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 ·· 한반도에 미칠 영향 ·· 2차 북미 회담도 ‘뒤로’
미국 ‘중간선거’ ·· 한반도에 미칠 영향 ·· 2차 북미 회담도 ‘뒤로’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8.10.11 06: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 국내 정치상황에 따라 북미 협상 영향, 여러 변수 가능, 북한 카드 활용, 2차 회담 장소는 3~4곳, 최종적으로는 미국과 북한에서 하고 그 중간단계에서 다른 곳 선택 가능, 북한 투자 언급, 제재는 유지하지만 완화하려면 북한의 조치 필요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70년 적대관계였던 미국과 북한의 화해는 전세계적으로 트럼프 정부가 업적을 과시할 수 있는 빅 이벤트다. 그러다보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 카드’를 손에 쥐고 최대한 아껴 쓰고 싶어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 시간으로 10일 아침 “선거 유세가 너무 바빠 지금은 자리를 뜰 수 없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일정을 조율하기에는 선거 유세가 너무 바쁘다. 11월6일 중간선거 이후가 될 것이다. 지금 당장은 갈 수 없다”고 밝혔다.

아이오와주 지원 유세를 위해 전용기(에어포스원)를 타고 가는 중에 출입 기자들에게 말한 내용이다. 초미의 관심사인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시기가 이렇게 압축됐다. 있는 그대로 보면 당장 선거 유세에 집중하겠다는 것인데 그만큼 판세가 긍정적이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이오와주와 네브라스카에서 선거 유세를 했다. (사진=백악관)
트럼프 대통령은 아이오와주와 네브라스카에서 선거 유세를 했다. (사진=백악관)

일단 미국의 선거와 정치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미국 중간선거(Midterm election)는 대통령의 4년 임기 중간에 치르게 되고 <상원(6년 임기) 100석의 33%·하원(2년 임기) 435석 전체·주지사(4년 임기) 대부분>을 교체하게 된다. 즉 2016년 11월8일 58대 대선과 상하원 선거를 치른 이후 집권한 트럼프 정부에 대한 미국 시민의 중간 평가인 것이다. 

당연히 집권 여당에 불리할 수밖에 없고 실제 역대 중간선거 결과는 대부분 여소야대였다. 2014년 중간선거에서 참패한 오바마 정부(민주당)는 빠르게 레임덕을 겪었던 바 있다. 현재 여당인 공화당(Republican Party)은 상원(52석 대 46석)·하원(241석 대 194석)·주지사(33명 대 16명) 모두 다수를 점하고 있지만 민주당(Democratic Party)이 하원과 주지사를 탈환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정치는 생물이고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될 것이라 아무도 예상하지 못 했듯이 공화당의 선전이 펼쳐질 수도 있다. 특히 공화당에 유리한 게리맨더링(특정 정당에 유리하도록 선거구 획정)의 영향도 무시하지 못 할 요소다. 

중요한 것은 선거 결과에 따라 북미 비핵화 협상이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중앙정부를 견제할 상하원에서 1석이라도 더 많은 정당이 모든 상임위원장을 싹쓸이하기 때문에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정책에 브레이크가 걸릴 수 있다. 당장 군사위원회와 정보위원회의 주도권이 민주당에 넘어가면 바로 북한에 줄 트럼프 정부의 종전 선언과 제재 완화는 더더욱 멀어질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중간선거 기간 연일 전용기를 타고 미국 전역을 돌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제공)

민주당은 물론이고 미국 내 주류 언론·학계·시민사회·헐리우드 등에서 트럼프 정부는 큰 지탄을 받고 있다. 러시아 게이트(러시아의 58대 대선 개입 의혹), 반 이민정책, 극단적인 보호무역주의, 성추문 등 여러 취약점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이 있기 때문에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정책은 남북한의 분위기와 달리 미국 여론지형에서 결코 좋은 평가를 받지 못 하고 있다. 

당장 민주당이 하원이라도 가져오면 대북 정책에 관해 청문회가 진행될 수 있다. 안 그래도 그동안 △핵 리스트 신고 △종전 선언 및 제재 완화를 상호 요구하며 북미가 기싸움을 벌였는데 민주당의 가혹한 견제가 들어오면 트럼프 정부는 북한에 매우 강경한 요구를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무엇보다 비핵화 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을 때 북미 평화협정이 체결돼야 할텐데 상원이 이에 대한 비준 권한을 갖고 있어 또 하나의 변수가 될 수 있다. 더불어 한국의 헌법재판소가 갖고 있는 탄핵 심판권을 상원이 갖고 있는 점도 트럼프 정부에 위협 요인이다. 

북미 비핵화 협상 정국에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런 거다. 

