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관계가 예전과 다른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한국인 300여 명이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불법체류 단속으로 구금된 사실이 알려지자 정치권은 물론, 경제계, 시민단체 등 국민들 대다수가 한국과 미국간 대미 외교에 금이가고 있다는 것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사진: 외교부(연합뉴스) 
사진: 외교부(연합뉴스) 

이번 사건은 비자 문제, 고용 규정 위반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는 있지만, 한국 기업과 노동자들이 대규모로 단속되고 구금된 것은 그동안 한미 관계에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일이어서 우리 국민들의 구속 파장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이 문제를 두고 정부가 긴급히 대응 하면서 건설 현장에서 불법체류 단속으로 구금된 한국인 300여 명에 대해 석방 교섭이 마무리됐다는 소식은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다. 그러나 현지 언론과 교민사회, 국내 정치권, 재계, 시민단체, 국민들 모두는 미 당국이 수백명의 한국인 노동자를 구금했다는 사실에 '초유의 사례'라며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제1 야당인 국민의힘은 한-미 정상회담을 어떻게 하고 왔으면 불과 보름 만에 우리 국민들이 몆 백명이나 체포되는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며, 어마 어마한 달러를 퍼주고도 국민은 보호하지 못 한 외교는 현 정부의 무능 그 자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재계도 이번 사건은 현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실용 외교'라는 명분이 얼마나 현실에서 무력화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증거라고 지적했다. 시민단체들도 현 정부가 보여주기식 외교로 포장만 요란했으나 정작 실속도 없고, 하물며 교민 보호와 노동자 안전 문제 조차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무능한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분위기는 국민들 사이에서 "정부가 교민들의 안전 조차 지켜주지 못했다"는 비판 여론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 교민 사회도 "누가 우리의 안전을 보장해 줄 것인가"라며 불안해 하는 분위기다. 기업들 역시 "트럼프의 주문 요구서를 충실하게 들어주고도 투자 리스크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며 향후 해외 진출 전략에 영향이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한국인 300명 구금 사태는 단순한 외교 사건을 넘어, 현 정부의 위기 대응 능력의 수준과 외교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다. 정부가 그나마 외교력을 동원해 석방 교섭은 마무리 했지만 이번 사태는 단순히 외교 문제가 아니라, 국민 안전과 국가 신뢰의 문제라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