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회의장, ‘본회의 소집’ 가능성 높아
정세균 국회의장, ‘본회의 소집’ 가능성 높아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05.11 0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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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사직서 처리는 정쟁과 무관하게 꼭 이뤄져야, 의회주의자 정 의장의 결단 예상돼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정세균 국회의장이 칼을 빼들었다.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소집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드루킹 댓글조작 사태로 인한 ‘특검’ 수용 여부를 두고 여야가 대치 중이라 본회의가 열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판문점 선언 결의안, 추가경정예산, 국민투표법 등 본회의에서 의결을 거쳐야 할 사안이 많지만 무엇보다 국회의원 사직서가 시한 안에 반드시 처리되어야 한다. 

지방선거 출마를 위한 4명의 국회의원(박남춘·양승조·김경수·이철우) 사직서가 14일까지 본회의에서 의결되고 궐원통지서가 선관위(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도달해야만 재보궐 선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해당 지역구는 1년 간 국회의원이 없는 상태가 된다. 

정 의장은 국회 파행 사태에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정 의장은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본회의에 자동으로 부의된 의원 사직서를 처리하기 위해 주어진 권한을 사용해 본회의를 소집하겠다”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특단의 조치를 취해서라도 국민의 참정권이 침해되는 중대한 사태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정 의장의 본회의 소집권 행사에 대해서 직권상정이라는 일각의 비판과 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의 반대에 직면해 있다.

정 의장은 이에 “사직서 처리는 언론에서 말하는 직권상정의 대상이 아니”라며 “현행 국회 선진화법에서는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선진화법으로 불리는 국회법 85조에 따르면 △천재지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교섭단체 합의 등이 아닌 경우에는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의 권한을 행사할 수가 없다.

즉 사직서 처리는 선진화법의 직권상정 대상인 법률안이 아니라는 취지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꼭 처리되어야 할 안건에 대해서도 보이콧해야 집권 여당에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정 의장의 입장에 반대하고 있다. 노동조합의 파업과도 같은 효과를 내기 위해서 매우 필수적인 의사일정에도 비타협적으로 나오는 것이다. 

정 의장도 이런 현실을 우려하며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의원 사직서 처리를 위한 본회의 소집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통과 여부가 불확실한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여야가) 정치적인 문제를 함께 묶어서 이런 민주주의의 기본 요소를 방해하는 것은 반민주적인 행태”라며 사직서만큼은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는 신념이 강하다.

특히 정 의장은 선진화법 체제의 현실에 대해서 “동물국회(다수당의 날치기와 소수당의 육탄저지)를 식물국회로 만들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여야가 국회법 개정을 위해 논의하고 있으나 이 역시 국회 공전으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김성태 원내대표를 찾아가 건강에 유의하고 병원 치료를 받으라고 조언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정 의장은 의회주의자로 협치와 합의를 매우 중시하는 성향이다. 지난해 2월 국정농단 정국에서 박영수 특검의 연장 법안에 대해서 야4당(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바른정당·정의당)이 직권상정을 요청했을 때도 법제사법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서 오라며 거절했다. 

그런 정 의장이 계획된 해외 출장 일정까지 취소하고 사직서를 처리하겠다는 것을 봤을 때 국회 파행 사태에 대한 부담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 의장은 원래 9일부터 7박9일 일정으로 캐나다와 멕시코 등 해외 출장을 갈 예정이었다. 양국의 국회의장으로부터 공식 초청을 받은 일이라 외교적 결례가 될 수 있지만 현 국회 상황이 너무 시급하다는 게 정 의장의 판단이다. 

한편, 정 의장은 이날 오전 드루킹 특검 수용을 더불어민주당에 촉구하며 단식에 돌입한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를 찾아가 건강에 유의하라고 조언했다. 이 자리에서 정 의장은 차기 민주당 원내대표로 유력한 홍영표 의원을 언급했고 논란이 되기도 했다(11일 원내대표 선거 예정). 

홍 의원과 김 원내대표는 같은 한국노총 출신이자 환경노동위원회에서 함께 의정 활동을 한 바 있어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고, 그만큼 홍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면 김 원내대표의 요구를 수용해줄 가능성이 좀 더 크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김 원내대표는 한때 호흡곤란 등 건강에 이상 증상이 나타나 병원에 긴급 후송됐지만 수액 주입을 거부했고 바로 농성장으로 복귀해 단식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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