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진의 직썰⑫] 남북관계 “1998년 이전 통미봉남 시즌2”로 돌아가
[정국진의 직썰⑫] 남북관계 “1998년 이전 통미봉남 시즌2”로 돌아가
  • 박효영 기자
  • 승인 2020.06.18 2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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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미봉남 됐다
1998년 이전 김영삼 정부 때로 
청와대 남북관계 실세
나무와 의약품
삐라도 막을 수 있었다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16일 남북 공동연락사무소가 폭파되고 17일 김연철 통일부장관이 사의를 표명하는 등 남북관계가 다시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어게인 2017년으로 가는 분위기다. 청와대는 아직 김 장관에 대한 사표를 수리하지 않았지만 외교안보 라인 교체설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민생당에서 활동하고 있는 정국진씨는 18일 오후 국회 소통관 푸드코트에서 기자와 만나 “북한이 과거 영변 시설 냉각탑을 폭파(2008년 6월27일)했었고, 풍계리 핵 시설 갱도를 폭파(2018년 5월24일)했었다”며 “그것들과 이번 연락사무소 폭파가 비슷한데 일종의 시그널을 보내는 것이고 폭파의 정치학”이라고 말했다.

정씨는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북한학을 전공하고 있고 통일부 통일교육원에서 관련 강의를 진행한 바 있는 남북관계 연구자다. 

정국진씨는 2년간 미국과 관계없이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남북협력에 철저히 무능했다고 강조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도대체 북한은 뭐가 불만일까.

정씨는 “그동안 북한이 남북관계와 미북관계에서도 전향적으로 나왔는데 제대로 얻은 게 없지 않은가. 그래서 남북관계의 상징성이 있는 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이라며 “그럼으로써 문재인 대통령에게 메시지를 던지는 거다. 우리는 풍계리까지 폭파했는데 너네들이 해준 것은 뭐냐는 항의의 메시지다. 그 시설은 미북관계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최근 북한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을 중심으로 대북 전단(삐라) 살포행위를 명분으로 남북 연락망 차단, 무력 도발 예고, 비난 담화, 연락사무소 폭파 등 연일 강경하게 나오고 있다. 나아가 개성공단과 금강산(금강산국제관광특별구)에 연대급 군부대를 주둔시키겠다고 엄포를 놨다.

정씨는 “지금 남북관계는 2000년 6.15 선언 이전이 아니라 1998년 금강산관광 이전으로 퇴보했다. (1998년 11월18일 금강호의 출항으로) 금강산관광이 시작됨으로써 북한은 그곳에 주둔시켰던 최전방 군대를 다 뒤로 보냈다. 그게 엄청난 군사적 성과”라며 “이번에 금강산과 개성 지역에 다시 군대를 주둔시키겠다고 하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1990년대로 돌아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씨가 보기에 북한은 2018년 풍계리를 폭파시키는 등 많은 것을 열어줬는데 얻어낸 것이 너무 없어서 강경책으로 돌아섰다.

정씨는 “미국 눈치보고 유엔 제재 때문에 할 수 없다고 한다면 그 전에는 제재가 없었는가? 그 전에도 제재가 있었지만 개성공단이 유지됐다. 그러면 재개했어야 했다”며 “북한 입장에서는 간도 쓸개도 내주는 듯한 호의를 베풀었다. 평양에 10만 군중이 밀집한 곳에서 연설을 하게 해줬다. 중국이나 소련 지도자에게도 이런 대접을 해준 적이 없다. 백두산도 가게 해줬다”고 나열했다.

이어 “그렇게까지 환대를 해줬으면 남쪽에서도 뭔가 해줄 것이라는 기대를 할 수 있는데 2년이 지났는데도 진척된 게 하나도 없다. 하다 못 해 박근혜·이명박 정부 이전 정도만이라도 회복을 시켜줬어야 했다”며 “사실 5.24 조치도 한국 정부의 단독 조치였으니 해제를 해줄 수도 있었다. 유엔 제재가 있다고 하더라도 한국 정부가 외교력을 발휘해서 미국과 국제사회에 어필하고 설득해서 제재 예외 조치를 만들어 냈어야 했는데 그걸 못 했다. 이건 무능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결론적으로 정씨는 “남북관계를 완전히 절단내고 미북관계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려는 시그널로 남북관계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연락소를 부순 것”이라고 평가했다.