상하원에서 다수당을 차지하면 청문회에서 증인을 소환할 권한을 갖게 된다. 예상대로 민주당이 하원에서 다수당을 차지하고 공화당이 상원까지 뺏긴다면. 러시아 게이트가 밝혀질 청문회의 증인이 중대한 진술을 하게 되고 여론을 타고 탄핵 소추안이 상원에 올라가면 트럼프 대통령은 직에서 내려올 수도 있다.  

물론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 운전수론에 따라 구축해놓은 평화 무드의 파트너가 꼭 트럼프 대통령일 필요는 없고 민주당의 지도자가 되지 말란 법도 없다. 

역으로 선거 이후 코너에 몰릴 트럼프 정부가 북한 카드로 국면 전환을 꾀하기 위해서 뭔가 빅 이벤트를 위한 밑그림을 그려놓을 수도 있다. 대외 정책의 가장 큰 이슈가 북한 카드이기도 하다. 

우리 시간으로 10일 새벽 1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니키 헤일리 미국 유엔 대사의 사의를 받아들였는데 이 자리에서 한 여러 발언들이 의미심장하다. 헤일리 대사는 2017년 유엔에서 강력한 대북 제재를 주도한 강경파인데 후임은 상대적으로 온건한 디나 파월 전 NSC(국가안전보장회의) 부보좌관이 유력하다. 

(사진=백악관)
니키 헤일리 대사와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우선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장소와 관련해서는.

“회담과 관련해 현재 계획을 짜고 있고 준비되는 대로 발표할 것이다. 아마도 싱가폴과 다른 장소에서 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휴양지인 플로리다주의 ‘마라라고’인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아마도 그걸 좋아할 것이다. 나 역시 좋아할 것이다.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 한 번 지켜보자. 우리는 3~4곳의 다른 장소들을 놓고 이야기하고 있다. 시점과 관련해서도 그다지 멀지 않을 것이다. (미국에서 열릴 가능성도 있는가) 나는 결국(eventually) 미국 땅에서 그리고 그들의 땅에서 많은 회담을 하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쌍방향인 만큼 그들의 땅에서도 역시 회담을 할 것이다.”

백악관 출입기자들의 질문이 나오지 않아 트럼프 대통령이 답변하지 않은 장소 후보지 중 역사적 의미가 있는 유럽이 될 가능성도 있다. 이를테면 1차 세계대전 종전(1918년 11월11일) 100주년 행사가 마침 프랑스에서 열릴 것이기 때문에 6.25 전쟁 종전 선언과 콜라보로 이뤄질 경우 빅 이벤트가 될 수 있다. 

특히 비핵화 협상이 마무리되면 최종적으로 북미 정상이 각각 양국을 차례로 방문한다는 것인데 그 전에 제3국에서 2차 정상회담이 열리게 된다는 말로 해석된다.  

세계적인 투자자인 짐 로저스 회장(로저스홀딩스)은 2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북한이 1978년 덩샤오핑이 집권하던 중국의 그때와 마찬가지 상태라고 보고 있다. 북중 접경지대를 보면 노동력이 풍부하다. 게다가 천연자원도 굉장히 풍부하다. 또한 김 위원장이 변화를 꾀하는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지식, 자본, 노하우 등을 사용하고 북한의 풍부한 인력 자원 그리고 천연 자원 등을 사용한다면 통일 한국은 앞으로 굉장한 모습을 보이게 될 것이다. 통일 한국과 일본을 비교했을 때 일본은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엄청나게 경제적으로 성공할 것으로 생각한다. 다른 나라들과 여러 국민들 사업가들과 은행들이 그곳에 가서 투자하길 원한다고 말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결단내리는 어느 시점엔가 나는 그가 무언가 정말로 굉장한 극적인 장면을 풀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공화당과 트럼프 정부가 중간선거에서 어떤 결과를 낼지 주목된다. (사진=백악관)
공화당과 트럼프 정부가 중간선거에서 어떤 결과를 낼지 주목된다. (사진=백악관)

북미의 빅딜이 이뤄지면 북한에 대한 투자가 급속히 진행된다는 것이고 이런 상황 자체가 세계적인 골칫거리 북한 문제에 대한 완전한 해결을 상징한다. 

대북 제재의 큰 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로 이뤄지지만 결국 미국의 영향력으로 얼마든지 컨트롤될 수 있다. 더 나아가 미국 상하원은 ‘대북제재강화법’으로 독자적 제재 완화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잠재적으로 엄청나게 파괴적 문제였지만 지금 관계가 매우 좋다. 전세계가 다시 미국을 존경하고 있다. 미국이 다시 매우 존경을 받고 있다”며 다만 “제재들을 해제하지 않았다. 매우 중대한 제재를 유지하고 있다. 나는 제재를 해제하고 싶다. 하지만 그러려면 우리는 무언가를 얻어야 한다”고 북한에 좀 더 진전된 비핵화 조치를 주문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