가 좌절을 겪었는데 이에 대해 오 대표는 “청년 후보의 한계가 아니라 바른미래당의 한계다. 4.3 재보궐의 정치 구도가 이미 짜여져 있었기 때문에 여기서 바른미래당이 설령 손학규 대표가 출마하더라도 그 이상의 의미있는 득표는 하기 어려운 구도였다”고 해석했다.

(사진=미래당 제공)
오 대표는 미래당의 정책과 비전을 직접 설계했다. (사진=미래당 제공)

이날 오 대표와 김 대표는 각각 한 파트를 맡아 미래당의 플랜과 비전을 발표했다. 

오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 성과를 회의적으로 진단했고 기성 정치권으로서 청와대와 국회를 냉혹하게 평가했다. 

이를테면 “문재인 정부의 개혁 동력이 살아 있는지, 문재인 정부가 진정 촛불정신을 실현했는지, 탄핵 연대는 개혁 연대로 승화됐는지, 국정농단 세력은 엄중한 역사적 평가를 받았는지”에 대해 묻고 “단언컨대 아니”라고 답했다. 

오 대표는 암울한 대한민국의 현실을 나열하고 그 원인으로 “정치의 실종”을 거론하면서 “청와대는 국회를 무시하고 국회는 국민을 무시하고 국민은 강요된 을과 을의 전쟁에 지쳐간다”고 주장했다. 

특히 오 대표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양당 체제를 “기득권 카르텔”로 규정하고 “민생 개혁 입법 하나 온전히 처리하지 못 하는 20대 국회는 시스템적인 한계에 직면했다”고 비판했다.

카르텔을 유지하고 있는 세력들에 대해서는 “바로 5.16 세력의 계승자들과 86 세력의 권력과잉 및 정치 독과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오늘날의 헬조선을 만든 양대 축인 그들은 선거 흥행용 청년팔이, 눈속임용 청년 정책을 입에 담지만 정작 뒤로는 역사 왜곡, 부동산 투기, 채용비리, 청년예산 삭감, 성폭력 등 이중적인 행태를 일삼는다”고 꼬집었다.

예컨대 “미투와 채용비리엔 여야가 따로 없다”는 것인데 오 대표는 “20대 국회에서 40세 미만 3명(1%)의 국회의원이 40%(10대~30대 인구 비율)의 청년과 미래 세대를 온전히 대표할 수 없다. 21대 총선은 더 다양한 이념과 계층을 대변하는 정치 세력의 의회 진출을 통해 흑백이 아닌 무지개 국회를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미래당 제공)
이날 배포된 간담회 자료. (사진=미래당 제공)

국회 개혁 차원에서는 “21대 총선을 준비하는 1년 동안 국회 특권 폐지 국민 운동이 전개돼야 한다”며 선거제도 개정안을 패스트트랙(지정하고 330일 이후 본회의 표결)으로 최우선 지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 대표는 <문재인 정부 600일 국정보고서>를 인용하면서 문재인 정부가 경제 정책에 대한 자아 도취에 빠져있음을 지적했고 “청년 세대에게 정부 성과는 결코 체감되지 않는 탁상지표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어서 여러 질 나쁜 임시 일자리만 창출하는 현실을 지적하면서 “박근혜 정부는 대놓고 중동에 가라고 했지만 현 정부는 속임수를 쓰는 것으로 보이니 실망과 분노는 더욱 커진다”고 밝혔다.

(사진=미래당 제공)
김 대표는 미래당의 4개 주요 과제를 설명했다. (사진=미래당 제공)

김 대표는 ①일자리 나누기 ②주거 공공성 ③모병제 ④국회 개혁 등 미래당의 중점 과제와 대안을 제시했다. 

①은 △공공 부문 임금구조 개혁을 통한 신규 일자리 창출 △사회적 대타협을 통한 고용창출형 워크셰어링이 있는데 크게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 감소분에 대한 노사정의 고통 분담”과 “인력 운용 효율화 방안 및 노동 생산성 향상”이다. 

