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날 벌어봐야 남는 것이 없다. 자영업자가 절규하듯이 쏟아낸 말이다. 점점 늘어만 가는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대한민국을 지탱하고 있는 한 축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지난해 폐업한 자영업자가 100만 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보고서는 한국 경제가 침몰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단면이기도 하다.
지난해 폐업한 자영업자가 100만 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보고서는 한국 경제가 침몰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단면이기도 하다.

지난해 폐업한 자영업자100만 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보고서는 한국 경제가 침몰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단면이기도 하다. 가장 핫 하다는 강남상권에서 조차 문을 닫는 자영업자들이 늘어나면서 지난 7월까지 공실률이 19%까지 육박했다. 이는 자영업자들이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낸 코로나 때(15%)보다 훨씬 높다.

특히 유동인구가 많아 임대료가 높은 강남의 가로수길의 경우 유동인구의 발길이 줄어들면서 공실률은 무려 42%에 달했다. 글로벌 경제 위기와 맞물려 국내 경기가 침체의 터널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소비자들은 점점 지갑을 닫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생각보다 많은 자영업자들이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돈을 벌고 있다는 것과 영업을 하면 할 수록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더이상 감당이 어려워 폐업을 고민하는 자영업자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정부가 소상공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책 마련에 착수한다는 소식이다. 자영업자들에게는 그나마 작은 희망이 생긴것이다.

그렇다면 작금의 현실을 정부는 어떻게 생각을 하고 있고 또 어떤 방법으로 이 어려운 시기를 대응할 것인가를 살펴보자. 

정부는 폐업이 속출하고 있는 현 상황을 고려해 상권 차별화와 디지털 전환을 앞세워 '영세·저생산성'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생각이다. 기획재정부가 먼저 움직였다. 

10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최근 '소상공인 경쟁력 제고 방안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기재부는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신메뉴 개발 등 업종별 제품·서비스 지원과 특화상권 개발 방안 마련을 주요 목표로 삼았다. 특히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상권 분석과 경영 진단 등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자영업의 스마트화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기재부가 이번 연구용역에 착수한 배경에는 국내 자영업의 구조적 취약성이 자리 잡고 있다. 2023년 기준 한국의 자영업자 비중은 23.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중 다섯 번째로 높다. 그러나 생산성은 여전히 낮고, 영세성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실태조사 결과도 이를 방증한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65.4%가 생계유지를 위해 창업했지만, 매출 감소로 사업 지속이 어려운 상황이다. 연매출 5000만 원 이하 영세 자영업자 비중은 2019년 28.1%에서 2023년 37.8%로 늘었다. 폐업 추세가 빨라지고 있는 원인을 매출 감소에서 찾을 수 있다.

자영업자들은 폐업의 첫 번째 이유로 인건비의 상승을 들었다. 올해 최저임근의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직원 없이 업체를 운영하다 보니 서비스 질이 떨어지면서 손님들은 발길을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임대료는 오히려 오르고 있다. 금리가 인상된 이후에도 임대료는 떨어지지 않고 있다.

매출이 줄었지만 고정비는 오히려 올라간 상황이다. 또 올해 상반기 경기 회복이 지지부진하면서 자영업자들의 매출도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특히 외식•미용•프랜차이즈 업종에서 제일 큰 타격을 입었다. 

결국 2025년 9월의 한국 경제는 제조업•자영업•부동산•소비 모두 붕괴에 가까운 수준으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정부가 발표하는 수치와 현장 분위기는 너무나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이재명 정부는 간과해서 안된다.

경제 학자들은 한국경제가 '사실상 침체기'에 진입했다고 진단하고 있다. 제조업 현장이 '패닉'이고, 반도체•자동차•조선 등 대표산업도 모두가 글로벌 수요 부진과 수출 규제•관세 강화로 수출이 급감하고 있다. 기업들도 수주를 하기는 하지만 수익성이 낮아 생산라인을 가동하는 것 조차 부담을 느끼고 있다. 그러다 보니 중소 부품업체들까지 납품 중단이나 인력을 줄인다는 소식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기업과 자영업자들이 소리소문없이 문을 닫는 현실, '열면 열수록 손해'라는 자영업자의 절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추석 명절을 앞에두고 걱정이 아닌 두려움마저 생각이 드는 건 자영업자나 기업인이나 국민들 모두가 똑같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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