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의장, ‘5월8일’ 데드라인 제시 ·· ‘세비 반납’도 고려
정세균 의장, ‘5월8일’ 데드라인 제시 ·· ‘세비 반납’도 고려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05.05 0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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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상화 가능성은 없나, 김성태 원내대표의 단식 투쟁, 민주당 특검 수용 입장 부인, 비공개 회의에서 합의에 근접했다가 깨진 적 많아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개헌, 국민투표법, 선거권 연령 하향, 추경안, 상가임대차보호법 등 국회가 신경써야 할 일은 언제나 그렇듯이 한 두 개가 아니다.

하지만 여전히 파행 중이다. 야당의 요구에 여당이 불수용하는 패턴이 또 반복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다급하다. 지지율은 정체돼 있는데 남북 정상회담에 전국민이 환호했고 지방선거는 한 달 남았다. 조금이라도 한국당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여당에 불리한 이슈를 띄우거나 자기 강점을 어필해야 한다.

결국 후자에 올인하기로 했다.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은 사퇴했기 때문에 길게 가져갈 수가 없지만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은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부인하고 있어 오래갈 수 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3일 오후부터 무기한 단식 노숙에 돌입했다. 조건없는 특검 수용이 요구사항이다. 김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적 요구를 뭉개는 이 정권의 불통을 더 이상 내버려둘 수 없다. 댓글 여론조작의 전모와 민주주의 파괴의 음모를 특검을 통해 반드시 밝혀내겠다”고 선언했다.  

김성태 원내대표가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을 하면서 '김영삼 회고록'에 담긴 투쟁의 의미를 되새겼다. (사진=김성태 의원실)

정부여당의 지지율이 높지만 일단 특검 도입과 관련해서는 그나마 민심이 우호적이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미디어오늘이 여론조사기관 ‘에스티아이’에 의뢰해 4월28일~29일 전국 거주 19세 이상 성인남녀 1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고 응답률 8.8%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0%p. 그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특검 도입이 필요하다 45.5%·필요없음 43.5%로 조사됐다. 

이런 상황에서 정세균 국회의장과 함께 4일 오후 원내대표들(우원식·김성태·김동철·노회찬)이 긴급 회동을 가졌다. 정 의장은 ‘8일 14시 본회의 개회’를 데드라인으로 못박았다.

노회찬 원내대표의 긴급 회동 요구로 이날 정세균 의장과 함께 원내대표들이 모였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정 의장은 “그때까지 안 되면 의장직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데드라인까지 본회의가 안 열리면 “무노동 무임금을 적용하겠다”며 국회의원 세비 반납도 단행할 수 있음을 암시했다. 

정 의장의 이런 발언에는 ‘본인의 해외출장 일정(9일부터)·민주당 원내대표 선거(11일)·지방선거 출마 국회의원의 사퇴 처리 시한(14일)·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단 임기(29일)’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출마를 위한 4명의 국회의원(박남춘·양승조·김경수·이철우) 사퇴안이 14일까지 본회의에서 의결되고 궐원통지서가 선관위(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도달해야만 재보궐선거가 가능하다. 그렇지 않으면 1년 간 해당 지역구의 국회의원이 없는 상태가 된다.

어린이날 황금연휴(5일~7일)에도 여야가 협상을 하기로 한 만큼 대타협의 여지가 없는 건 아니다. 

회동 중에 피곤해하는 김성태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제공)

김 원내대표는 정 의장이 제시한 8일까지 뭔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단식을 넘어서서 정치생명을 건 중대 결단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회동 직후 김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상황을 오래 끌지 않겠다. 더는 당하지 않고 특단의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특검을 수용하든지 바른미래당이 중재안으로 제시한 특수본(대검 특별수사본부)으로 타협이 이뤄지든지 여러 가능성은 살아 있지만 현재까지는 꽉 막혀있다.

민주당은 여전히 특검 불수용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4일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협상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서로 머리를 맞대고 방안을 찾자고 하니까 그날 낮에 단식하는 도저히 이해가 안 돼서 어젯밤 잠을 못 잤다”며 “(김성태 원내대표와) 5개월 동안 협상했는데 수 차례 자제해왔고 심지어 운영위원장(통상 여당 차지)도 내주고 현안 질의(올림픽 때 김영철 방남 관련)도 하고 그렇게 양보에 양보를 거듭했는데 단식에 들어가니 화가 굉장히 많이 났다”고 밝혔다. 

