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쟁 자제’는 어디로? ‘대선 불복’과 ‘민주주의 불복’
‘정쟁 자제’는 어디로? ‘대선 불복’과 ‘민주주의 불복’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04.23 17: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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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3당의 드루킹 사건 공조로 특검과 국정조사 주장, 정쟁 자제도 포함됐지만 여야 정쟁 수위는 최고조, 대선 불복이라는 민주당, 민주주의 불복이라는 김동철 원내대표, 특수본 중재로 제시한 바른미래당, 특임검사로 역제안한 민주당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야3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은 드루킹 사건에 대해 특검(특별검사)과 국정조사를 요구하기로 하는 등 공조 체제를 형성했고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는 이번 주는 최대한 정쟁을 자제한다”고 밝혔다.

23일 아침 발표한 6개 사항의 공동 입장에서 여섯 번째로 분명 정쟁을 자제하자고 했다. 하지만 오후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의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서는 정쟁이 격화됐다.  

야3당의 아침 회동 이후 오후에 열린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 (사진=박효영 기자)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같은 시간 “문재인 대통령을 겨누는 오늘 야3당의 행태는 이미 정쟁의 최고점을 찍었다. 지금은 평화주간이다. 한반도 평화의 시작을 열어젖힌 문재인 대통령 흔들기이기에 우리는 이를 평화 흔들기로 규정한다”고 논평을 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도 “특검법의 명칭이 <대통령 선거 불법댓글 공작 및 여론조작 사건과 관련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이다. 당 대변인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를 직접 거론하는 논평을 냈다. 이는 명백한 대선 불복 선언이다.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이번주에 최대한 정쟁을 자제한다고 하더니 당 대변인이란 사람이 바로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를 연루시키는 마구잡이 의혹을 제기하며 정쟁을 오히려 부추기고 있다. 이것이 자유한국당 식 정쟁 중단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유감을 넘어 매우 개탄스럽고 국민적 분노가 있을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도 밝혔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야당이 대선 불복 선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바로 직전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대통령의 복심인 김경수 의원이 드루킹의 배후였고 여론조작을 교사한 단서가 속속 드러나고 있을 뿐 아니라 드루킹이 귀에 이어 마이크를 꽂은 채 경선현장을 지휘했던 사실이 확인됐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드루킹의 활동에 대해 인지했는지 답해야 할 것이고 김정숙 여사와 경인선(경제도 사람이 먼자다라는 모임)의 관계에 대한 진실도 명백하게 소명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범계 대변인은 관련해서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겠다는 뜻이다. 이는 경공모(경제적 공진화 모임)나 드루킹을 민주당과 엮는 것으로 모자라 본격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연루시켜 보겠다는 야3당의 희망을 반영한다”고 반론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런 대선 불복 선언에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이 함께 한 것이 매우 유감스럽다”며 “국회 정상화와 특검은 교환조건이 될 수 없고 돼서도 안 된다”고 3당의 특검 요구에 거부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이어 “지금 필요한 일은 경찰과 검찰의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다. 그러고도 미진한 부분이 있다면 특검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다. 4월 국회는 특검과 무관하게 청년과 지역의 절박한 요구를 해결할 추경과 민생 그것은 그것대로 논의해가야 한다. 국회 본연의 책무이자 의무다. 우리는 교환조건이 될 수도 없고 돼서도 안 되는 부당한 요구에 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과 민주당이 오만방자하다고 말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이에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당분간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국회도 정쟁을 자제하는 그런 입장에 뜻을 모았음에도 불구하고 조금 전 우 원내대표의 (발언을 보면) 일방통행식 국정운영과 독단 전횡에 젖어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당의 오만방자함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고 반발했다. 

이어 “4월27일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으니까 이 역사적 사건이 지난 대선의 댓글조작 여론공작에 대한 국민적 의혹을 덮고 갈 수 있다는 그런 치밀한 계산 속에서 오늘 국회 정상화를 걷어차는 것”이고 “이런 우 원내대표의 모습이야말로 실망을 넘어서 국민을 무시하고 우롱하는 처사”라고 맹공했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한 발 더 나아갔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김성태 원내대표보다 더 세게 민주당을 압박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김동철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여당은 남북정상회담의 분위기 조성을 위해 북한에 대해서는 정말 극진한 예우를 보이고 어떻게 이렇게 국회 정상화를 위해서 최소한의 야권의 요구조차 들어주지 않는가. 북한에 하는 것의 1000분의 1만 해도 이렇게 국회가 무기력하고 비정상과 파행을 맞지는 않을 것”이라며 “자신들이 적폐정권이라고 규정한 박근혜 정권도 이렇게까지 하지는 않았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즉 “박근혜 정부에서도 민주당이 제기한 최소한의 요구사항인 최순실 국정조사와 특검을 들어줬다. 그렇지 않았더라면(그걸 안 들어줬다면 진상이 덜 규명되고 여론 악화가 덜 일어나서)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을 당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번 여론조작의 주체가 누구인가. 드루킹과 김경수 의원 아닌가. 김경수 의원은 또 어떤 사람인가. 민주당 121명의 의원들 중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가장 신임하는 복심 아닌가. 그렇다면 적어도 김경수 의원이 한 행위에 대해서 아직은 우리가 특검이나 국정조사를 해봐야겠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얼마든지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본다”며 “민주주의가 여론정치라고 할 때 (불법대선여론조작은)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민주당이 특검과 국정조사를 받지 않으면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이고 민주주의에 대한 불복”이라고 몰아붙였다.

