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가 또 당대표 되려는 이유 ‘2가지’
홍준표가 또 당대표 되려는 이유 ‘2가지’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9.01.31 0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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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안 나가려고 했다가 결심한 배경
황교안 전 총리의 부상에 강력 견제
위장평화쇼 주장에 역풍 맞았지만 억울한 누명
오세훈 전 시장은 패싱
김경수 법정 구속에 당대표되면 문제 거론할 것

[중앙뉴스=박효영 기자]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다시 한 번 당권 주자로 도전한다. 원래 안 나서려고 했지만 결심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다. 먼저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등판했고 그 다음 위장 평화쇼 프레임으로 물러났는데 그게 이제 와서 보니 억울한 면이 있다는 것이다. 

홍 전 대표는 30일 14시 서울 여의도 한국교직원공제회관 홀에서 저서 <당랑의 꿈> 출판 기념회를 열고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다. 

홍준표 전 대표는 출마 기자회견을 하기 전에 출판 기념회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을 예고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홍 전 대표는 “내 인생 마지막 승부를 하는 출발점이 오늘”이라며 “나는 사실 여당 때 당대표 해봤고 야당 때 당대표 해봤는데 당대표 그 자리가 탐이 나서 다시 하겠다? 그거는 아니다. 당대표 두 번 해봤다. 아마 정치판에서 여야 당대표를 다 해본 사람은 홍준표가 유일할 거다. 지금 끝나면 기자간담회 가서 당대표 출마할 것이라고 이야기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홍 전 대표는 바로 카페로 자리를 옮겨 출마 선언문을 발표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모든 한국당 당권 주자들의 인식이 그렇듯이 문재인 정부의 국정이 엉망이라는 진단은 당연해 보인다. 

홍 전 대표는 여기서 더 나아가 “우리 당은 또 다른 위기를 맞고 있다”며 “대여 투쟁 능력을 잃고 수권 정당으로 자리매김 하지 못 하고 있다. 오히려 무기력한 대처로 정권에 면죄부만 주고 있다. 안보 위기, 민생 경제 파탄, 신재민·김태우·손혜원·서영교 사건 등으로 총체적 국정 난맥의 상황인데도 야당으로써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에 대한 비판인데 새로 구성될 지도부로 황 전 총리가 부상하는 것에 더더욱 위기감이 높아졌다는 게 홍 전 대표의 판단이다. 

배현진 전 대변인은 홍 전 대표의 개인 유튜브 채널인 'TV 홍카콜라' 제작자로서 활동하고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홍 전 대표는 “문재인 정권에 맞서 싸워야 할 우리 당이 여전히 특권 의식과 이미지 정치에 빠져 도로 병역비리당, 도로 탄핵당, 도로 웰빙당이 되려 한다. 내가 정치 생명을 걸고 당원들과 함께 악전고투 할 때 차갑게 외면하던 분들이 이제 와서 당을 또 다시 수렁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황 전 총리를 타겟팅했다.  

특히 “나는 처음에 전당대회에 나올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정치 경력도 전혀 없고 탄핵 총리가 등장해서 이 당이 탄핵 시즌 2가 될 가능성이 생겼다. 그쪽으로 몰리니까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당을 이끌 분이 책임 당원 자격 시비가 있는 분이 당을 이끈다? 그럼 그 사이에 10년 20년 책임 당원 했던 사람은 얼마나 상실감이 크겠나. 그런 판에 가만 놔둬 탄핵 총리가 당을 담당하게 되면 이 당은 내년 총선에 탄핵 프레임에서 벗어나질 못 한다”고 역설했다.

더 나아가 “(황 전 총리가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 최순실씨를) 몰랐다면 2인자가 무능한 것이고 알았다면 그것은 책임을 져야 할 문제다. 국무총리실에는 민정비서관도 있다. 그걸 몰랐다면 어이가 없다. 최근에 어느 일간지(한겨레) 보니 최순실 입에서 황교안 이야기가 나오는데. 몰랐다고 해서 그게 덮여지겠나”라고 말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다시 기자들 앞에 선 홍 전 대표. (사진=박효영 기자)

어쨌든 황 전 총리의 지지율은 매우 높다. 

그러나 홍 전 대표는 “지지율 그건 허상이다. 민주당이 야당으로 있을 때 문재인 후보 지지율 3위였다. 박원순이 1등이고 안철수가 2등이었다. 문재인은 한참 떨어진 3위였다. 또 97년 이회창 후보가 당선될 때 DJ(김대중 전 대통령)와 이회창의 지지율은 52대 18이었다. 게임이 안 됐는데 불과 두 세달 사이에 뒤집어졌다. 반기문 처음 나왔을 때 30 안철수 50이었다. 17~8% 가지고 그게 지지율이라고 하는 것은 넌센스다. 내일 모레 대선하나. 그건 아니”라고 깎아내렸다. 