오 대표는 “근로시간은 전폭적으로 단축해야 된다. 주 4일 근무제나 35시간이 돼야 한다. 나는 (경기불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이 방법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독일은 실업에 대한 공포가 전혀 없어서 해고도 자유롭지만 물론 (직장 평의회가 있어서) 노사 합의가 있어야 하지만 해고도 자유롭고 직장 퇴사도 자유롭다. 실업의 공포가 없어서 퇴사하면 2년에 걸쳐서 임금의 70~80% 정도가 실업 급여로 나온다. 재취업 교육이 거의 100% 보장된다. 실업의 공포가 없는 사회보장 정책이 동시에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증세없는 복지는 허구라고 생각한다. 거기서 선행돼야 하는 것은 현재 조세 정책에서 새는 부분을 메우는 정부 차원의 고강도 개혁이 필요하다. 전세계적으로 소득세 감면율이 너무 높다. 조세 평등주의적 입장에서 단 1000원을 내더라도 (모두가) 세금을 내야 한다(소득세법 134조 시행령 194조에 따라 월 소득 106만원 이하는 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됨). 이게 박근혜 정부 때 대폭 깎였다. 소득세를 평균적으로 부과하고 누진적인 방식 등 과감한 부유세 도입이라든가 소득 양극화를 조세에 반영하는 그런 방식으로 혁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미래당 제공)
이날 간담회는 페이스북 라이브로 생중계됐다. (사진=미래당 제공)

②과 관련 김 대표는 “자산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는데 가장 정점에 있는 것이 부동산”이라며 “집이 사는 곳보다 사는 것인 투자 대상이라는 인식이 만연해 있다. 이제는 주거에 대한 인식 대전환이 필요하다. 집이 부의 축적을 목표로 하는 특정 계층만의 자산이 아니라 국민 모두가 누릴 수 있는 기본권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③은 △적대적 전쟁체제에서 호혜적 평화체제로의 한반도 프로세스 기반 조성 △초 저출산 초고령화 인구 절벽 시대로의 급속한 이행 △60만 상비군과 310만 예비군 체제의 비효율성 개선 및 군 현대화의 필요성 △끊임없이 제기되는 국방비리, 인권침해, 복지비에 대한 근본적 개선 △국민 기본권의 확대 요구와 성평등 문화에 기여 등 5가지 관점에서 추진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점진적 단계화 과정” 차원에서 △의무복무기간 1년 미만으로 조정 △최저임금에 준하는 사병월급 개선 △복무기간 중 취업·학업 보완시스템 적극 도입 △사병 영역에서 부분적 모병시스템 도입 등으로의 큰 방향성이 제안됐다.

④은 △국회의원 소환제 △면책 특권 폐지 △국회의원 감사기구 별도 설치 △국회의원 세비 50% 감축 △국회 예산 동결을 전제로 국회의원 수 OECD 기준(인구 10만명당 1인)으로 증 원 등이 제안됐다.

이날 미래당의 새로운 로고가 공개됐다.

박수정 미래당 홍보팀장은 “우리가 미래이고 미래는 별”이라며 “대한민국의 Star는 Special한 Someone이 아니라 우리이고 미래당은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적 대립을 넘어 정치계의 새로운 별이 되겠다”고 로고의 의미를 설명했다. 

(사진=미래당 제공)
박수정 홍보팀장은 미래당의 새 로고를 설명했다. (사진=미래당 제공)

당내 사안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왔다.

김 대표는 “(오 대표가 이론과 방향을 주로 맡는다면) 나는 청년의 입장에서 현장을 중시해서 직접 가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예컨대 채용비리 문제와 관련해서 청년들의 분노나 이런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있다. 오 대표는 모병제나 기득권에 맞서는 제도 개혁에 관심이 많다. 당직자들과 같은 경우는 각자 맡은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며 “(미래당의 정당 회의는 원내 정당과 달리) 아직 외부로 공식화가 안 된 것 같다. 당직자들이 자원 봉사자들로 이뤄져 있다 보니 전국 조직력이 강하다. 정당의 기조 결정을 다 합의로 하다 보니 다른 정당들보다 회의가 좀 많다”고 밝혔다. 

우 대변인은 “(의결은) 찬성이 50%가 넘어야 하고 1위 안과 2위 안의 차이가 5%가 안 되면 다시 숙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안건에 따라 기준을 높이는 경우도 있다. 전국 운영위에서 다룰 일이 그러는데 지방선거 후보를 낼 때 그랬다. 70% 이상의 동의가 있어서 후보를 안 낸 경우도 있다. 전체 합심해서 가야 할 안건이라면 (의결 기준을) 유연하게 조정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원외 정당의 재정 문제는 항상 고민거리인데 김 대표는 “선거 자금이 만만치 않은데 당비와 후원금을 베이스로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고 우 대변인은 “기탁금은 위헌 판결이 나서 지금 500만원 정도로 조정됐다고 알고 있는데 요즘은 기존의 선거 물량 투입 방식이 아니고 온라인이 주가 되겠다. 그래서 모금을 비롯한 여러 온라인 캠페인을 구상해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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