그 배경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마지막 노력으로 김성태 원내대표를 만났다. 지방선거를 겨냥한 부당한 특검 요구를 결코 수용할 수 없지만 시급한 민생 현안들을 감안해 각 당이 상대가 받아 들일만한 조건을 오늘 중(3일에 회동해서 4일까지)으로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며 “한국당은 이러한 제안에 느닷없는 단식 투쟁을 선언한 것”이고 “막가파식 정치파업이 끝내 국민의 마지막 기대마저 저버렸다”고 주장했다.

우원식 원내대표와 김성태 원내대표가 악수하고 있지만 의미심장한 표정이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우 원내대표는 “국회 정상화를 위한 한국당의 선행 조치가 없는 한 이제 남은 임기(곧 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선거)동안 여야 협상은 없다. 이를 분명히 못박아 둔다”며 “불법적 천막쇼를 거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이젠 협상의 당사자인 원내대표까지 단식투쟁을 선언한 마당에 더 이상의 협상 제안은 의미가 없다”고 천명했다.

이렇게 ‘단식’과 ‘협상 불가 방침’으로 여야의 대치 국면은 견고하다. 

우 원내대표가 특검 수용을 전제로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 통과를 내걸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우 원내대표는 3일 저녁 페이스북을 통해 “특검 요구에 동의할 수 없음에도 국회 정상화를 위해 내부 논의를 진척해 보겠다고 했지만 당 내부적으로 강력하게 반대하는 의견이 대다수이기에 원내대표라 할지라도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며 “특검을 수용했다거나 특검 수용을 토대로 추경이나 민생법안 처리를 거래했다는 언론 기사들은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4일 아침 단식 현장을 찾은 정세균 국회의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4일 오전 제주도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지금 즉시 아무 조건없이 특검을 수용하고 국회를 정상화해 시급한 민생 현안을 처리할 것을 다시 한 번 엄중히 요구하고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 동의 문제는 특검 수용의 조건이 될 수 없다”며 “한국당도 천막을 접고 국회로 들어오고 판문점 선언에 동의할 수 없다면 비준 동의 과정에서 표결로 뜻을 밝히면 된다. 한국당의 전향적 결단을 촉구한다”고 양당에 주문했다.

바른미래당에 대해서 우 원내대표는 “그동안 국회 정상화를 위해 바른미래당의 중재안을 여러 차례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해왔다”며 “특수본 중재안도 수용했고 이를 걷어찬 것은 한국당인데 꿀먹은 벙어리처럼 한 마디도 못 하고 오직 여당을 향해서만 오발탄을 쏘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 대표 자격으로 교섭단체 물밑 협상에 함께 했던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3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4월 임시국회 때부터 여러 쟁점들에 대해서 물밑 논의에서 합의에 근접한 적이 여러 차례 있었다”며 방송법과 드루킹 관련 특수본이 그랬었다고 증언했다. 

구체적으로 “방송법을 한 달에 걸쳐서 겨우 수정안의 수정안을 거듭해서 잠정 합의가 된 바 있고 특수본에 관해서도 몇 차례의 논의 끝에 거의 합의가 임박했었다. 그게 당으로 돌아가서 결재받는 상황에서 무산되는 상황이 지금에까지 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판문점 선언에 대한 혹평을 비롯 한국당의 강경한 대여 투쟁 기조에는 홍준표 대표의 의중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노 원내대표는 “(각 당마다 요구가 안 받아들여져) 단식에 들어가면 아마 국회는 1년 내내 단식 투쟁의 현장이 될 것”이라며 “국회에서 협치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자기 것을 관철시키되 상대 것도 같이 받아들이는 열린 자세가 필요한데 그동안 주로 엎어진 이유가 한국당”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성태 원내대표는 유연한 자세를 갖고 있다. 그러나 당론을 혼자 결정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당의 주문이 더 강력한 게 아닌가 추측할 뿐”이라고 밝혔다. 

실제 정우택 전 한국당 원내대표도 지난해 12월 2018년도 예산안 정국에서 여야 합의를 이뤘지만 한국당 의총에서 추인을 못 받아 다시 합의를 깬 적이 있었다. 

정치적으로 언제나 합의가 깨질 수 있다는 것은 초긴장 국면에서도 언제나 합의에 이를 수 있다는 의미도 된다.

이와 관련 노 원내대표는 “비공식협의에서 의견이 근접된 것을 볼 때 안 풀리는 문제 못 풀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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