홍 전 대표는 억울하게 당했다는 마음이 있다. 

이를테면 “막말과 거친 말로 매도됐던 내 주장들이 민생 경제 파탄, 북핵 위기 등의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며 “홍준표가 옳았다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제 나는 국민과 당원 여러분들의 엄숙한 부름을 겸허히 받들겠다”는 것이다.  

홍 전 대표는 “24년간 당에 몸담으며 네 번의 국회의원, 두 번의 상임위원장, 원내대표, 두 번의 당대표, 경남도지사를 거쳐 대선 후보까지. 당으로부터 말할 수 없이 많은 은혜를 입었다. 이제 그 은혜를 갚겠다. 남은 모든 것을 던져 당의 재건과 정권 탈환에 앞장서겠다. 홍준표는 숨지 않는다. 홍준표는 피하지 않는다. 홍준표는 비겁하지 않다. 언제나 당당하게 승부한다”고 강조했다.

홍 전 대표가 제시한 공약은 △당 정예화(이념과 대여 투쟁력 있는 인사 중용) △당의 변화와 혁신(혁신기구 상설화하고 이념·조직·정책의 3대 혁신 추진 및 유투브와 SNS 채널 활성화) △네이션 리빌딩 운동(자유 대한민국 건설) 등이다. 

홍 전 대표는 기자들의 많은 질문에 답변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홍 전 대표는 기자들의 많은 질문에 답변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홍 전 대표는 “이번 전당대회 성격은 황 전 총리하고 나하고 서로 싸우는 선거라기 보다는 홍준표 재신임 선거”라며 “지난 6월 지방선거 책임을 지고 내가 나갔다. 그 지방선거의 민심이 과연 옳았느냐. 지금 와서 보면 전부 문재인 정권에 속은 것 아닌가. 홍준표가 옳았으면 홍준표의 재신임 여부가 전대의 초점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막말이라고 여기서 덮어 씌우고 당내에서 덮어 씌울 때 내가 막말 했다는 것이 위장 평화다. 경제 망친다였다. 그게 막말이었나. 당내에서도 잘못했고 선거 민심도 문재인 대통령한테 속은 것 아닌가. 문 대통령, 김정은, 트럼프 3자가 폐기되지도 않을 핵을 폐기한다고 국민을 속인 것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즉 “당원들이 홍준표 말이 옳았으면 환지본처 해야 한다. 제자리에 갖다 놔야 한다”는 것이다. 

경기 불황으로 인해 문재인 정부의 국정 지지율이 낮아졌지 남북미 비핵화 협상을 비롯 한반도 평화 정책에 대해 국민 대다수가 지지를 거둔 것이 아닌데 홍 전 대표는 여전히 위장 평화쇼 주장이 옳았다고 확신하고 있다.   

홍 전 대표는 “국민들이 전부 문재인, 김정은, 트럼프의 위장 평화쇼에 다 속아버렸다. 평화가 왔는데 혼자 위장 평화라고 하니까 막말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내가 최근에도 인터넷 언론 중에서 그렇게(홍 전 대표의 위장 평화쇼 공세로 지방선거에서 참패) 쓰는 곳을 봤다. 막말 때문에 진 것이 아니고 그 앞에 위장 평화쇼 때문에 진 거다. 김정은이 핵 페기했나. 김정은이 정식으로 핵 폐기하면 내가 정치 은퇴한다”고 발언했다. 

그러나 사실 핵 완성을 이룬 북한 정권을 어떻게 비용 대비 효율적으로 컨트롤 할 수 있느냐의 관점으로 본다면 홍 전 대표의 도그마로 인해 한국당이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것은 분명하다. 문재인 정부는 분단 국가의 전쟁 위험성을 보수 정부 10년에 비해 효율적으로 줄여놨고 국민들은 그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럼에도 홍 전 대표는 완벽한 핵 폐기라는 실현 가능성이 매우 낮은 전제조건으로 문재인 정부의 대북 관리 능력을 폄하하는 것에만 몰두했다. 

경기 불황으로 문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율이 40% 후반대에 머무는 현재라면 위장 평화 공세가 먹힐 수도 있으나 2018년 상반기에는 80%를 육박하고 있던 상황이었고 그만큼 정무적으로 민심 파악에 실패해 선거 참패의 결과를 불러왔다는 홍 전 대표에 대한 책임론은 여전히 유효하다. 

홍 전 대표는 북한이 핵 보유국 지위(파키스탄이나 이스라엘처럼)를 인정받는 현실로 귀결됐기 때문에 위장 평화쇼 주장은 옳았고 그로인해 피해자가 된 자신이 피해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사진=박효영 기자)
수많은 사람들로 붐빈 이날 출판 기념회 행사장. (사진=박효영 기자)

이번에 뽑힐 당대표는 2020년 총선 공천권을 쥐게 된다. 

