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진의 직썰②] “18세 국회의원도 가능한 사회”를 위하여
[정국진의 직썰②] “18세 국회의원도 가능한 사회”를 위하여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9.12.29 22: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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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 선거권 하향
피선거권도 똑같이
비례 민주당 꼼수
외교적 화법
보수 통합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선거법이 초미의 관심사가 되어 있지만 그 안에 선거권 연령 하향 문제는 상대적으로 조명을 덜 받고 있었다. 다행히도 27일 새로운 선거법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만큼 이제부터 만 18세도 선거권을 갖게 됐다. 

사실 현행 승자독식 선거제도의 틀을 바꾸기 위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부분적으로 도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 나이로 봤을 때 청소년(만 18세)으로 여겨지는 즉 청소년들 중에 맏형격인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투표권을 주는 것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

정국진 다준다 청년정치연구소 연구위원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기자와 만나 2020년 총선에 대해 “밀레니얼 세대가 정치적 목소리를 낼 수 있고 그게 정치권에서 중요하게 받아들여지는 최초의 선거”라면서 “먼 미래를 볼 수 있는 정치 세력의 등장이 매우 필요하다. 만 18세 선거권이 그런 정치로 나아가기 위한 하나의 디딤돌이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선거권 연령 하향도 빠른 시일 내에 선거권 연령과 동일하게 맞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국진 연구위원은 피선거권 역시 만 18세로 똑같이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정 위원은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에서 부대변인으로 활동한 바 있고 청년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바 있다. 최근에는 민주당에서 탈당했다. 정 위원의 직썰에서는 민주당 이야기, 외교안보 이슈, 기타 등등을 다루게 되는데 이번에는 △18세 선거권 △비례 민주당 △위구르 및 홍콩 문제와 중국의 내정간섭 등 3가지다.
 
먼저 정 위원은 “한국 인구 구조에서 젊은 청년이 대략 33% 정도 되는데 전국민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국회에선 1% 밖에 안 된다면 이것은 불균형적”이라며 “이런 불균형성이 미래를 제약한다. 기성세대는 단기적인 이익에 집착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그분들의 지혜도 존중해야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젊은 사람들의 목소리가 지나치게 대변되지 못 하게 된 것은 민주 국가로서 너무 후진적”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이 보기에 그동안 한국 사회는 청년 담론과 관련 “20대 개새끼론(사회와 공동체를 위해 행동하지 못 하고 자기 출세를 위한 스펙쌓기에만 신경쓰는 20대 지탄)이 나올 정도로 20~30대 젊은층에 대한 정치 혐오나 무관심이 주로 다뤄졌다”고 볼 수 있지만 그 이후 “2014년 세월호 참사를 겪고 젊은 사람들의 공감을 함께 나눴던 민주당이 세 번 연속 선거(2016년 총선/2017년 대선/2018년 지방선거)에서 연전연승하게 하는 원동력”이었다.

특히 정 위원은 “민주당의 연전연승에는 정치 무관심층이었던 젊은 사람들이나 중도쪽 표심이 확고한 반 새누리당 반 자유한국당 정서가 있었다. 그들이 민주당의 전성기에 공을 세웠다. 관련해서 18세 선거권이 매번 선거 때마다 진보 정당을 중심으로 의제로 떠올랐고 작년 지방선거 때는 진지하게 논의됐는데 시기상조라는 이유로 번번이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젊은층의 정치적 의사 표출로 큰 이득을 봤지만 이들의 정치적 권익 상승에 대해서는 무심했다.

정 위원은 “지금까지의 만 18세 선거권 하향 논의는 반쪽짜리라고 본다. 피선거권 연령은 여전히 옛날 식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라며 “대통령은 만 40세이고 그 이외에 기초의원까지 전부 만 25세다. 피선거권은 선거권이 있으면 똑같이 연령이 맞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배경에 대해서는 “흔히 (청년 정치인들이) 대학 공부까지 마치고 나서 정치 일선에 나서게 되는데 선거 출마를 보통 대학교 마치고 한다. 그런 경우 여성들은 만 25세 이하 규정에 무조건 걸린다. 남성들은 군대 갖다오고 그러는데 여성은 무조건 걸리더라. 이게 결국 청년 정치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여성 정치의 문제일 수도 있다”면서 “여성들이 정치를 자기 업으로 삼는 데에 꺼리거나 망설이게 되는 그런 규정”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2018년 초에 지방선거 때부터 18세 투표권을 쟁취해내기 위해 국회 앞에서 청소년 단체들(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등)이 노숙 농성을 하고 삭발을 했었다. 

