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광복절 특사에 국민들의 눈높이를 벗어난 인사들이 대거 포함되면서 새정부가 내식구 감싸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번 특사에서 가장 국민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 인사는 조국 전 혁신당 대표다.

특사에서 가장 국민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 인사는 조국 전 혁신당 대표다.
특사에서 가장 국민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 인사는 조국 전 혁신당 대표다.

조 전 대표는 약 5년 동안 재판을 끌다 대법원으로 부터 징역 2년형을 확정받아 구속된 뒤 절반도 채우지 않은 상황에서 8개월 만에 풀려나게 됐다.

조 전 대표의 죄명을 굳이 밝히지 않아도 워낙 언론의 중심에서 많이 회자되었기 때문에 국민들 대다수가 익히 잘 알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대통령 취임 불과 2개월 만에 사면을 해야 할 만큼 조국에게 대통령은 빛이 있는가? 라고 물었다. 그러자 여권에서는 성군(聖君)으로 백성에게 큰 아량을 베풀어 주는 성은(聖恩)이라고 받아쳤다.

물론 조국 사면을 지지하는 쪽은 늘 입버릇 처럼 검찰이 유독 표적 수사와 인권 탄압으로 과도한 형량을 내렸기 때문에 사면은 당연하다고 하고, 사면을 반대하는 측에서는 파렴치함의 극치를 보여준 범죄자가 실형의 절반도 복역하지 않고 사면이 된다는 것은 법치주의의 몰락 뿐만 아니라 내로남불의 끝판 왕 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사면권을 특정 정치세력의 이익을 위해 행사하는 도구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사면은 대통령이 법적으로 허락받은 고유권한이다. 대통령이 사면을 행사하는 것은 법에서 허락한 권한이기에 누구도 이의를 달아서는 안된다. 대통령도 인간이기에 용서와 감사라는 마음이 때로는 정의를 가리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사회적 정의와 국민적 공감대를 해치는 사면이 될 수 밖에 없다.

대통령만이 할 수 있는 권한에 왈가왈부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대통령의 결정에 침묵하지 않는 것은 잘못된 결정이 가져올 저항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역사는 반복된다. 그래서 특사로 사면되는 조국은 과연 대한민국 역사에서 어떤 보탬이 되었는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그 물음은 조국이라는 인물이 사회적, 정치적으로 그가 국가에 보여준 행위에 대하여 국민들 각자 각자가 판단에 맡길 뿐이다.

조국 사면 결정에는 조국 혁신당과 범여권, 종교계, 시민단체들, 문재인 전 대통령 등이 사면의 필요성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전달했고, 이 대통령이 화답한 것으로 봐야한다. 외형은 그렇게 보일 지라도 사실 이 대통령도 조국 전 혁신당 대표에게 마음의 빛이 있다.

조국 혁신당이 2024년 총선과 대선에서 민주당과의 연대로 큰 역활을 했다는 점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일이다. 항간에서는 조국 전 대표가 사면될 경우 차기 대선 후보로 민주당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돌고 있다. 그럼에도 이 대통령이 취임 두 달만에 사면 결정을 내린 것은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사면을 하는 것보다 '선거용 사면' 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있어서다.

어쨋든 이번 사면 결정에 대통령이 무리수를 둔 것만은 분명하지만 대통령의 개인적인 판단과 정치적인 기류와 사회적 여론 등이 복합적으로 얽히고 설킨 결과이기에 승복할 뿐이다.

광복절을 앞두고 조국 전 혁신당 대표의 사면 관련 논란은 정치권의 이해관계, 국민 여론의 분열, 공정성 논쟁과 맞물려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다만 국론이 요동치는 상황까지 가서는 안된다는 것이 핵심이다.

광복 80주년을 경축해야할 때에 조국의 사면을 놓고 국민들의 마음이 둘로 갈라지는 것은 국가의 불행이다. 대통령이 시작했으니 마무리도 대통령이 하면 된다.

취임 두 달만에 대통령의 지지도가 하락하고 있다. 국민들의 시선과 마음을 읽는 지도자가 되는 것은 그리 쉬운 것이 아니다. 조국 사면이 이를 증명하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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