무거운 분위기로 진행됐던 이날 회동. (사진=박효영 기자)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이 있는 국회의장실에는 기자들과 더불어 각 당의 당직자들도 자리한다. 빠르게 회동 내용을 전달해 바로 대변인들의 논평에 반영하고 당의 입장 정리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김동철 원내대표의 모두발언 내용을 단체 카톡방에 올리고 있는 당직자의 모습. (사진=박효영 기자)

김동철 원내대표는 민주당·청와대·김경수 의원을 두고 “짜고 친다”고 표현했다. 

즉 “김경수 의원이 특검을 수용하고 자신은 떳떳한 것처럼 실컷 보여줬다. 그리고 민주당은 특검을 받지 않으면서 김경수 의원을 보호해줬다. 청와대가 특검을 국회 논의에 따라 수용할 수 있다고 떳떳한 것처럼 보여줬는데 오늘 아침 민주당은 또 다시 특검을 거부했다. 이거 완전히 청와대와 김경수 의원과 민주당이 짜고 이렇게까지 국민을 우롱할 수 있나”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떳떳한데 왜 특검을 못하는가. 특검을 거부하면 이것은 민주당 차원에서 그리고 아직은 모르지만 문재인 대통령까지도 자신이 없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거듭 압박했다. 

최근 교섭단체 회동에서는 노회찬 원내대표가 어떻게든 중재해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양쪽 어느 편에도 서지 않고 중재자의 입장에서 “4월 국회 공전은 방송법 불일치로 시작됐다. 좀 있다가 김기식 전 금감원장 사퇴 문제까지 겹쳤다. 드루킹 사건이 처리되면 또 무엇이 국회 공전의 명분이 될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합의된 것은 처리하고 합의 안 된 것은 이견을 좁히기 위해서 머리를 맞대는 일을 더 빈번히 해야한다”고 쟁점과 합의점을 분리해서 국회를 정상화하자고 호소했다. 

이어 “국회 공전의 명분을 삼으려면 아마 1년에 3000가지 이상의 사건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국회의장께도 당부드린다. 국회법 76조 2항에 의거해 의장께서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의장의 권한으로 본회의를 소집해 달라. 현행 법규 하에서 허용되는 범위 안에서 시급한 문제부터 시정연설을 듣고 추경을 처리해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김동철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원내대표 비공개 회동에 대해 설명하는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비공개회동에서) 계속해서 공개발언의 연장선상에서 이야기가 평행선을 달렸다”며 새로운 중재안인 특수본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특수본을 제안했지만 민주당이 특임검사로 맞서 결국 중재가 실패했고 궁극적으로 특검 밖에는 답이 없다고 말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구체적으로 “우리가 경찰 수사를 못 믿겠고 즉각 민주당이 특검을 수용하기 어렵다면 검찰 특수본(특별수사본부)에 이 사건을 맡기고 그게 미진하면 특검을 수용하는 것으로 하자 이렇게 제안했는데 (민주당이) 그것도 받지 않았다. 민주당은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 때문에 검찰이 극도로 예민하고 그걸 검찰에 넘기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식의 입장을 이야기 했다”고 밝혔다.

역으로 우 원내대표가 “특수본은 받을 수 없고 특임검사를 고려해볼 수 있다”고 제안했는데 바른미래당 내부에서 검토한 결과 이번 사건과 맞지 않다는 게 김동철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대검찰청의 훈령으로 가능한 특임검사 제도는, 검찰총장이 검사의 범죄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경우 임명해 수사 지휘라인이 아닌 검찰총장에 직보하는 그런 제도다. 그런데 지금까지 이 제도가 활용된 적은 ‘그랜저 검사 사건(2010년)·벤츠 검사 사건(2010년)·조희팔 뇌물 검사 사건(2012년)·진경준 검사장 주식대박 사건(2016년)’으로 딱 네 번이고 주로 검사 비위에 한정해서 특임검사 3명에 맡기는 소규모로 진행돼 왔기 때문에 특검이 정답이라는 것이 바른미래당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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