정 위원은 “어차피 한국당 배제하고 (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을 제외한 4+1 협의체 차원으로) 할 것이라면 왜 진작 4+1 협의체 안에서 피선거권 연령까지 낮추는 것이 논의되지 못 했는지 매우 안타깝다”고 밝혔다.

2018년 초부터 패스트트랙 정국(지정되면 본회의 표결 보장) 때까지 약 2년간 18세 선거권 외에 청소년 및 청년의 정치적 권리가 폭넓게 논의되지 못 한 측면이 있다.

정 위원은 “(피선거권 연령 하향 등이) 논의 테이블에도 오르지 못 한 것은 그만큼 청년 정치 담론의 수준이 낮다는 것”이라며 “각 정당의 청년 조직이 이런 것을 힘있게 의제화시키지 못 한 것이 문제이고 어찌보면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청소년 뿐만이 아니라 청년들 사이에서도 20대 초반은 완전히 무시당한다. 대학생들은 결국 청년 조직 안에서도 동원의 대상일 뿐이다. 20대 초반에 정치권에 들어온 청년들은 청년 조직에서 꼰대질을 겪게 되고 처음부터 현실 정치에 흥미를 잃거나 실망하게 된다”며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제도적 틀로서의 정당마저 보통 선거의 이념에 충실하지 못 하고 그 안에서 뭔가 서열적이고 관료제 하의 수직적 구조에서 자유롭지 못 한 것은 굉장히 큰 문제”라고 풀어냈다.

여기에도 한국 정치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서 거대 양당의 적대적 공존이 자리잡고 있다.

정 위원은 “민주당은 한국당을 한국당은 민주당을 적으로 규정하면서 우리 진영과 당을 지키기 위해서는 결국 청년 세대의 희생을 강요하고 그 기회가 나중에 돌아가는 것을 정당화시키고 그렇게 된다”며 “양당의 적대적 공존을 통해서 양당에서 기득권을 가진 세력이 계속해서 아래 소장파라든가 아래 젊은 에너지를 억압하는 구조로 돼 있다”고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내년 총선부터 18세 투표권이 시행될텐데 정 위원은 “학교 현장이 그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환경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인헌고 사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18세 선거권이 도입되면 이런 사례가 전국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교육당국과 학교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정규 교과과정과 실제 정치 교육을 어떻게 시킬 것인지 그 외에 학교 내에 정치적 갈등이 있을 수도 있는 것에 대해 미리 고민해야 된다”고 조언했다. 

27일 통과된 선거법으로 인해 내년 총선에서는 한국 정치사 최초로 정당 득표율로 전체 의석수에 영향을 미치는 연동형의 개념이 부분적으로 도입된다. 골자는 △현행과 같이 지역구와 비례대표 253석 대 47석 △47석 중 17석은 기존 병립형대로 배분하고 30석은 연동형으로 배분 △비례대표 공천 절차 체계화 등이다.

4+1 협의체(민주당·바른미래당 당권파·대안신당·정의당·민주평화당)는 한국당을 패싱하고 선거법 통과를 밀어붙였다. 한국당은 이에 대항하기 위해 캡 30석을 잡는다면서 가칭 ‘비례 한국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은 비례 한국당을 지렛대삼아 3+1(바른미래당 당권파·대안신당·정의당·민주평화당)과의 선거법 수정안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었는데 그걸 넘어 현재 ‘비례 민주당’을 창당해야 한다는 내부의 목소리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위원은 “비례 민주당은 코미디”라며 단호하게 말했다.

