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용호 외무상 ‘연설’ ·· 미국의 신뢰조치 거듭 촉구
리용호 외무상 ‘연설’ ·· 미국의 신뢰조치 거듭 촉구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10.01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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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불신을 근본 원인으로 지적, 싱가폴 합의 이행 강조, 종전 선언 요구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자국의 변화를 설파하면서 남북미 비핵화 협상에 대해 “관건은 싱가폴 회담에서 나온 북미 공동성명을 철저히 이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 외무상은 우리 시간으로 30일 새벽 유엔 뉴욕본부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올 4월 사회주의 경제 건설에 총력을 집중할 새로운 전략적 노선을 제시했다”며 연설의 운을 뗐다.

리용호 외무상은 연설을 통해 북미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를 미국에 촉구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결국 핵무기 개발도 북한의 국익 차원으로 진행된 것인데 리 외무상은 이를 “북한에 대한 (미국의) 핵 위협에 대처할 수 있는 방위력과 전쟁억지력을 믿음직하게 다져놓은 조건”이라고 규정했고 이제 “수십 년간 쌓여온 북미 사이 불신의 장벽을 허물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두 나라가 신뢰 조성에 품을 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생존을 위해 핵무기를 개발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고 이것이 이제 완성됐기 때문에 미국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었고 그렇게 맺어진 싱가폴 합의가 이행되지 않는 이유는 결핍된 북미 신뢰관계의 영향이다.

리 외무상은 “지난 시기 북미 사이에 진행된 여러 협상과 대화들 합의들의 이행 과정이 결실을 보지 못 한 것은 서로에 대한 불신이 제대로 해소되지 못 하고 신뢰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궁극적으로 “평화체제 구축과 동시 행동의 원칙에서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단계적으로 실현해 나가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즉 미국이 핵물질·핵시설·핵무기 리스트를 얼마나 제공할지에 대해서만 압박하지 말고 종전 선언이나 부분적 제재 완화에 대해서도 고려하고 이를 동시 교환할 수 있어야 한다는 북한의 요구사항을 어필한 것이다.

특히 리 외무상은 “싱가폴 회담 이전부터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로켓 시험발사를 중지하고 핵시험장을 투명성 있게 폐기했고 핵무기와 핵기술을 이전하지 않겠다고 확약한 것과 같은 중대한 선의의 조치들을 먼저 취했다”며 북한의 여러 이행들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이에 대한 미국의 상응한 화답을 우리는 보지 못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리 외무상이 느끼기에 미국은 되려 “선 비핵화 만을 주장하고 강압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제재 압박 도수를 더욱 높이고 있고 심지어 종전 선언 발표까지 반대하고 있다”며 “(싱가폴 합의의 이행이) 교착에 직면한 원인은 미국이 신뢰 조성에 치명적인 강권의 방법에만 매달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비핵화를 해야 양국의 신뢰가 쌓이는 것이 아니라 신뢰를 먼저 쌓아야 비핵화가 가능하다는 접근법은 이번 남북미 접촉의 차별화 지점인데 리 외무상은 “미국에 대한 신뢰없이는 안전에 대한 확신이 있을 수 없고 그러한 상태에서 우리가 먼저 핵무장을 해제하는 일은 절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이 우리로 하여금 충분한 신뢰감을 가지게 할 때에만 실현가능”한 것이 비핵화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 1단계가 종전 선언에 대한 합의이고 2단계가 부분적 제재 완화인데 이걸 미국이 해줘야 북한도 신뢰를 가지고 비핵화 조치에 제대로 나설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정부에 강경한 민주당과 미국 주류 언론에 대해서도 리 외무상은 “북한을 믿을 수 없다는 험담을 일삼고 있고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는 무리한 일방적 요구를 들고 나갈 것을 행정부에 강박하고 대화와 협상이 순조롭게 진척되지 못 하도록 훼방을 놓고 있다”며 불편한 심경을 표출했다.

이번 유엔 총회 기간에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만난 리 외무상.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 때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나올 1차 북미 대타협이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번 유엔 총회 기간에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만난 리 외무상.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 때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나올 1차 북미 대타협이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리 외무상은 미국을 불신할 배경이 훨씬 많다는 점과 관련 △핵무기를 먼저 보유하고 사용 △북한 건국 때부터 70년동안 이어져 온 적대정책 △철저한 경제봉쇄 △6.25 전쟁 때 핵무기 발사 위협 △한반도 주변에 핵 전략 자산 배치 등을 거론했고 그럼에도 “만일 북미가 과거에만 집착하고 상대방을 무턱대고 의심만 하려든다면 이번 싱가폴 합의도 지난 시기 실패한 다른 합의들과 같은 운명을 면치 못 하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끝으로 리 외무상은 미국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유엔에 대해서도 “우리의 핵시험과 로케트 시험을 문제시해서 숱한 제재 결의들을 쏟아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지만 그 시험들이 중지된지 근 1년이 되는 오늘까지 제재 결의들은 해제되거나 완화되기는 커녕 변한 것이 없다”며 “안보리는 곧 미국이라는 오명을 하루빨리 털어버려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양수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30일 논평을 내고 “북한은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하는 상태에서 종전 선언과 평화협정을 미국의 신뢰를 보여주는 선 조치라고 주장했다”며 “북한의 속내가 우선 핵 보유국으로 인정해달라는 것임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이어 “북한 핵 폐기(미국의 요구)의 실질적 진전은 논의의 중심에서 사라지고 종전 선언과 평화협정이 대북제재 해제(북한의 요구)와 함께 주인공의 자리를 차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대변인이 아니라 미국과 북한의 성실한 중재자가 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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