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평가 비중 줄이고 기술인 심층면접 도입
[중앙뉴스= 신현지 기자] 조달청은 공공건설 현장의 입찰 비리와 부실 문제를 해결하고 공공주택 건설사업관리용역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 ‘공공주택 건설사업관리용역 심사 관련 규정 2종’을 전면적으로 개정해 오는 10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한다고 8일 밝혔다.
조달청은 규정 개정에 앞서 적극적인 의견 수렴을 위해 지난 3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협회 및 업체 설명회를 개최하는 동시에 수요기관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상시 실무협의회를 통해 개정 취지 및 내용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뒤 최종안을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개정안은 조달청이 집행하는 지난해(6,002억 원)보다 26% 증가한 연 8천억 원 규모의 LH 공공주택 건설사업관리용역에 적용된다. 조달청은기술력과 신뢰도가 높은 업체의 수주 기회를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새로운 심사 기준은 공정성‧투명성 확보와 안전·품질 강화 그리고 업체 부담 완화 등이 핵심이다. 특히 이번 개정된 심사 규정에서는 과도한 입찰 로비 등 부작용을 낳았던 평가 방식에 대한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정성평가 비중을 축소, 정성 : 정량 평가의 배점을 기존 '50 : 50'에서 '40 : 60'으로 조정했다.
세부 항목별로는 기술 변별력이 크지 않은 항목은 배점을 줄이고, 일부 정성평가 항목은 정량평가로 전환했다. 이에 평가위원 1명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서 위원 및 평가항목별 차등평가 폭을 기존 10%에서 5%로 낮춰 평가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높였다.
‘기술인 역량 검증’도 대폭 강화했다. 현장에서 상주하며 공사의 모든 단계를 관리하고 책임지는 건설사업관리기술자인 책임, 건축, 안전, 토목, 기계 등 5명 기술인에 대해 현재는 기술인당 2분내 질의 1개에 대해서만 답변을 하고, 기술인별 평가점수가 구분되지 않아 개별역량 검증에 한계가 있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인터뷰 배점을 기존 10점에서 15점으로 높이고 기술인별 평가가 가능하도록 개인당 배점으로 분리했다. 개인별 질의 개수는 기존 1개에서 2~3개로, 면접시간은 2분에서 5분으로 늘렸다. 특히, 안전관리 전문가가 공공주택 현장의 안전관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경력은 안전업무를 전담한 안전관리자 경력만 인정하기로 했다.
그동안 철근누락 등 주요 구조부의 시공 불량으로 중대한 부실 관리에 책임이 있는 사업에 대해 주요 벌점, 감점으로 운영해 왔지만 앞으로는 사업 실적을 실적평가에서도 제외시키는 등 페널티를 대폭 강화한다.
업체부담를 완화하기 위해 개정심사 기준도 개선했다. 계약이전 평가완료한 기술인은 사망, 퇴직 등 교체사유가 발생하였을 경우 기존에는 기술인의 정량, 정성 모두 평가점수 이상을 받아야만 교체가 가능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재평가 대상을 ‘정량’ 평가 이상으로 한정해 이에 해당되면 기술인을 바꿀 수 있게 했다.
참여기술인 수행능력 평가 시 그동안은 현장 내 상주하는 경력만 인정했지만, 앞으로는 현장에서 상주하지 않더라도 여러 현장의 기술지도 및 검사 등의 업무를 수행한 기술지원경력도 포함해 평가할 수 있게 했다.
건설기술인 신규고용율 산정방식도 개선했다. 먼저, 건설 신기술 및 특허 등에 대한 개발활용실적을 1건 또는 12억원 미만도 인정하기로 했다. 또한, 기술인 신규 고용률 평가시, 평균 고용인원을 기존 ‘직전년도 동기간 평균’에서 ‘최근 1년간 월 평균’으로 변경하여 1년미만의 신생업체도 해당항목의 가점을 받을 수 있게 했다.
백승보 조달청장은 “공공주택에 대한 국민의 의구심을 덜고, 입찰비리로 인한 불공정하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심사기준을 전면적으로 개편하게 되었다” 며 “이번 제도 개선은 공공주택 현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정착시키는 중요한 발걸음이며, 공공주택의 품질과 안전이라는 국민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지속적으로 개선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