홍 전 대표도 “총선을 누가 지휘하면 이기겠느냐 하는 거다. 총선은 대여 투쟁력있는 강력한 지도력 있는 사람이 해야지. 총선을 얼굴 갖고 승부가 되나. 무슨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인가. 아니다. 대여 투쟁력으로 여당을 압박해 국민들이 우리 편으로 돌아오게 해야 한다”며 “지난번에 당대표 임기 상으로는 국회의원 공천권을 쥘 수가 없다. 그러니까 국회의원들이 대표 지위를 받을 생각을 안 한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지금은 공천권을 틀어쥐고 있으니까 안 따르면 자신의 정치 생명이 위험해진다. 그래서 지금은 못 달려 들 것”이라고 말했다. 

공천권으로 원내 장악력을 쥘 수 있다는 구상이 있더라도 현재 원내 사령탑은 나경원 원내대표다. 나 원내대표는 김성태 전 원내대표가 당선될 때 친홍으로 평가받는 김 전 원내대표의 당선을 막기 위해 중립 후보 단일화를 주도했고 홍 전 대표가 재임 중일 때는 우당 모임을 만들어 홍 전 대표를 견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홍 전 대표는 “정치판은 적과의 동침이다. 정치 상황이 바뀌면 다 바뀐다. 나 원내대표가 비박인데 친박 도움을 얻어 원내대표 됐지 않았나. 그 상황을 생각 안 해 봤는가. 정치판이 그런 곳”이라고 일축했다.

그렇게 황 전 총리에 대해 공세 수위를 높였으니 본인은 얼마나 친박 청산을 잘 했는지에 대해 설명할 수 있어야 하는데 홍 전 대표는 “(당대표 재임 중일 때) 탄핵 프레임 없애기를 했다. 친박 청산은 반론이 그렇게 심한데도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출당시켰다. 국정농단 책임을 물어서 친박 좌장인 서청원 의원과 최경환 의원 두 사람을 쳐냈고 더 이상의 친박 청산은 없다. 이것으로 친박 청산 끝내고 이제는 친박 프레임에 갇혀 위축돼서 정치 활동 하지 마라고 선언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적절한 수준으로 친박 청산을 진행해서 취약점을 제거했다는 자평이다. 

그렇게 친박을 쳐냈음에도 “한 4~5명의 극소수 잔박들이 아직도 당에서 분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유감스럽지만 나는 당대표 1년 동안 친박 청산은 그것으로 끝내자 그렇게 했다. 근데 지금 또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그걸 방치할 수 없다. 그래서 부득이하게 나왔다”고 밝혔다. 

(사진=박효영 기자)
홍 전 대표가 생애 마지막으로 썼다고 밝힌 저서. (사진=박효영 기자)

보수 통합에 대한 이야기는 빼놓을 수 없는 화두인데 홍 전 대표는 “지금 한국의 보수 우파 세력들은 갈가리 찢겨져 있다. YS(김영삼 전 대통령) 이후 박근혜까지 한국 보수 세력들이 일관되게 한 덩어리로 움직였다”며 “한국당과 밖에 있는 보수 우파 사회단체들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고 대통합을 하는 것이 보수 대통합이지 국회의원 몇몇 들고 나오는 것은 의미 없는 짓”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당 차기 당권 주자 ‘빅3’는 황 전 총리와 홍 전 대표 그리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가리키는데 이날 홍 전 대표는 황 전 총리에 대해서만 맹공을 퍼부었다. 오 전 시장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나오지 않았는데 홍 전 대표는 “내 대학 후배라서 말 못 하겠다. 여러분들이 판단하라”며 사실상 자신과 황 전 총리 빅2 게임으로 보고 있다는 속내를 암시했다.

한편, 출판 기념회 진행 중에 김경수 경남지사가 댓글 조작 업무방해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는 속보가 타전됐다. 

홍 전 대표는 “작년 4월에 내가 김경수 후보가 됐을 때 걱정스럽다. 감옥 갈 것 같은데. 빠져나오기 어려울텐데. 우리 경남도민들이 참 걱정스럽다. 도민들한테 정말 죄송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특검이 김경수 위의 상선은 수사를 안 했다고 생각한다. 간간이 흘러나온 것을 보면 문재인 후보한테 보고했다. 문재인 후보가 찍어준 좌표를 전달하고 그 댓글 여론을 바꿔줬다. 그게 나온다. 국정원 댓글 가지고 (더불어민주당이) 박근혜 임기 내내 괴롭혔다. 그런데 국정원 댓글 사건보다 10배는 더 충격적인 사건이 드루킹 여론 조작이다. 이 사건은 내가 당으로 돌아가면 반드시 문제를 계속 파헤칠 것”이라고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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