5.24 조치는 2010년 3월26일 천안함 참사 직후 이명박 정부가 단행한 남북 교역 전면 중단 조치로 그 어떤 인도적 사업이라도 통일부와 사전 협의없이는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정씨는 “지금의 남북관계는 김영삼 정부 때인 통미봉남 시즌2로 돌아갔다”며 “대한민국 민주당 계열의 정부가 통미봉남이 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규정했다. 

2018년 최전성기를 달리던 남북관계가 이지경이 된 것에 대해 외교안보 라인 참모들을 전면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정씨는 “외교안보 라인 참모진의 무능!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그 사람들도 사실 얼굴 마담이고 남북 정상회담의 주역이라고 떠들고 다니면서 자신이 세팅을 다했다고 말했던 사람이 윤건영 의원 당시 국정상황실장이다. 나아가 임종석 전 비서실장도 마찬가지다. 지금 김연철 통일부장관 자리에 우상호 의원과 임 전 실장이 들어가겠다고 언플이 나오고 있다.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망친 사람들이 얼굴 마담을 쫓아내고 들어가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정원장, 강경화 외교부장관, 김 장관 등이 공식 외교안보 라인이라면 정씨는 그 너머에 남북관계를 설계한 청와대 실세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후속 조치에 너무나 소홀했고 결과적으로 남북관계를 어렵게 만들었다.

정씨는 “2018년은 유능했고 좋았다. 문재인 파워로 한 것이다. 촛불혁명을 통해 집권했고, 민주적 지도자이고, 김대중과 문재인의 후광이 있고, 북한도 아낌없이 문을 열어줬고 그러한 위상을 트럼프와의 관계에서 잘 활용했다”고 전제하면서도 “2018년의 성과가 말린 이유는 뭔가. 후속 조치를 제대로 안 했기 때문이다. 2018년 북한이 문 대통령을 환대하면서까지 했으면 문 대통령이 뭔가를 안겨줘야 하는데 안 해줬다. 결국 외교안보 라인 참모진과 실무진이 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사진=박효영 기자)
정씨는 미국이나 유엔 제재와 상관없는 것들도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해주지 못 했다고 주장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개성공단 재개, 금강산관광 재재, 5.24 조치 해제, 남북철도 협력 등도 있지만 한국 정부가 해줄 수 있는 절실한 것들이 더 있다. 그것은 나무, 의약품, 삐라 등 3개다. 

정씨는 “북한이 김정은 시대에 치적용으로 삼기 위해 대대적으로 벌인 캠페인이 수림화와 원림화다. 나무심기다.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대단한 일이다. 북한 대부분의 산들이 벌거숭이 민둥산이다. 왜냐면 나무가 땔깜이고 에너지원으로 나무를 태우는 것”이라며 “산사태와 홍수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자기 업적으로 삼기 위해 남북관계가 안 좋았던 2018년 이전부터 계속 그 요구를 해왔다. 그래서 남측의 협조를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솔직히 나무를 들이는 것이 제재와 무슨 상관인가. 그걸 안 해준 것이다. 외교안보 라인이 무능하고 멍청한 것이다. 미국과 유엔이 나무 갖고 무슨 반대를 하겠는가. 그 나무로 미사일을 만들고 핵을 만들겠는가?”라며 “그 다음에 북한 시골 지역 중심으로 영아 사망률도 세계에서 제일 높고 산모들도 출산하다가 죽기도 한다. 그래서 의약품이 절실하다. 근데 의약품 지원도 눈치보느라 안 했다. 직접 하는 게 어렵다고 국제기구를 통해서 하겠다고 말만 하다가 안 했다. 의약품이 제재와 뭔 상관인가? 인도주의적 조치”라고 역설했다.

삐라 문제에 대해 정씨는 “이미 군사합의를 통해서 판문점 선언을 통해 삐라 안 보내기로 했다. 그러면 2년이 지났는데 이제까지 그 삐라 문제 하나를 해결 못 하겠는가?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판문점 선언을 비준하면 된다”며 “지금까지 안 했다. 작년에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이 있었는데 그걸로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통과시키고 그랬는데 그때 했으면 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2018년의 성과를 계속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보완 액션 플랜이 없었다. 그래서 여권이 무능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정씨는 “이제 와서 삐라금지법과 종전 선언 결의안을 내는 것은 쇼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판문점 선언 2조 1항에는 “(2018년) 5월1일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과 전단 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 행위들을 중지하고 그 수단을 철폐하고 앞으로 비무장지대를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고 돼 있다.

한편, 정씨는 “1998년 이전으로 돌아갔기 때문에 차라리 박지원 전 의원이 통일부장관으로 가야 한다. 그래서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대만큼이라도 차근 차근 복원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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