왜냐하면 “비례 한국당이 나오고 거기에 대응해서 비례 민주당이 나오는 것을 보면 한국당과 민주당의 극한적인 대립 정치가 해소되지 못 했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정 위원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자체가 극단적인 대결 정치를 벗어나서 다당제를 제도적으로 모색하는 것인데 비례당은 그러한 의도 자체를 무력화시키는 것”이라며 “4+1 협의체를 했던 민주당이 비례 민주당을 대응책으로 모색하고 있고 그런 아이디어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우리 정치가 대결 정치를 벗어나지 못 하고 있다는 것이라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비례 한국당 얘기가 이미 나왔음에도(지난 9월 일요서울 단독 보도) 그런 현상이 나오지 않게끔 세부조항을 만들었어야 한다”며 “선거법 조항을 주고받느라 이런 부작용을 신경쓰지 못 했다. 선거법 추가 협상이 그만큼 명분없는 일(지난 4월 패스트트랙 선거법 원안 225대 75에서 민주당의 이해관계가 반영되어 후퇴되어 왔음)이었고 시간에 쫓겨서 어쩔 수 없이 했다는 걸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정 위원은 “지금 총선이 코 앞에 와서 후다닥 선거법을 확정하고 있는데 그러지말고 다음 선거의 2년 전까지 확정했으면 좋겠다. 더 나아가 외부 독립 기구에서 선거제도를 만들면 그게 제도화됐으면 좋겠다. 국회가 선거법을 만들기는 하되 그 전통 자체를 외부의 전문적인 독립 기구에 맡겨서 그 권고안을 그대로 따르는 방식으로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정 위원은 비례 민주당 자체가 거대 양당의 적대적 공존이 여전히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한중일 정상회담 일정차 중국에 방문했다. 그런데 중국의 관영매체 신화통신·인민일보·환구시보 등은 문 대통령이 한중 정상회담 중에 홍콩 및 위구르 문제와 관련 중국의 내정 문제라는 점을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청와대는 그런 언급을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정 위원은 “청와대는 시진핑 주석이 그런 말을 했고 문 대통령은 그걸 단순히 듣기만 했다고 해명했다. 이걸 오보라고 가정하더라도 그런 오보에 적극적으로 따질 수 없는 우리 외교력의 한계를 지적하고 싶다”면서 “사실 이 정도 되면 주한 중국대사를 초치할 수도 있다. 왜냐면 국가 원수의 발언을 대놓고 왜곡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정 위원은 남북 관계에 신경쓰는 문재인 정부가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점점 목소리를 내지 않는 분위기이다 보니 국제사회로부터 중국 정부의 인권 탄압 문제까지 민감하다는 이유로 함구하는 이미지로 인식되는 것을 경계했다. 

나아가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말의 외교술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을 주지시켰다.

이를테면 “미얀마 정부가 로힝야 민족을 탄압했고 우리가 미얀마와 외교 관계를 맺을 때 문 대통령이 그 사람들의 인권을 보장해달라고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았지만 미얀마 정부는 미얀마 평화프로세스를 국가 최우선 과제로 삼고 민족간 화합과 국가 통합을 위해 노력하고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발언했듯이 “실제 그러지 않음에도 그걸 띄움으로써 민족간 화합을 위해 한국도 돕겠다는 식으로 외교적 언어를 사용해서 건드릴 수 있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정 위원은 “북한 인권과 관련해서 통일부가 그렇게 하지 못 하더라도 국회 차원에서 할 수도 있다. 만약 북한 인권법이 통과된다면 문 대통령이 (대법원의 일본 기업 징용 배상 판결 때와 같이) 삼권분립 원칙을 내세우면서 빠져나갈 수 있다. 행정부가 직접 언급하면 당연히 껄끄럽다. 입법부가 그것에 대해 통과시키게 됐다고 해서 그게 마냥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데에 장애가 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 위원은 최근 비박계(박근혜 전 대통령)와 친이계(이명박 전 대통령)가 중심이 된 ‘국민통합연대’가 출범하는 등 보수 통합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에 관하여 “보수가 말 그대로 사분오열 되고 있다. 4~5개 정도(한국당/새로운보수당/우리공화당/이언주당/이정현당/국민통합연대 등)로 분화되고 있다”며 “일단 이것은 정치 신인 황교안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반증해주고 있다”고 해석했다.

즉 “보수는 웬만하면 하나로 뭉친다. 황교안 대표가 확실하게 친박 쪽으로 기울어서 우리공화당을 잡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새로운보수당과 같은 유승민계와 적극 연대하고 있지도 못 한다”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황교안 중심으로 뭉치고자 했던 보수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황교안으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보수의 사분오열을 촉진하고 있다”는 결론이다.

정 위원은 “보수 안에서의 헤게모니 싸움에 불과하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주지 못 할 것이다. 보수의 새로운 비전을 주는 것이 아니라 사람만 바뀌는 것”이라며 총선에서 성과를 내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정 위원은 “보수 분열 자체가 제1야당에 대한 구심점으로 모이지 못 하고 그래서 한국당이 자리잡지 못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1야당이 국민들에게 대안을 제시하지 못 하고 있으니까 여당이 타락하는 것을 제어할 장치 기능을 못 해주고 있다. 여당이 타락하는 것을 제어하는 것은 훌륭한 야당의 존재”라며 “청와대 권력이 비대해지는 것도 야당의 무능과 연결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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